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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Tip] 역대 KS 우승 세리머니

조회수 2021. 1. 15.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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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가 창단 9년 만에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모두 거머쥐며 2020 KBO리그가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탓에 마스크 착용부터 무관중 경기까지,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NC는 그동안의 고생이 무색할 만큼 완벽한 결실을 보며 창단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 대미를 장식한 독특한 우승 세리머니는 국내외에서 큰 화제가 됐다. 모기업 엔씨소프트의 대표 게임 ‘리니지’의 최고 희귀 아이템 ‘집행검’을 주장 양의지가 들어 올린 사진이 해외 스포츠 사이트 메인에 오르내릴 정도였다. 어쩌다 이런 특별한 세리머니가 탄생했을까. 이번 ‘더그아웃 팁’에서는 NC의 집행검 세리머니부터 화제가 된 각 팀의 우승 세리머니를 살펴보고자 한다.


에디터 송서미 사진 한국야구위원회(KBO)

 


#시작은 강렬하게


이번 NC의 우승 세리머니가 더욱 관심을 끈 것은 NC만의 독특한 구단 문화 덕분이다. 선수 한 명의 아이디어가 모기업 대표에게까지 전달돼 실제 결과물로 이어지는 것은 수직적 구조로 이뤄진 집단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NC가 의사소통이 그만큼 잘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슷한 사례로 양의지 선수의 영입도 NC의 한 고참 선수가 구단주 김택진 대표와의 회식 자리에서 직접 건의한 내용이라고 하니 NC의 구단 내부 분위기가 얼마나 자유롭고 수평적인지 알 수 있다. 창단 첫 우승에 게임 아이템을 들어 올리는 획기적인 우승 세리머니까지, NC는 집행검으로 KBO리그 역사에 강렬한 획을 그었다.


그렇다면 1982년 시작된 첫 한국시리즈는 어땠을까. 당시 첫 우승팀은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다. 아직도 깨지지 않는 김유동의 한국시리즈 최다 타점 기록(12타점), 박철순 145구, 이선희 138구의 한국시리즈 사상 최초의 양 팀 선발투수 완투대결 등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진기록들이 나왔지만 정작 우승 세리머니는 아쉬웠다. 당시 우승이 확정되고 만루 홈런 영웅 김유동은 한국시리즈 MVP 선정과 동시에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에 정신이 없어 동료들과 우승 세리머니 사진 한 장 남기지 못 했다고 한다. 대신, 만루 홈런을 때려낸 김유동이 환호하며 홈으로 들어오는 짜릿한 장면과 비운의 주인공 이선희가 불펜에서 눈물을 흘리는 안타까운 모습만이 KBO리그 역사에 남아있다.


물론 모든 구단의 첫 우승이 NC처럼 강렬할 수는 없다. LG 트윈스의 처음은 화려한 성적에 비해 비교적 무난했다. LG는 1990년 한국시리즈에서 MBC 청룡을 인수한 창단 첫해에 무려 4승 무패로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결과와 비교해 특별한 우승 세리머니는 없었다. 그래도 우승과 관련한 재밌는 일화는 있다. 1994년 당시 구단주였던 구본무 회장이 일본 전지훈련지에서 아와모리 소주를 구매하고는 “만약 우승하면 이 술로 건배하자”라며 제안했다. 1990년 첫 우승 후 LG는 1994년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아와모리 소주는 축하주로 LG 우승의 상징이 됐다. 그러나 1994년을 끝으로 우승하지 못 해 이후 아와모리 소주는 25년째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 잠들어 있다.


세리머니가 특별해지기 시작한 건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다. 2000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건 현대 유니콘스다. 김재박 감독이 지휘한 현대는 정규리그에서만 91승을 하며 KBO리그 역사상 한 시즌 한 구단 최다 승리를 기록했다. 당시 현대 선수들은 배를 바닥에 대고 누워 인간 탑을 쌓는 세리머니를 보여줬는데 이는 선수들 간 합을 맞춘 최초의 세리머니다. 헹가래와 우승 트로피, 물세례 등 비교적 평범했던 세리머니가 이때부터 점차 화려해지거나 개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우승은 익숙하게


