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란 카구라에 대한 진실과 오해

조회수 2018. 5. 25. 18:28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여캐 벗기는 게임이라 비웃지 말라!

섬란 카구라는 그저 야하기만 한 단순 뽕빨 게임? NO!

마벨러스(Marvelous!)에서 개발하는 ‘폭유 하이퍼 배틀’ 액션 게임 ‘섬란 카구라’(閃乱カグラ) 시리즈가 모바일,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잇달아 국내에 소개되면서, 이 시리즈에 대한 유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신작이자 지난 5월 17일에 발매된 PS4용 신작 <섬란 카구라 BURST Re:Newal>은 시리즈 첫 시작인 1편(정확히는 1편의 완전판)을 최신 환경에 맞춰 리메이크한 작품이기 때문에, 그동안 시리즈를 즐겨보지 못했던 유저. 혹은 관심 있지만 해보지 못했던 유저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데 “섬란 카구라”는 사실 게임에 대해서 잘 모르는 유저라면, 그저 노골적인 성인 취향의 게임이거나. 신체 특정 부위를 강조하며 성 상품화에 몰두하기만 하는. 한없이 가볍고, 깊이는 없는 소위 ‘뽕빨’ 미소녀 게임으로 오해를 하기 쉽다. 그렇기에 제대로 게임을 하기도 전부터 거부감을 느끼는 유저들 또한 많은 게 사실이다.

▶ 사실 게임의 이미지가 이리 박힌 것은 ‘폭유 하이퍼 배틀’ 액션 게임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서도 알 수 있지만, 게임사가 대놓고 그런 쪽을 노리고 마케팅한 탓도 크다. 뭐… 일부(?)는 사실이기도 하지만(…)

하지만, 사실 ‘섬란 카구라’ 시리즈는 그 속을 들여다보면, 단순 ‘뽕빨’ 게임으로 무시하기에는 아까운 점이 많은 작품이다. 게임의 설정이나 주제. 기타 풀어나가는 이야기도 은근히 깊고 무거운 점이 많으며, 게임의 본연인 “액션” 또한 그 나름대로의 장점과 손맛이 살아 있어서 마니아들 또한 많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섬란 카구라는 어떠한 작품일까? 그리고 이 시리즈가 갖춘 매력은 무엇일까? 지금부터 하나하나 알아보겠다. 

▶ 적어도 섬란 카구라 시리즈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의 이미지 대로 “단순히 아무 생각 없이 여성 캐릭터 옷 벗기기만 하는 게임”은 아니다. 아, 그렇다고 안 벗긴다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닌자 활극 - 게임의 설정

섬란 카구라 시리즈는 현대에도 ‘닌자’(시노비, 忍び)가 존재하는 세계를 배경으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닌자 육성기관 학생들이 악의 세력들과 대립하면서 펼쳐지는 활극을 다룬다.


    

주인공을 포함한 닌자들은 일반인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강한 무력을 지니고 있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은밀하게 활동하는 ‘닌자’이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일반인들 사이에서 그 정체를 감추고 지낸다. 오직 필요할 때만 ‘닌자 변신’(忍転身)을 통해 본래의 힘을 드러내고 싸울 수 있으며, 그나마 닌자들만이 인식할 수 있는 ‘닌자 결계’를 치고 싸우기 때문에 일반인들한테는 그 존재가 철저하게 감춰져 있다.

▶ 전형적인 마법소녀 변신과도 같은 개념인 ‘닌자 변신’(忍転身) 게임에서는 당연하게도 서비스 신(?) 감상의 역할도 겸한다.

닌자들은 기본적으로 누군가를 주군(쇼군)으로 모시는 존재들이다. 특히 이 중에서도 정부를 주군으로 모시는 닌자들을 ‘선닌’(善忍)이라고 부르며, 이들은 모두 국가의 엄격한 통제와 관리를 받아서 국가의 중대사가 걸린 임무를 맡는다. 게임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5인방은 모두 선닌 육성 기관인 국립한조학원(国立半蔵学院)에서 닌자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들. 참고로 이 학원은 닌자 육성을 하고 있지만 겉으로는 명문 교육기관으로 위장을 하고 있다는 설정이다.


