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승리호> 조성희 감독, "다음 영화에도 순이가 나오냐고요?"

조회수 2021. 2. 24.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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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심규한 편집장
출처: 넷플릭스 제공
<승리호> 조성희 감독.

미지의 공간을 이토록 잘 구현하는 감독이 또 있을까. 알 수 없는 시공간을 배경으로 암울한 세상의 잔혹함을 그린 <남매의 집>(2009), <짐승의 끝>(2010)과 판타지 멜로와 스타일리시한 누아르의 외피를 둘렀지만 세태의 은유를 놓지 않은 <늑대소년>(2012)과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2016)(이하 <탐정 홍길동>)로 독특한 그만의 세계를 쌓은 조성희 감독이야말로 낯선 우주로 도약하려는 한국영화의 시도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다.


조성희 감독 영화에서 아이들은 특별한 존재다. <남매의 집>의 남매, <짐승의 끝>의 순영, <늑대소년>의 철수, <탐정 홍길동>의 동이와 말순. 남다른 과거를 가졌지만 되는대로 살아가는 우주 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네 선원들에게 어느 날 나타난 꽃님이(박예린)까지. 이들이 처한 불안과 공포를 벗어나 안전과 평화를 기원하게 하는 것. 조성희 감독이 늘 이야기한 것은 우리의 공감과 선의 일지 모른다.


한국 SF 블록버스터의 유의미한 처음에 더해 공존과 화합이라는 희망까지 담아낸 <승리호> 조성희 감독과의 긴 인터뷰를 전한다.


출처: 넷플릭스 제공
조성희 감독.

<승리호>가 넷플릭스로 전 세계 관객과 만났다. 소감이 어떤가.

영화가 공개되자마자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관객까지 즉각적으로 만나게 된 것은 처음이다. 신기하고 설레고 또 감사하고 있다.


<승리호>는 <늑대소년> 이전부터 꿈꿔온 작품이라 들었다. 지난 10년간의 준비 과정을 듣고 싶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제작연구과정으로 <짐승의 끝>을 끝낼 무렵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그 뒤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을 제작하고 다시 이 시나리오를 꺼내 새로 작업했다. 세월도 많이 흐르고 시나리오에 이런저런 아이디어들을 다듬으면서 처음 썼던 것과는 많이 달라졌다.


한국 최초 우주 배경의 SF 블록버스터다. 최초란 타이틀과 더불어 200억이 넘는 제작비가 든 작품이다. 여러 가지로 부담이 컸을 것 같다.

이 영화가 기획되고 촬영이 시작될 당시에도 우주를 배경으로 한 다른 영화들이 기획되고 있었다. 지금 촬영 중인 작품도 있다. 최초라는 의미보다는 한국영화의 다양성을 넓혀가는 과정에서 <승리호>가 작게라도 유의미한 위치를 차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특별히 SF 장르에 대한 욕심이 있었나.

나뿐만 아니라 많은 영화감독과 창작자들이 SF 장르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작 여건과 과정이 다른 장르에 비해 까다로운 점이 있어 쉽게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다. <승리호>는 이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분들의 의지와 집념이 꾸준하게 작용해서 마침내 결과물로 만들어지게 된 것 같다.

출처: 넷플릭스 제공
조성희 감독.

초기 작품들이 잔혹 동화에 가까웠다. 상업 영화에 들어서면서 판타지 멜로, 스타일리시한 누아르, 그리고 이번엔 SF까지 주로 장르물을 작업했다. 변화의 폭이 크다.

작품을 하기 전에 이번에는 이런 장르를 하고 다음에는 이런 것을 시도해야지 같은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의도나 작전이 있다기보다는 이렇게 흘러온 것 같다. 사실 대부분의 관객들은 정말 유명한 감독이 아닌 나한테 큰 관심이 없지 않나? (웃음)


<남매의 집> <짐승의 끝>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 등 독특한 시대와 공간을 주로 다뤄왔다. 이번엔 우주다. 현실 세계를 다루지 않는 이유가 있나. 그동안의 작품들 중 시대에 직접적으로 붙어있지 않지만 은유적으로 어떤 세태에 대해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도 있다.

