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그라운드 안팎의 확연한 온도 차이! 동국대 '학생' 유제호의 일상은?

조회수 2021. 2. 22. 09: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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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대학교 미드필더 유제호 선수 (사진 출처=동국대 축구부 프런트)

· 19학번 코끼리가 소개하는 동국대

· 축구를 할 때와 상반되는 평소 성격은?

· MBTI 검사 결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 관심사는 영화, 노래, 맛집, 낮잠, 신발


[KUSF=이규하 기자] 동국대학교(이하 동국대)의 중심, 미드필더 유제호의 축구 인생을 되돌아본 첫 번째 기사에 이어 두 번째 기사에서는 ‘대학생’ 유제호에게 초점을 맞춰 보았다. 대학 운동부 선수들은 ‘학생’ 선수임에도 축구 선수로서만 주목받는 일이 많다. 일반 학생들과 함께 서울 캠퍼스를 사용하는 동국대 축구부는 대학 생활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유제호가 소개하는 동국대, 그리고 그라운드 밖의 유제호는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자.

▲ 동국대 선수들은 학교와 이어진 남산 산책로를 따라 정상까지 뛰기도 한다 (아랫줄 왼쪽부터 유제호, 이규빈, 이성주, 윗줄 왼쪽부터 손재혁, 김기환) (사진 출처=선수 본인)

- 동국대 19학번 유제호의 캠퍼스 라이프

  유제호는 예술대학 소속의 스포츠문화학과 19학번으로 재학 중이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학교에 제대로 다녀본 건 1학년 때가 유일하나, 가장 재밌었던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축제’라고 대답했다. “대학교에 와서 축제를 즐겨보고 싶었다. 다음 날 리그 경기가 있어서 놀지는 못했지만, 그런 분위기를 처음 겪어봐서 신기하고 재밌었다.” 이어 첫 수업에 들어갔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 유제호는 일반 학생들과 수업을 들어보고 싶어서 교양 강의를 먼저 수강했다고 한다. 동국대만의 특징적인 수업인 ‘자아와 명상’을 동기들과 함께 들었던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유제호가 생각하는 동국대와 장단점은 일반 학생과 다를 바 없었다. 서울 중앙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남산 자락에 자리를 잡아 남산타워를 매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탓에 학교에 언덕이 많아 힘들다는 유제호는 “운동장을 가기 위해서는 고개를 넘어야 한다. 학교 후문에서 숙소로 올라가는 계단도 만만치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뛰어난 활동량을 자랑하는 유제호의 체력에 매일 넘나드는 동국대의 가파른 오르막이 도움 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동국대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유제호가 추천하는 학교의 랜드마크는 바로 ‘명진관’이다. 동국대의 고지에 위치한 명진관은 가치와 미관을 인정받아 문화재로 등록되기도 했다. 유제호는 “학교에 오게 된다면 팔정도에 있는 코끼리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상징인 코끼리에서 유래한 동국대 축구부의 별명은 ‘남산 코끼리’, ‘코끼리 축구단’ 등으로 다양하다. 또한, 학교 근처 맛집으로는 ‘필동 등심’을 택했다. “작년에 유리그에서 연세대에 승리를 가져온 뒤 소고기로 회식을 했다. 모두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 그라운드 밖의 유제호는 어떤 사람일까?


 유니폼, 축구화, 축구공을 한 몸처럼 소화하는 유제호지만, 그의 매력은 운동장 밖에서도 돋보였다. 축구 선수로서 자신감과 리더십을 자랑하는 반면, 평소에는 내성적인 성격이고 말도 별로 없다며 수줍음을 드러냈다. 성격의 장점과 단점을 질문하자 “사소한 거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누구에게 털어 놓는 성격이 아니라 혼자서 앓으며 계속 생각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래도 세심하고 꼼꼼해서 누가 시키는 일이 있으면 곧잘 해낸다.”고 답한 유제호. 평소에도 코칭 스태프에게 성실하다는 평을 받는 선수다운 대답이었다.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고 있는 MBTI 성격 유형 검사를 아직 해본 적이 없다는 유제호는 흥미를 보이며 테스트에 임했다. 검사 결과 유제호의 성격 유형은 ISTJ, ‘청렴결백한 논리주의자’로 나왔다. “논리력과 헌신, 책임감이 특징이다.”를 포함한 검사 결과를 읽었더니 잘 맞아떨어진다며 공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유제호도, 일탈해본 경험이 있냐고 묻는 말에는 웃으며 솔직한 대답을 털어놨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부상에 몸도 마음도 지친 나머지 새벽에 탈출해서 게임을 하러 갔다. 조용히 옷을 입고 나와 택시를 타고 피시방으로 향했다. 몇 시간 동안 배틀 그라운드를 하고 숙소로 돌아가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 아침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여태까지 해본 것 중에 가장 큰 일탈이었다.”


 영화, 노래, 맛집, 낮잠, 신발… 유제호의 관심사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았다. 특히 외박을 받으면 친구와 맛있는 식당을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외박 때 자주 만나는 친구가 있다. 만나기 전에 뭘 먹을지 정하고, 맛집을 찾아다니는 게 행복이다.”라는 수수한 대답. 그러나 일반 대학생들의 일상이 학생 선수에게는 특별한 하루라는 점이 오히려 눈에 띄었다. 다른 취미로 ‘노래 듣기’를 뽑은 유제호는 힙합을 즐겨 듣고, 버스에서 늘 음악을 들으며 이동한다고 말했다. 요즘에 가장 많이 듣는 노래로 ‘사라진 모든 것들에게’를 추천하기도 했다.


 가벼운 질문을 지나, 유제호가 담담하게 꺼낸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고등학교 2학년이다. “수술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처음 병원에 가니, 수술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다. 축구를 더 이상 못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복귀해서도 오랜 기간 쉬었던 탓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특히 진학이나 취업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인 고등학교 3학년 때 내 생각대로 플레이가 되지 않으니 스트레스가 더 심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속으로는 앓았지만, 그냥 계속했다. 그렇게 축구만 하다 보니 시즌이 끝나고 9월 정도부터는 몸 상태가 괜찮아 진 걸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 그냥 그렇게 극복했다.”


  “작년에 워낙 뛰어난 성적을 내서 올해도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지 않아 있다. 그러나 열심히 준비했고, 이번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동국대학교 축구부 많이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유제호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전한 마지막 한마디이다. 누구나 인정할 탁월한 실력의 ‘축구선수’ 유제호와, 수수한 매력의 ‘대학생’ 유제호 사이의 갭이 오히려 그를 두드러지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일상을 뒤로 하고, 운동장에서 뜨거운 열정을 보여줄 유제호를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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