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Voice] 스프링 트레이닝 장소 찾기 난항, 대안은?

조회수 2021. 1. 20.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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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KBO리그 각 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에서 스프링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예년에는 국내의 추운 날씨를 피해 따뜻한 나라로 떠났지만, 지금은 사정이 좋지 않다. 해외 각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KBO리그 구단의 주요 훈련지였던 미국, 일본, 호주 등은 코로나19로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또 출국한다면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거쳐야 하고, 입국한 뒤에도 다시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이와 같은 상황으로 인해 KBO리그 구단은 국내에서 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문제는 국내의 겨울철 기온으로 인한 부상 우려다. 기온이 낮으면 근육이 경직돼 부상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훈련이 가능한 시설이 부족한 것도 큰 문제다. 팬데믹 현상이 계속된다면 해외 훈련을 더는 기대하기 어렵다. 대안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에디터 곽동희 사진 ㈜TFG KOREA


#스프링 트레이닝, 각 구단의 목적지는?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KT 위즈다. KT는 2021시즌 스프링 트레이닝을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진행한다. KT의 연고지 수원은 겨울에는 추위로 인해 홈구장에서 훈련하기 어렵다. 이에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은 남부 지방을 훈련지로 물색했고, 훈련이 가능한 시설까지 갖춘 곳이 많지 않은 가운데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를 확보했다.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는 2016년 세계여자야구월드컵, 2019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를 개최한 곳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따뜻한 기온과 좋은 훈련 여건으로 다른 팀들도 노리고 있는 ‘핫 플레이스’였지만 최종 낙점자는 KT였다. 1차 훈련은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전술 훈련 및 평가전 등이 열리는 2차 훈련은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진행한다. KT 퓨처스팀은 전북 익산에서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 잠실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는 경기도 이천을 선택했다. 두 팀 모두 퓨처스리그 팀이 이천에 있기 때문이다. 두산은 베어스파크가 있으며 LG는 챔피언스파크가 있다. 인천을 연고로 한 SK 와이번스는 제주도로 확정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예년처럼 대만을 가기 위한 희망을 놓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접어야 할 상황이다. 키움은 올해까지 대만 가오슝에서 스프링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해당 시와 업무 협약까지 체결하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받았다. 대만 프로야구(CPBL) 팀들과 연습경기를 펼치는 등 실제로 좋은 효과를 누렸다. 키움은 올해 내내 코로나19 상황을 주시하며 대만 측과 논의를 이어갔다. 하지만 최근 국내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고 이에 따른 여러 제한 조치 해제를 기대하기도 힘들어졌다. 키움은 일단 12월 말까지는 대만 측과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지만,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 속에 대안인 고척스카이돔에서 스프링 트레이닝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창원, 부산 등 경남 지역에 홈구장이 있는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비교적 고민이 적었다. NC는 창원NC파크에서 스프링 트레이닝을 시작한 뒤 중간에 2주가량 경남 통영으로 옮겨 다음 시즌을 향한 담금질을 이어간다. 롯데도 부산 사직야구장과 2군 구장이 있는 김해 상동야구장에서 다음 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도 큰 이동 없이 홈구장에서 2021시즌을 준비한다. KIA는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와 함평에 있는 챌린저스필드로 나눠 스프링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과 2022년까지 장기 계약을 맺은 삼성은 코로나19 상황을 봐야 하지만,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와 경산 볼파크에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한화 이글스 역시 국내에서 스프링 트레이닝을 진행할 예정인데 장소는 결정하지 못 했다. 현재로서는 대전과 서산이 유력하다.


#예상되는 한계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에서 스프링 트레이닝을 하는 상황이 다소 낯설다.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의 경우 NC, KT, KIA, SK, 한화는 미국을 선택했다.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였다. 두산과 LG는 1, 2차로 나눠 1차는 호주에서, 2차는 각각 일본 미야자키와 오키나와로 갔다. 롯데는 호주에서 1, 2차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삼성은 줄곧 오키나와로 갔고, 키움은 가오슝에서 진행했다. 각 구단은 날씨, 야구 환경, 연습 상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스프링 트레이닝 장소를 선정해왔다.


예년과 달리 10개 구단 모두 사실상 국내에서 스프링 트레이닝을 진행한다고 할 때, 가장 우려가 되는 지점은 선수들의 부상이다. 기온이 낮으면 근육이 경직되고 그만큼 부상의 위험이 커지기 마련이다. 제주도와 부산, 광주 등 남부 지역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기온이 높은 편이지만, 선수들이 야외활동을 소화하기에는 여전히 추운 것이 사실이다. 부상만이 문제가 아니다. 눈이 오는 날에는 훈련 취소 등 차질이 생기는 것도 예상 가능한 문제다. 키움처럼 돔구장을 사용하거나 넓은 실내연습장이 마련된 곳은 그나마 사정이 괜찮지만, 전반적으로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예년만큼의 성과를 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19가 끝날 시에는 다시 해외로 가면 될까? 그리 간단하지 않은 문제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현상에 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끝이 아니라는 의미다. 지금은 존재도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기존 삶의 방식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이슈에서 완전히 해결된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지난 2019년 애리조나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발생한 이상 기온도 곱씹어볼 문제다. 애리조나는 사막기후인데 추위에 눈이 내려 일정이 몇 번이나 취소된 전례가 있다. 스프링 트레이닝 장소로 여러 팀에 인기가 있는 일본의 오키나와도 마찬가지다. 갑작스러운 기온 저하와 잦은 비로 인해 감기 환자가 나오는 등 훈련을 취소한 사례가 있다. 설령 코로나19 상황이 끝나서 다시 해외로 나갈 수 있다고 해도 앞으로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


#위기를 기회로


KBO리그가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아 인기 프로스포츠로 성장하면서 국내의 야구장 수도 꾸준히 증가했다. 전국의 야구장 전수 조사를 한 KBO 야구발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기준 전국 야구장 수는 140개인데 비해 2014년 360개, 2020년엔 약 5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여 년 사이에 약 3.5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자체가 야구장을 신축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개 스포츠를 통한 지역경제에의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프로팀이 훈련지로 선택할 만한 야구장은 손에 꼽을 정도다. 거액의 돈을 투자해 야구장을 신축해도 훈련을 할 수 있는 시설로 적합하지 않아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 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는 단지 프로팀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훈련지가 절실한 아마추어팀도 마찬가지다. 훈련을 해외로 가는 것은 위에 언급했듯 날씨와 환경, 경기팀 등을 고려한 결정이지만, 많은 운영비용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결과론적이지만 국내에서 야구장을 신축할 때, 훈련지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국내 겨울철 기후는 플로리다나 애리조나만큼 따뜻하지 않다. 겨울철 기후를 해외처럼 따뜻하게 할 수 없다면 야구장이나 실내연습장을 에어돔으로 증축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에어돔의 장점은 내부 공기압과 열선으로 폭설에도 안전하며 기둥이나 지붕이 없는 구조라 구조물이 붕괴하더라도 낙하물체로 인한 피해가 없다. 미세먼지 필터를 통해 미세먼지를 차단해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미 국내에도 축구장, 수영장 등에서 에어돔이 활용되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다. 코로나19로 인해 관중 입장이 제한되고, 그로 인한 피해가 심각했던 시즌이지만, 반대로 KBO리그 중계를 미국에 방영하기도 했던 한 해다.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한 일이다. 스프링 트레이닝 장소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해외로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국내에도 훈련이 가능한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힘든 시기일수록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향후 스토브리그 기간에 국내판 ‘애리조나 리그’ 내지는 ‘오키나와 리그’가 생겨나길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17호(1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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