이것도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 보다는 내가 그냥 하고 싶은 것을 하다 보니까 이렇게 된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어떤 사실적인 것, 우리 피부에 완벽하게 밀착되는 문제들을 잘 다룰 자신이 없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자신감이나 야심, 포부 같은 게 잘 생기지는 않는 것 같지만 앞으로 내가 만들고자 하는 작품들에 있어서는 분명히 그런 시도들을 할 거다.

<승리호>.

승리호의 공간은 매우 한국적이다. 아파트 같다고 해야 할까. 각자의 공간과 거실처럼 보이는 조종실이 있다.

초기에 컨셉을 고민할 때 승리호 내부 공간은 우주선이기도 하지만 생활감이 묻어있는 사람 사는 공간처럼 보였으면 한다고 의견을 나눴다. 자세히 뜯어보면 질문한 대로 가장 흔한 아파트 구조를 많이 닮아있다. 거실이 있고, 건너편 탁 트인 공간에 주방이 있다. 좁은 복도를 조금만 지나면 다른 방들이 나오고 그 옆에 화장실도 있다. 크기도 약 30평대 아파트 비슷하다. 여기가 집이고 일터라는 부분을 전달하고자 했다.


<늑대소년> 이후 두 번째 송중기 배우와 작업했다. 태호역에 송중기 배우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고, 다시 만난 송중기 배우는 어땠나.

<늑대소년>을 만들고 나서 그때 결심했던 것이 언젠가 다시 한번 송중기 배우와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거였다. 어떤 작품이든 어떤 배역이든 현장에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더라. 그래서 <승리호> 시나리오를 전했는데 이 작품의 맹아(萌芽)를 좋게 봐줘서 함께 작업을 하게 됐다. 다시 함께 작업하니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모든 스태프와 잘 어울리고 현장 분위기를 이끄는 편한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어 반가웠다.


처음 시나리오에 태호의 이름은 철수였다고 들었다. 이렇게 되면 <늑대소년>의 철수와 순이가 다시 만나는 거다. 나중에 이름이 태호로 바뀐 이유가 있나.

내가 이름 짓는 것을 너무 힘들어한다. (웃음) 그냥 그때 임시로 지은 이름이었던 것 같다. 아무 이름이나 그냥 생각나는 대로 대충 짓고 나중에 바꾸는 편이라 그냥 가장 먼저 떠오른 이름이라 철수라고 붙였다. 나중에 태호라는 좋은 이름이 생각나 바뀌게 된 거다.

<승리호> 화면 캡처.

장 선장은 피지컬로 보면 가장 약해 보이지만 승리호의 리더다. 김태리 배우의 장 선장은 이런 편견을 부수고 싶은 결과였다고 하던데. 선택 이유를 듣고 싶다.

전에 김태리 배우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아주 큰 사람이란 느낌을 받았다. 생각이 깊고 의리도 있고 리더십도 있더라. <승리호>의 선장이 이런 모습이면 좋겠다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했고, 김태리 배우도 작품에 대해 다행히 호감을 느끼고 있어 함께 작업하게 됐다.


장 선장이 읽는 책이 김용의 『영웅문』 1권이다. 우주 해적단 리더답다.

일단 먼저 생각했던 것은 종이책이다. 사실 <승리호>는 종이책뿐만 아니라 SF에 이게 어울리나 싶은 소품들이 많이 나오는데 종이책도 그런 것 중의 하나였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장 선장이 무협지를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무협지하면 『영웅문』이기도 하고. 그리고 책 내용과는 상관없이 영웅이라는 글자가 주는 묘한 분위기가 장 선장과 만나면 다른 느낌을 줄 것 같았다. 장 선장이 지금은 별 볼 일 없는 사람이지만 예전에는 대의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사람이고 다시 그런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것과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승리호> 진선규.
<승리호> 유해진.

진선규 배우와 유해진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도 듣고 싶다.