    

이에 반해, 정부가 아닌 ‘개인’을 주군으로 모시는 닌자들을 ‘악닌’(悪忍)이라고 부른다. 악닌은 주로 거대 기업이나 정치가 등을 위해서 일을 하기 때문에, 선악과 관련 없이 온갖 더러운 일도 가리지 않고 수행한다. 이 때문에 평판은 좋지 못하며, 주인공들 또한 기본적으로 악닌은 퇴치해야 하는 악인들로 여긴다. 문제는 주인공의 라이벌들이 바로 악닌 육성 기관인 ‘비립헤비죠시학원’ (秘立蛇女子学園) 소속의 학생들이라는 것.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들은 처음부터 라이벌들과 격렬하게 대립하게 된다.


    

하지만 게임이 진행될수록 ‘선닌=선’, ‘악닌=악’이라는 이분법은 무너지며, 선닌은 선닌 대로의 문제점이, 그리고 악닌은 악닌으로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어쩔 수 없는 사정들이 부각되면서 게임의 갈등이 고조된다. 그리고 결국 ‘선닌’과 ‘악닌’의 공통된 적이라고 할 수 있는 ‘요마’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 시리즈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아스카를 필두로 한 국립한조학원 학생 5인(왼쪽)과, 호무라를 필두로 한 비립헤비죠시학원 선발대 5인(오른쪽). 시리즈 초반에는 서로 선닌과 악닌이라는 관계 때문에 격렬하게 대립한다.
▶ (일단은) 주인공 측인 국립한조학원 학생 5인. 처음에는 단순히 '악을 처단한다'는 느낌으로 행동하지만, 라이벌들과의 대립으로 갈등을 겪고 성장해 나가는 캐릭터들이다.

은근히 Deep Dark한 설정과 스토리 전개

섬란 카구라는 이렇듯 한없이 가벼워 보이는 게임의 겉면과는 다르게, 그 속을 살펴보면 은근히 진중하며,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배경 설정 등을 하나하나 파고 들어가 보면 어둡고 시리어스한 내용도 많다.


    

가령 비립헤비죠시 학원의 ‘요미’는 극빈층 가정의 자녀로 부모들은 그녀의 닌자 학원 입학을 대가로 목숨을 바쳤지만,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모른 채 부모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며, 세상의 모든 부자들을 증오한다. 그리고 국립한조학원의 ‘이카루가’는 바로 그 부잣집의 딸이기 때문에 요미가 가장 증오하는 대상이지만, 정작 이카루가 또한 사실은 닌자로서의 재능 때문에 어릴 때 친부모의 품을 벗어나 명문가로 입양되었다는 배경이 있어서 아이러니를 연출한다.

▶ 배경 설정을 보면 하나같이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는 비립헤비죠시학원 선발대(2편 이후 시리즈에서는 호무라 홍련대). 본래 1편에서만 해도 그냥 주인공 5인방에 대응하는 ‘적’이었지만, 시리즈가 전개되면서 점차 “또 하나의 주인공들”로 거듭나게 된다.

이런 식으로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보면 너나 할 것 없이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다거나(특히 비립헤비조시학원쪽 인물들을 보면 대책 없는 부모부터 왕따, 가난 등등 하나같이 배경 설정이 막장이다), 주변 인물들이 사망했다거나, 본래 선하게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부조리한 일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악의 길에 들어섰다는 식의 무거운 내용이 도처에 깔려 있다. 특히 시리즈 시작이었던 1편과 2편이 그러한 점이 유독 강조되는 편이었기 때문에, 이 시리즈가 처음 발매되었을 때는 오히려 가벼운 게임을 기대했던 유저들이 놀라서 악평을 남겼을 정도였다.


     

하지만 배경 설정 자체는 어둡고 시리어스해도, 스토리 전개 자체는 그러한 등장인물들의 갈등을 하나하나 치유하고, 해결해 나간다는 지극히 ‘왕도적인’ 전개로 잘 풀어나가기 때문에 유저들은 나름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다. 그리고 개발사에서도 1편과 2편 이후 발매된 후속작들 (SV, EV 등 후속작 및 각종 외전)에서는 점점 시리어스한 내용을 줄여가고, 대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내용들을 대거 추가하면서 밸런스를 맞추고 있기에, 너무 겁먹을(?) 필요 또한 없다. 

