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4,338억 원 넘게 벌어들인 일본 애니

조회수 2021. 2. 11.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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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Demon Slayer: Kimetsu no Yaiba the Movie - Mugen Train, 2020)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 워터홀 컴퍼니(주)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얼어붙은 극장가에 흥미로운 애니메이션이 한 편 찾아왔다. 심지어 깨지지 않을 것 같던 지브리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년)이 보유한 역대 일본 흥행수입 1위(약 316억 엔) 기록을 넘어섰다. 원작 팬들이 아니라 할지라도, 영화를 본다는 관객이라면 솔깃한 소식일 터.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이하 <무한열차편>)은 일본에서 지난해 10월 16일 개봉해 1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고, 다시 개봉 14주차와 15주차에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했다. 글을 쓰는 이 시점을 기준으로 총 2,700만 명이 극장을 찾았고, 누적 흥행수입만 371억 엔을 돌파했다.

아직 미국과 중국(중국 공산당의 검열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한다)의 개봉이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한열차 편>은 전 세계에서 약 3억 8,869만 달러(약 4,338억 원)를 벌어들이고 있으며, 이는 2020년 전 세계 박스오피스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얻은 '반사이익'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무한열차편>의 흥행은 '나름 준비된' 것이었다.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의 흐름은 대중에게 폭넓은 접근이 가능한 작품보단, 충성도 높은 '팬덤 문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 '대세'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었다. 특히 '아이돌물'의 붐이 거셌는데, '수익 창출'이 가장 용이한 장르였기 때문이었다.
또한, 일본의 장기 경제 침체로 인해,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업계의 양극화 현상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도 수면 위로 등장했다. 돈이 되지 않는 장르의 작품과 그렇지 않은 장르의 작품이 양분화된 것. 그런 가운데서 등장한 <귀멸의 칼날>은 '팬덤 문화'와 '대중의 니즈'를 동시에 찾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고토게 코요하루 작가가 2016년부터 <주간 소년 점프>에서 연재를 시작해, 최근 완결을 지어 총 23권의 단행본을 낸 <귀멸의 칼날>은 2019년 심야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됐다. 서두에 언급한 '팬덤 문화'를 위한 작품이 될 것이라 여겨졌던, <귀멸의 칼날>은 아이러니하게 '코로나19'로 부각된다.

<사랑의 불시착> 등 한국 드라마가 일본 넷플릭스 'TOP 10' 차트를 점령하던 지난해 초, <귀멸의 칼날>도 꾸준히 그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마니아 층에게만 사랑받을 줄 알았던 <귀멸의 칼날>은 소년의 성장기(이와 함께 강해지는 적수)와 권선징악, 동료애와 인간애를 바탕으로 한 도덕적 가치 등을 배경으로 하며,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게다가 '26편'이라는 몰아서 보기에 충분한 TV 애니메이션 분량은 넷플릭스의 강점인 '마라톤 이어보기'와 함께 날개를 폈다. 당연하게도, TV 애니메이션의 엔딩부터 이어지는 첫 번째 극장판 <무한열차편>에 대한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었다.
일본의 열풍은 한국에서도 이어졌는데, 개봉을 앞두고 '왓챠' 등 TV 시리즈를 먼저 보는 관객들이 늘어났으며, 개봉 첫날엔 일본 지상파 매체들이 앞다투어 한국 극장가를 찾아 현장 분위기를 취재하기까지 했다. 지난해 <기생충>이 일본에서 처음 개봉했을 때, 한국 매체들이 극장을 찾은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심지어 '생각보다 높은' 예매율로 인해, 당초 '메가박스' 단독으로 개봉하려던 <무한열차편>은 CGV와 롯데시네마 등 주요 멀티플렉스의 개봉 확대로 이어졌다. 덕분에 IMAX와 국내 독점계약을 맺은 CGV는 <무한열차편>의 IMAX 개봉을 진행할 수 있었다.

확실히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에서 관람한 <무한열차편>은 단순히 집에서 TV로 보던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무한열차편>은 TV 시리즈의 강점인 '액션'을 대폭 보여준 작품이다.

2D와 3D의 혼합은 자칫하면 작화의 밸런스를 무너뜨릴 수 있으나, 액션 장면에선 오히려 그것이 입체적으로 느껴져 화려한 액션을 자랑한다. '기술명'을 외치면서 검술을 선보이는 대목이나, 전투를 앞두고 '폼을 잡으면서 하는 독백'은 일본 작품 특유의 스타일로, 호불호가 갈릴 순 있으나, 그럭저럭 관객의 몰입감을 느끼게 해준다.
다만, TV 시리즈를 관람하지 않은 관객이라면, 초반 전개에 당황할 수 있겠다. 잠깐 정리를 한다면, <귀멸의 칼날>은 약 100년 전인 '다이쇼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TV 시리즈는 '식인 도깨비'라 할 수 있는 '혈귀'에게 가족을 잃고, '혈귀'가 된 여동생 '카마도 네즈코'(키토 아카리 목소리)를 인간으로 되돌리려는 '카마도 탄지로'(하나에 나츠키 목소리)의 여정을 담았다.

'탄지로'는 수련 이후 '혈귀'를 사냥하는 '귀살대'가 되어 퇴치 임무를 받는데, 그 과정에서 다른 귀살대원인 금발 소년 '아가츠마 젠이츠'(시모노 히로 목소리), 멧돼지 탈을 쓴 '하시비라 이노스케'(마츠오카 요시츠구 목소리)를 만난다.

이 정도만 알고 간다면 극장판의 '이해 자체'에는 큰 걸림돌은 없어 보인다. 새로운 임무를 받은 '탄지로'는 '무한열차'에 탑승하고, 그곳에서 귀살대 검사 염주 '렌고쿠 쿄쥬로'(히노 사토시 목소리)를 만난다.

이 무한열차에서 승객이 사라진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렌고쿠'는 식인 혈귀가 존재한다는 걸 알아챈다. 그리고 주인공 앞엔 혈귀 조직, '십이귀월' 중 두 강자가 등장한다. (스포일러를 위해 어떤 존재가 나오는지는 적지 않겠으나, 다만 상현1로 향할수록 강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두 강자가 등장하는 장면은 크게 두 타입으로 전개된다. 첫 강자의 대결에선 마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2010년)을 연상케 한다. 힌트를 남기자면, '무한열차'에서 '무한'의 일본어 발음은 '무겐'인데, 꿈과 환상의 뜻이 담긴 '몽환'도 발음이 '무겐'이다.

두 번째 강자의 등장은 마치 '진정한 강자'들이 펼치는 진검승부를 보는 느낌이다. 이 액션이 주는 의미는 상당한데, 강자, 그러니까 힘이 있는 사람은 힘이 없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다. 일본 개봉 당시 현지 평론가들도 이 포인트를 중점으로 글을 쓰기까지 했다.

결국, <무한열차편>은 가족애와 희생정신이라는 가치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우리 관객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충분하다. 심지어 과한 감정 호소를 통해 억지 눈물을 짜내려는 의도가 담긴 컷들도 그런 어필의 주요 포인트로 보인다.

2021/02/07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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