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간 성매매를 했던 한 여자의 이야기

조회수 2020. 1. 26. 1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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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해서 돈 많이 벌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 답해드립니다

20년 간 성매매를 경험한 당사자이고, 현재는 반성매매 활동가로 살아가고 있는 분이 있습니다. 이 분은 '봄날'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고, 성매매 산업의 여성들을 지원하는 활동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성매매를 하며 살았다고 하면 사람들은 쉽게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왜 진작 빠져나오지 않았어요?
구매자들도 사람인데 좋은 사람도 있지 않아?
성매매해서 집도 사고 차도 사고 돈 많이 벌지 않아?

이 질문들에 어려운 답을 해보려 합니다. 열여덟 살에 성매매 업소에 유입되었던 '봄날'님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열여덟에 처음 업소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 처음 들어갔을 땐 2차에 대한 이야기도 없었어요. 모르죠. 그때만 해도 친구랑 저는 성매매가 뭔지도 모르고 몸을 파는 게 뭔지도 모르잖아요. 여기서 흥을 돋구기 위해서 한번씩 노래해주고 이러면 팁도 받는다고" 

처음 일하게 된 곳은 노래방. 같은 공장에서 일하던 친구가 아파 '대타' 로 하루 일을 나간 게 계기가 되었습니다. 점점 노래방 사장의 2차 (성매매를 뜻하는 은어) 강요가 심해졌고, 이 곳을 벗어나고 싶었던 차에 노래방에 놀러온 룸살롱 사장을 만나게 됩니다. 

모르는 새 750만원의 빚이 생겼다

하지만 이 말은 여성들을 데려오기 위한 말일 뿐이었습니다. 어느 날 업주는 봄날 님을 불러 '이 빚 다 어떻게 할 거냐'며 봄날 님도 몰랐던 750만원의 빚에 대해 추궁했습니다.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입는 옷값, 생리 벌금, 지각/결근비에 미용실비, 사우나비까지. 모두 자신의 빚이 되어 있었습니다. 업주는 성매매를 해야 돈을 더 벌어서 이 빚을 갚을 수 있다며 '2차를 나가라'고 말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빚은 불어만 갔다

술을 마셔서 위장병이 생기고, 자궁에 염증이 생겨도 빚을 갚기 위해서는 쉴 수가 없었습니다. 낙태 시술을 받아야 해서 결근한 날에 대한 것도 모두 벌금이 매겨졌습니다. 

빚을 갚기 위해서 일하지만 계속 빚이 생기는 상황이 반복 되었습니다. 이후 유리방에서도 일을 하고, 지역의 티켓다방에서도 일을 하다가 봄날 님은 여성인권지원센터를 만나게 됩니다. 이 일을 계기로 탈성매매를 했습니다. 

탈성매매 하다

(탈성매매 하고) 내 틀을 깨는 작업이 저한테는 굉장히 힘든 작업이었어요. (...)
그러다가 경남 창원에서 업소 언니가 구매자에 의해서 목 졸려 살해당하는 사건이 있었어요.
추모하러 갔는데, 업소 이해관계자들이 다 나와서 ‘쟤네들이 왜 빚이 생기는 줄 아냐’며 ‘호스트바 다니고 그러면서 빚진다, 아나?’ 하더라고요. 업주들은 하나같이 다 그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제 틀이 조금씩 깨지기 시작했어요.

봄날 님은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도 처벌하는 성매매 특별법 21조 1항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 문제는 계속 갈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 전체 내용에 대한 영상(12분) 인터뷰를 보시려면 
위에 영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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