진선규 배우를 만나기 전에도 그 배우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전해 들은 게 있다. 실제로 만나면 그렇게 다정하고 부드러울 수가 없다고 하더라. (웃음) 실제 영화에 나오는 모습은 엄청 살벌하고 그런데. 참 갭이 크다. 우리 영화의 타이거 박도 거칠게 보이기는 하지만 누구보다도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꽃님이에게 가장 먼저 다가가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진선규 배우 안에 이런 감정이 분명히 있다는 확신이 있었고 다행히 이 캐릭터를 마음에 들어 해 캐스팅하게 됐다. 업동이는 로봇이지만 구수하면서 좀 괴짜 같은 캐릭터다. 유해진 배우라면 완벽하게 이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 넣을 것 같았다. 처음에는 목소리 출연으로 제안했는데 여러 번 만나 이야기를 하다 보니 목소리 출연만으로는 아쉬울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결국 현장에서 직접 촬영까지 하게 됐다.


외국 배우와의 작업은 처음이다. 리처드 아미티지와의 작업은 어땠나.

내가 영어를 그렇게 잘하지 못해서 조금 걱정을 했었다. (웃음) 이 배우가 지금까지 경험한 촬영 시스템과 한국의 촬영 시스템이 완벽하게 같지 않을 텐데 이 부분을 서로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리처드 아미티지는 너무 열정적이고 적극적으로, 그리고 유연하게 한국 현장에 적응을 해서 내가 걱정했던 것은 사실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 되었다. 게다가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하고 현장에 와서 감탄한 적이 많다.

<남매의 집>의 순이(왼쪽).
<늑대소년>의 순이(오른쪽).

<남매의 집> <늑대소년> <승리호> 모두 순이가 등장한다. 순이란 이름을 좋아한다.

솔직히 말하면 이것도 아무 이유가 없다. (일동 웃음) 그냥 그 이름이 좋기도 하고. 아까도 말했다시피 내가 이름 짓는 것을 너무 고통스러워 하기 때문에 별 이상 없으면 이 이름을 하는 것 같다. 이제는 안 할 생각이다. (일동 웃음)


조성희 감독 영화에서 소녀, 조금 더 확장하면 아이들은 특별한 존재다. <남매의 집>의 남매, <짐승의 끝>의 순영, <늑대소년>의 철수, <탐정 홍길동>의 동이와 말순 모두 보호자가 부재하거나 무능력하다. 모두 스스로 위험을 헤쳐나가던가 제3의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다. 어쩌면 다음 세대를 지켜내기 위한 노력이 영화의 주된 맥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것도 역시 비슷한 데 내가 원칙이나 계획을 세우고 아이 캐릭터를 넣는 것은 아니다. 시나리오를 쓰다 보면 그렇게 된다. 전에 어느 감독님 인터뷰에서 비 오는 장면이 너무 찍기 번거로워 다시는 비 오는 장면을 쓰지 말아야지 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쓰다 보면 또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라고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고 하더라. (웃음) 그런 것처럼 나도 미리 계획한다기보다는 이야기를 쓰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등장하는 순간이 있다. 돌이켜 짐작해보면 그래야 영화가 도덕적으로 균형을 이루는 게 아닌가 싶다. 아이는 정말 아무 잘못도 없고 도덕적으로 무결한데 이런 아이가 빠져버리면 영화에 나쁜 사람들만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 작품들에는 어머니, 아버지, 아이들이 다 있는 완전한 가정보다 불완전한 가정들의 사람들이 모여 또 다른 가족을 만드는 과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승리호>도 두 부녀가 나오는데 한쪽은 딸을 잃고 한쪽은 아버지를 잃는데 이 둘이 다시 새로운 가족을 이룬다.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내 영화는 서로 모자란 빈자리를 채워주는 그런 영화가 아닐까.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의 동이와 말순.
<승리호>의 꽃님.

조성희 감독 영화에서 아역 배우들의 역할이 돋보인다. <남매의 집>의 박세종, 이다인, <탐정 홍길동>의 김하나 등이 생각난다. 이번에 꽃님이를 연기한 박예린 배우도 눈에 띈다. 연기는 어땠고,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나.