2002년에는 단체로 큰절을 하는 우승 세리머니가 등장했다. 20년 만에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삼성 라이온즈가 그 시작이다. 이후 선수들이 관중을 향해 큰절하는 세리머니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2005, 2006년에는 ‘세리머니 투수’ 오승환이 등장한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오승환은 한국시리즈 우승 후, 뛰어와 안긴 진갑용을 안아줬다. 이어 2006년에는 반대로 오승환이 달려와 진갑용에게 안기는 장면이 포착된다. 이후 잠잠하던 시기를 거쳐 2011년, 5년 만에 트로피를 탈환한 삼성은 2012, 2013년 연속 우승을 했고, 삼성 왕조의 부활을 알리며 3년 연속 손가락으로 하늘을 찌르는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그리고 2014년 4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우승이 익숙해진 선수들은 하늘을 향해 손가락으로 ‘4’를 만들어 펼쳐 보였다.


KIA 타이거즈는 해태 시절을 포함해 총 11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다. 1983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해태로 9차례, KIA로 2차례 우승 고지를 밟았다. 그중 팬들에게는 마지막 우승이 가장 강렬하게 남아있을 것이다. 2017년 선발 헥터 노에시의 호투와 이범호의 만루 홈런, 양현종의 마무리로 KIA는 무려 8년 만에 다시 챔피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기다림이 길었기 때문일까. 선수들이 단체로 양 주먹을 들어 올려 같은 포즈를 취한 채 환호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미리 준비한 듯한 세리머니였다. 뮤지컬 같은 세리머니는 팬들에게 함박웃음을 안겨줬다. 그 밖에도, 우승하면 걸그룹 댄스를 추겠다고 약속했던 양현종과 김선빈의 막춤 세리머니, 스쿠버 장비를 착용한 헥터의 샴페인 세리머니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팬들을 즐겁게 했다.


그리고 두 팀만큼 우승이 익숙한 팀이 바로 두산이다. 두산은 OB 포함 6차례 우승을 했으나, 임팩트 있는 우승 세리머니가 많아 우승을 가장 많이 한 팀이라는 기분 좋은 오해를 사기도 한다. 특히 재치 있는 입담으로 유명한 유희관은 두산의 명실상부한 세리머니 왕이다. 2016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후 유희관은 마운드에서 아이언맨 복장을 한 채 세리머니를 했다. 이어 2017년에는 KIA와의 한국시리즈를 단군 매치라고 표현하며 우승하면 곰의 탈을 쓰고 마늘과 쑥으로 세리머니를 펼치겠다고 했다. 비록 KIA의 우승으로 유희관의 곰 세리머니는 볼 수 없었지만, 그 외에도 개그맨 뺨치는 세리머니가 많은 게 바로 두산이다. 2019년 보여준 셀카 세리머니 역시 두산만의 유쾌함을 잘 보여줬다.


#마무리는 깔끔하게


반면, 깔끔한 세리머니가 마치 구단 컬러와 닮은 팀도 있다. SK 와이번스는 2007년 한국시리즈 1, 2차전 패배 후 나머지 경기에서 연승해 우승한 최초의 팀이었다. 당시 선수들은 양팔을 벌려 하늘을 바라보고 환호하는 깔끔한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연이어 2008년에는 하늘로 모자를 던지는 젠틀한 졸업식 세리머니를 했다. 이후 2010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마운드에 있던 김광현은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정되자 포수 박경완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이는 신사다운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그리고 2018년, 8년 만에 SK는 더욱 마음 따뜻해진 세리머니와 함께 돌아왔다. SK 선수들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아이 러브 유(I love you)'라는 의미가 담긴 수어로 세리머니를 했다.


본격적으로 우승 세리머니가 화려해진 것이 2000년 이후부터다 보니 이전의 우승팀들은 비교적 무난한 세리머니만 기록돼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1984년, 1992년 2차례 우승을 했는데, 1992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가 마지막이다. 이후 1999년 롯데와 한화는 리바이벌 매치를 하게 되고 한화는 롯데를 상대로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쥔다. 우승 당시 한화는 ‘20세기 최후의 승자!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기념 촬영을 했다.


한편, 키움 히어로즈와 막내 구단 KT 위즈는 아직 우승 경험이 없는 구단이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과 전력으로만 놓고 보면 다가올 2021시즌 두 구단이 KBO리그 역사에 기록을 남길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해를 거듭할수록 화려하고 재밌어지는 우승팀의 세리머니를 보니, 각 구단의 다음 세리머니는 어떨지 기대가 된다. 부디 2021년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세리머니는 아니기를 바란다.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17호(1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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