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기업문화"..배민 직원 속마음은?

조회수 2021. 2. 4. 11: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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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 "조직 커져도 '배민다움' 유지하길"
"독특한 회사 문화와 좋은 인재들을 보유한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단점은 새로운 비즈니스의 미래 불확실성?"(IT/ 현직원 / 14년4월)

6여 년 전 우아한형제들의 한 직원은 '새로운 비즈니스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걱정했다. 지금 배달앱은 가장 주목받는 비즈니스로 떠올랐고, 누구도 배달앱 시장의 전망에 '?'를 찍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배달업계 국내 1위인 우아한형제들은 한국을 넘어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준비 중이다. 

설립 10년만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우아한형제들을 바라보는 내외부 직원들의 평가는 어떨까?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앱 서비스 뿐 아니라 '일하는 문화'로도 유명하다.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으로 널리 알려진 이 문화는 그동안 창업자인 김봉진 의장과 임원들의 입을 통해 전해져왔다. 직원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잡플래닛에 남겨진 전현직자들의 평가를 살펴봤다. 

◇ 총만족도 ⭐️ 3.5점…"애사심 일어나도록 하는 문화"

"실행은 수직적! 문화는 수평적~. 잡담을 많이 나누는 것이 경쟁력이다."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 중)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의 전현직자들의 총만족도는 3.5점이다. 5가지 주요 항목 중 '사내문화'(3.8점)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독특한 사내 문화로 유명한 배민다운 평가다. 

'사내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지난 6여 년 간 꾸준히 언급됐다. "자유롭고 즐거운 분위기. 심지어 대표님과도 자유롭게 대화가 가능"(15년 2월) "젊고 유쾌하고 자유롭고 수평적"(2017년 12월) "애사심이 일어나도록 하는 문화"(2020년 5월) 등의 리뷰가 눈에 띈다. 

하지만 독특한 만큼, 개인적 성향이 회사 문화와 맞지 않다면 적응이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독특한 문화와 잡담이 넘치지만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에게는 다소 힘들 수 있는 곳"(2014년6월) "사내문화에 어울리지 않으면 견디기 어려울 수 있다"(2015년3월)고 전현직자들은 평가했다. 

'실행은 수직적! 문화는 수평적'이라는 원칙이 일부 직원들에게는 보수적이고 수직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요즘 상하 구조식 문화로 변질"(2015년11월) "겉으로는 수평적이고 자유로워보이나 막상 들어와보면 수직적으로 전형적인 한국회사와 다르지 않음"(2018년1월) 등의 지적도 눈에 띄었다.


CEO에 대한 높은 지지율도 우아한형제들의 장점이다. 리뷰를 남긴 전현직자들의 CEO지지율은 78%, 매우 높은 수준이다. 전현직자들은 "대표의 기업문화에 대한 고집, 철학을 존경한다"(2017년 12월) "변함없이 지치지 말고 지금처럼만 잘 운영해달라"(2021년 1월)고 대표에 대한 지지를 표현했다. 

◇ "포괄임금제 폐지 후 급여 만족도↑…도서구입비 무한 제공 최고"

'복지 및 급여'(3.6점)에 대한 만족도도 높은 편이었다. 특히 회사가 성장하면서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초기 리뷰에서는 포괄임금제를 실시하며 추가 근무에 대한 보상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IT부문에서 일하고 있다는 직원은 "자연스럽게 야근을 하게 되는데, 포괄연봉제를 적용하고 있어 야근비가 따로 없다."(2016년 1월)고 단점에 적었다. 

하지만 이후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면서 '일을 많이 하면 돈도 많이 버는 회사'가 됐다. "시간외 근무수당 지급(포괄임금제 폐지)"(2019년8월) "일이 한꺼번에 몰릴 때가 많음. 그래도 그땐 야근비가 미친듯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렇게 큰 단점은 아님" (2020년6월) 이라고 직원들은 설명했다. 

전체 리뷰를 모두 통틀어서 초기부터 현재까지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복지 제도는 단연 '도서구입비 무한 제공'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직원이 보고싶은 책은 얼마든지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적지 않은 직원들은 이 제도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 직원은 "제일 만족하는 복지. 이거 없었으면 배민 안왔을 듯"(2020년2월)이라고 극찬했다. 

출처: 잡플래닛 연봉탐색기가 분석한 배달의민족 연봉 정보.