일단 첫눈에 반하는 게 중요하다. 말로 설명할 수 있는 분명한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 보는 순간에 그런 것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현장에 잘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예린 배우는 그런 면을 모두 갖췄다. 첫눈에 반한 것은 물론이고 박예린 배우 별명이 부처님이었는데 내가 가끔 급해서 다그칠 때가 있어도 금세 밝은 표정을 짓는 것을 보면 이 별명과 정말 딱 맞는 대인배 맞다. (웃음)


꽃님이의 영어 이름은 도로시다.

도로시란 말에 ‘신의 선물’이란 뜻이 있다고 한다. 암울하고 희망이 없는 배경에 선물 같은 존재여서 적당하다 생각했다.

출처: 넷플릭스 제공
조성희 감독.

왜 제목이 <승리호>인가. 애니메이션 <이겨라 승리호>(1977, 원제 <얏타맨>)에서 착안한 것은 아닌 것 같고.

어감이 좋았다. 2011년인가 당시 제목을 지을 때 그냥 번뜩 ‘승리호’라는 제목이 생각났다. 유치하면서도 만화 같고. 특히 나는 심각하지 않고 귀엽고 상큼하다고 느낀 것 같다. (웃음) 그런 생각으로 시작했고 철수라는 이름이 그랬던 것처럼 나중에 좋은 말이 떠오르면 바꿔야지 생각을 했었다. 시나리오를 쓰고 아이디어를 다듬어 오면서 이 이야기는 더불어 살고 다 함께 공존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히기 원했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제거하고 척결하기보다는 꽃님이를 지키고 화합하는 게 진정한 승리라는 의미를 생각하니 굳이 제목을 안 바꿔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 선장의 전사만으로도 훌륭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았다. 타이거 박의 지구에서 이야기나 전투 로봇이었던 업동이의 전사도 자세하게 선보였으면 어땠을까. 그리고 속편이 제작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나.

영화가 막 선보인 참이라 속편까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런데 다시 이 작품의 인물들로 다른 작품을 선보일 기회가 있다면 나도 관객의 한사람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승리호>는 SF이기도 하지만 가족영화고 오락영화이기도 하다. 다양한 시각적 볼거리를 비롯해 액션까지 염두에 둬야 했다. 이렇게 담아야 할 것들과 갖춰야 할 것들이 많이 있었다. 영화의 서사는 앞으로 진행되어야 하는데 여기에 네 명의 인물들의 전사가 길어지고 과거로 많은 시간 돌아가게 되면 그것도 좋은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가장 알맞은 선에서 주어진 러닝타임 안에서 오락영화로서의 이야기로 잘 배분하기 위해 노력했다. <승리호>는 웹툰도 준비하고 있으니 관객들이 궁금했던 것들, 좀 더 알고 싶었던 것들에 대해 소개할 기회가 많이 있을 것 같다.

출처: 넷플릭스 제공
조성희 감독.

처음으로 각본을 공동작업했다. 어떤 점이 좋고 또 어떤 점이 어려웠나.

여러 사람이 함께 고민하게 되니까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볼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다른 의견들도 나오고 색다른 대사들도 나올 수 있었다. 다양한 옵션이 생기는 것도 또한 좋은 점이다. 물론 각자 무엇이 좋은 영화고, 어떤 결과를 내야 영화가 성공하는 것인가에 대한 관점은 다르지만, 나는 <승리호> 같은 영화는 감독의 개성이나 예술관이 너무 깊숙이 개입하는 것은 조금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난해하고 세계관도 낯선 데다가 우주선 나오는 영화에 한국인까지 나오는 것도 조금은 위화감이 있는데 이야기마저 아방가르드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이야기를 추구하는 데 있어서 다른 작가들이 그 부분을 많이 잡아줬다. 어려웠던 점은 꼭 시나리오만이 아니라 미술, 소품, 의상도 마찬가지로 이견을 좁히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구나 하는 것이었다.


준비 중인 차기작이 있나.

마음속에 있는 작품들이 있다. 이 중에 가장 가능성이 있는 작품이 먼저 들어가지 않을까. 근데 그게 뭔지는 아직 모르겠다. (웃음)


출처: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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