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셀프디자인'이 뭔데 월급이↓?

조회수 2021. 2. 9. 08:4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인사평가' 개악" vs "상대평가 개선"
"셀프디자인이라는 석연치 않은 제도로 실제 현직 재직 중 동일 고과에서 연봉이 줄었다"
"평고과를 받아도 소속 부서 임원이 재량으로 계약연봉 삭감이 가능한데, 실제로 삭감된 직원들이 존재한다" (잡플래닛 리뷰 중)

SK하이닉스가 실행 중인 인사 평가 제도인 '셀프디자인'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다. 직원들은 제도 시행 후 임원 재량에 따라 계약 연봉이 삭감되는 일도 일어났다며 어떤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는지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 SK하이닉스 '셀프디자인'이 뭐길래?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 노동조합은 4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에게 공문을 보내 '셀프디자인 적용률 공개'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이에 앞서 사무직을 대상으로 셀프디자인 제도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셀프디자인 제도가 뭐길래 이같은 논란이 시작된걸까? 기술사무직은 일반적인 대졸 사무직원들을 말한다. SK하이닉스는 2018년부터 기술사무직을 대상으로 셀프디자인 제도를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의 연봉은 기준급 1200%와 업적급 800%로 구성된다. 계약서상 정해진 연봉을 20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이중 800만원은 업무 성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셀프디자인 제도 시행 전에는 상대평가를 실시해, 각자 정해진 업무 평가별로 업적급이 정해졌다. 평고과, 즉 기본 수준의 평가를 받으면 800만원을 받는데, 평가가 높으면 더 받을 수 있고, 평가가 낮으면 적게 받을 수도 있다. 

셀프디자인 제도 시행으로, 이 성과 평가를 담당 임원이 임의로 정할 수 있게 되면서 문제가 됐다. 임원의 평가 기준이 불투명하다는 것. 일부 직원들은 이 제도를 시행한 뒤 평고과를 받았는데도 업적금이 줄어들어, 사실상 연봉이 줄었다고 주장했다. 

◇ "노조없는 사무직 대상 '인사평가' 개악" vs "상대평가 개선 위한 제도"

셀프디자인 제도는 생산직 직원들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 민주노총 산하 기술사무직 노조는 "생산직은 원래 노조가 있었고, 사무직은 2018년에야 노조가 생겼다"며 "노조가 없는 사무직에만 이같은 제도를 적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SK하이닉스 노조는 한국노총 산하 이천·청주공장의 전임직(생산직) 노조와 민주노총 산하 기술사무직 노조로 나눠진다. 생산직의 경우 1만3200여명의 직원 중 1만3100여명이 노조에 가입했다. 생긴지 얼마 안된 기술사무직의 경우 노조 가입 인원은 1000여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 얘기는 다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사무직과 생산직의 급여 체계가 다르다"며 "사무직은 연봉제를 적용하고 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일 뿐 노조 여부와는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논란이 되는 제도는 왜 만든걸까?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원래 이뤄지던 상대평가에 대한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해 절대평가로 바꾸면서 시행한 것이 셀프디자인 제도"라며 "임원이 임의적으로 평가를 하는 것은 아닌데 소통이 잘 안돼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직원들 생각은 다르다. "평고과를 받더라도 연봉계약서에 서명한 연봉보다 적게 받을 수 있다" "셀프디자인 평가 체계 적용으로 임금이 임원 마음대로 조절돼 난도질 될 수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이같은 제도를 만들면서 직원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점도 문제다. 일각에서는 "이를 강요하면 실질 연봉이 줄어들어 근로기준법상 문제가 될 것 같으니, 임원들을 동원해 설명회를 하고 동의서에 사인을 하도록 강제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회사는 왜 인사 평가 제도를 바꾸면서 직원들의 동의를 받지 않았을까?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취업규칙, 제도 등을 직원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바꿀 경우 직원 50% 이상의 동의 등이 필요하지만, 이 제도는 상대평가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며 "회사 입장에서는 실제 임금체계 개선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직원에게 불리한 제도가 아니기때문에 동의가 필수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 "직원 갈아 만든 영업이익…임원들이 꿀꺽" 문제는 '불신'

"회사가 노동법을 어겨가면서 연봉 제도를 바꾸고 직원들에게 강제 서명을 받았다. 사람을 갈아넣어서 만든 영업이익은 임원들이 꿀꺽한다" (잡플래닛 리뷰 중)

성과급과 인사평가제도 등을 둘러싼 직원들의 불만은 결국 경영진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같이 고생해서 성과를 냈는데, 과실은 임원들에게만 돌아간다는 쌓여있던 불만이 이번에 터졌다는 얘기다. 

잡플래닛에 현재 SK하이닉스에 재직 중이라고 밝힌 한 직원은 "특정 경영인의 목표를 위해 직원들의 PS(성과급)를 삭감했다. 영업이익이 2배가 됐어도 작년 PS금액과 동일한 것이 올해의 성과였다면, 본인(임원)도 그에 준하는 보수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임원들은) 분기별 보수가 20%대 증가로 받아갔다"고 주장했다. 

SK하이닉스 임원들은 보수를 얼마나 받았을까? 

SK하이닉스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석희 대표이사의 기준 연봉은 12억원이다. 지난해 6월까지 6개월간 연봉 6억원과 상여금 12억2300만원 등 총 18억2500만원을 받았다. 

오종훈 부사장의 기준 연봉은 5억4200만원. 같은 기간 동안 연봉 2억7100만원에 상여금 6억4400만원으로 총 9억1800만원을 급여로 받았다. 이밖에 8만원대에 행사할 수 있는 주식 6397주를 받았다. 

박보희 기자 bh.park@companytimes.co.kr


콘텐츠 저작권은 잡플래닛에 있으며, 무단 배포를 금지합니다.

혹시 우리 회사에 이런저런 소문이 도는데 진상이 궁금하신가요? 가고 싶은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 속사정은 어떤지 궁금하세요? 잡플래닛에 살짝 귀띔해주세요. 저희가 알아보고, 대신 물어봐서 알려드릴게요. 물어볼 준비 됐다면 아래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