'봉준호 감독'의 유쾌한 흑역사 모음

조회수 2021. 11. 28. 10: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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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종려상에 빛나는 감독 봉준호의 불꽃연기 훔쳐보기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봉준호 감독이 드디어 영화 ‘기생충’으로 칸느 영화제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을 받았은것이다. 세계적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감독이지만, 알고 보면 범상치 않은 연기력(?)을 보여준 적도 있다. ‘영화판(2011)’이나 ‘감독들, 김기영을 말하다(2006)’ 같은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인터뷰를 한 장면이 아니라, 극영화에 출연해 완벽하게 캐릭터를 소화해낸 정식 연기 장면들이다. 어떤 작품들이 있을까?


불 좀 주소(2009)

무려 주연작. 등장인물은 두 명 뿐이고 전체 8분의 상영 시간 중 등장하는 것은 단 1분 30초 뿐이지만, 어엿한 주연배우였다. 분할화면으로 전개되는 독특한 구성 때문에 나름 디테일이 필요한 연기였다.  
배역의 이름이 ‘기타맨’. 전화로 여자친구와 싸우면서 한강다리를 건너는 청년에게 기타맨은 담뱃불을 빌린다. 귀찮아서 라이터가 없다고 하자, 이번엔 자신의 노래를 들어봐달라고 조른다. 청년이 짜증을 내며 돌아서자, 기타맨은 그의 등 뒤에서 한강으로 몸을 던진다.  
2009년이니까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이 성공한 이후이며, 또 다른 명작 ‘마더(2009)’가 개봉했던 해다. 그러나 무심히 죽어가는 한국영화를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는 후배감독 ‘강대희(살인의 추억 조명부 출신)’의 단편에 이 거장은 스스럼없이 출연했다. 마치 ‘괴물’의 한 장면처럼 유유히 흘러가는 한강위로 몸을 던지는 한국영화의 아이콘은 기묘한 기시감을 선사했다.


피도 눈물도 없이(2002)

류승완 감독의 걸 크러쉬 범죄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 전직 금고털이범으로 지금은 택시 운전을 하는 경선(이혜영)이 시비가 붙어서 경찰서에 끌려와 취조를 받는다. 이때 그를 취조하는 형사가 바로 봉준호. “우리 언니, 타이틀이 화려하세요”를 포함해 두 세마디의 대사가 있다. 세상사 별거 없다는듯한 표정으로 툭툭 던지는 대사들. 그러나 턱을 괴고 껌을 씹는 등, 다소 설정이 과한 느낌이 없지 않다.


인류멸망보고서 (2011)

옴니버스 영화 ‘인류멸망보고서’의 첫 에피소드 ‘멋진 신세계’에 카메오로 출연했다. 인간을 좀비로 만드는 괴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상황. ‘90분토론’에 각계의 전문가들이 모였다. 봉준호는 여기에 옳은시선연대 상임간사 ‘이준호’라는 이름으로 출연해 진지하게 딴소리를 해대는 괴짜로 출연한다. 막장으로 치닫는 토론에 갑자기 기타를 꺼내들고 연주를 시작하는 아스트랄한 장면을 연출한다.  
‘멋진 신세계’의 감독 임필성은, 봉준호가 ‘괴물’에서 자신을 ‘뚱게바라’로 캐스팅해서 고생시킨 이후, 복수를 위해 캐스팅했다고 밝힌적이 있다. 그는 봉준호를 괴롭히기 위해 스트레이트 파마를 시키고 개량한복을 준비했다고.


미쓰 홍당무 (2008)

은근 컬트팬이 많은 영화 ‘미쓰 홍당무’. 봉준호는 시나리오를 보고 어떤 장면에서든 출연하고 싶다며 이경미 감독과 제작진에게 먼저 부탁했다. 원래 러시아어를 가르치던 양미숙(공효진)은 갑자기 영어교사로 발령이 나자 급한대로 영어 학원을 찾는다. 여기에서 봉준호는 양복을 입은 회사원으로 등장해서 양선생에게 "What subject do you like?(어떤 과목을 좋아하세요?)"라고 물어본다. 느끼한 자신감으로 잔뜩 위축된 양선생을 당황케 하는 꼴불견 회사원을, 봉준호는 감독의 의도대로 정확하게 연기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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