◇ "집에 좀 갑시다"…'워라밸'은 고민중

"12시 1분은 12시가 아니다. 휴가나 퇴근시 눈치 주는 농담은 하지 않는다."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 중)

반면 '업무와 삶의 균형'(3.3점)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초기 리뷰에서부터 보이는 '야근이 많다'는 토로는 최근까지도 이어지는 중이다. 

"제발 집에 좀 갑시다"(2015년9월) "정시 출근이 지켜져야 한다면 정시 퇴근도 지켜졌으면 좋겠다. 업무가 많아 야근이 많다."(2017년9월) "배민다움에서 자기다운 것이 뭔지 깨달아야 한다고 쓰여있는데 지나친 업무량으로 기계다움을 깨달았다."(2017년11월) "월요일 1시 출근이지만 사실 월요일에 야근을 엄청 한다."(2019년12월)며 과중한 업무량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사실 이는 경영진의 오랜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김봉진 의장은 2016년 출간된 책 <배민다움>에서 과중한 업무량에 대해 "너무 바빠서 야근을 하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라 집에 일찍 가는 날을 만들 정도"라며 "하루라도 일찍 끝내보자고 집에 가는 날을 만들고 칼퇴하는 날을 억지로 정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특히 부서별 온도차가 눈에 띈다. 업무와 부서에 따라 회사에 대한 평가가 갈라졌다. 개발과 마케팅 직군은 긍정적인 평가가 많은 반면, 영업제휴와 경영기획 부서는 타부서와 비교해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영업 매니저 혼자 몇백명에 이르는 업주 관리"(영업제휴/ 전직원/ 2017년3월) "부서별 차이가 크다(영업제휴/ 전직원/ 2017년11월) "영업이익은 자꾸 늘어가는데 왜 점점 영업직군들은 계륵같은 대우를 받아간다는 느낌을 받는거죠?" (영업제휴/ 현직원/ 2018년2월) "마케팅만 회사 직원이 아닙니다"(경영기획/ 현직원/ 2018년3월) "개발직군에 몰아주는 연봉, 부서별 근무 강도 차이 심함"(경영기획/ 전직원 /2019년5월)이라고 직원들은 생각했다. 

◇ "회사 급성장 중이지만, 좋은 기업 문화 '초심' 지켜지길"

"기업문화의 신세계. 얼핏보면 자유롭고 체계없어 보이지만, 업무에 집중하고 효율적으로 끝내는 집중력이 매우 우수한 집단. 회사가 직원들을 존중하는게 느껴짐."(2019년 3월)

우아한형제들의 일하는 문화는 익히 유명하다. 자율적인 문화와 직원들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무 공간 등을 배우기 위해 사옥에 견학을 오는 이들의 예약이 몇개월간 밀려있을 정도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배민스러움'이라는 '초심'을 유지하는 것은 우아한형제들의 숙제다. 직원들 역시 조직 규모가 급격히 커지는 상황에서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랐다. 

다자인 업무를 했다는 한 직원은 최근 "좋은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였지만, 급격한 성장으로 많은 조직 문화의 변화는 아쉽다"(2021년1월)고 평가했다. "'이끌거나 따르거나 떠나거라'에 포커싱해 개선사항을 요구하는 직원들을 떠나라고 하면, 언젠가 다 떠날까 두렵다"(2019년8월)는 의견도 나왔다. 

조직의 성장 속에서 '배민다움'을 지키는 것은 경영진에게도 도전 과제다. 이를 위한 방안은 뭘까? 김 의장은 이렇게 설명한 바 있다. 

"내부 구성원들은 원래 자신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지독하게 좋아하는 친구들이어야 해요. 그런 친구들이 우리 회사에 들어와서 계속 그걸 좋아하고 자연스럽게 문화로 이어가야죠…모든 고민은 하나에요. '어떻게 하면 브랜드를 사랑하게 만들지?'인 거죠. 그래서 저희 구성원들은 모두 배민스러워요. 저희끼리 다들 미친 사람 같다고 웃어요. 저희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들어와서 인사관리하고, 코딩하고, 재무를 해요. 배민스러운 사람들이 모여서 계속 배민스럽게 일하는 것이야말로 인터널 브랜딩의 핵심이라고 믿어요. 일하는 직원들이 계속 배민을 사랑하게 만드는 거요." (<배민다움> 중에서) 

박보희 기자 bh.park@company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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