▶ 섬란 카구라 시리즈는 신작이 나올수록 점점 시리어스한 것보다는 가벼운 내용의 비중의 늘려가는 추세다.

나름 견실한 무쌍류 액션

섬란 카구라 시리즈는 ‘하이퍼 폭유 액션’ 장르를 표방하고 있을 만큼 일단은 ‘액션’에 중점을 두는 게임이다. (뭔가 중간에 이상한 단어가 하나 껴있지만 무시하자) 그리고 ‘액션 게임’ 그 자체만 보더라도 은근히 퀄리티가 준수하다.


    

기본적으로 섬란 카구라 시리즈는 시리즈 3편이라고 할 수 있는 ‘섬란 카구라 시노비 버서스’(SV) 이후로 발매된 작품들은 거의 다 ‘무쌍류’ 풀 3D 액션 게임을 표방한다. (최신작인 BURST Re:Newal 또한 동일하다) 즉 끝없이 쏟아지는 잡병들을 다양한 기술과 액션을 통해 “한꺼번에 쓸어버리는” 쾌감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 속에서 보스급으로 등장하는 적들과 치열한 공방을 펼치게 된다.

▶ 전반적으로 이 분야의 큰형님(?)이라고 할 수 있는 ‘진삼국무쌍’ 시리즈에 비하면 굉장히 가벼운 편이지만, 그래도 상쾌한 액션을 즐길 수 있다.

섬란 카구라는 ‘닌자’가 등장하는 만큼 다른 무쌍류 액션 게임들보다는 그 전투 속도가 굉장히 빠른 편이고, 벽타기/공중 도약 등을 이용한 공중 액션도 화려한 편이다. 액션 게임 초보자들 또한 ‘일단은’ 단순한 버튼 연타만으로도 기본적인 액션은 다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적응하기 쉬운 편.


    

또한 액션과 관련해서 시스템들이 다양하게 준비되어있기 때문에, 이런 요소들을 하나하나 파고들고,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재미가 좋다. 가령 ‘닌자 변신’은 단순히 파워가 오르는 것 외에도 액션의 패턴이 바뀌기 때문에, 이를 특정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좀 더 수월하게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다. 캐릭터마다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인법(필살기) 또한 마찬가지.


    

특히 재미있는 것은 ‘목숨 걸기’라고 하는 시스템이다. 캐릭터의 복장을 최소한도만 남겨두고 모두 벗어서 방어력이 엄청나게 낮아지는 대신,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인데. 액션 게임 마니아라면 이런 부분을 활용해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게임을 즐기고, 파고들 수도 있다.

▶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이들은 저마다 액션의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이들을 하나하나 컨트롤해보는 재미도 괜찮다.
▶ 캐릭터 육성도 그렇고 은근히 액션 게임으로서도 이것저것 즐길 거리가 많다.

물론 여기에 더해 시리즈 특유의 ‘코스튬 파괴’ (상대방, 혹은 자신이 일정한 대미지를 입으면 옷이 찢어지는 시스템)와 닌자 변신을 포함한 기타 연출들에서의 각종 눈요기와 볼거리(?)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섬란 카구라의 특징들. 만약 본인의 취향이 맞는다면 이런 부분에서도 굉장히 즐겁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시리즈 전통의 코스튬 파괴. 그나마 기사에 쓸 수 있는 이미지 찾으려고 고생 좀 했다. (...)

그리고 버스트 리뉴얼

섬란 카구라는 지난 2011년 발매된 시리즈 1편과, 2012년 발매된 1편의 확장팩 겸 완성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섬란 카구라: BURST: 홍련의 소녀들’이 닌텐도 3DS용으로 발매되면서 특유의 ‘가슴’을 강조한 마케팅과 게임성, 그리고 액션이 입소문을 얻으며 일본에서 엄청난 성공을 기록하게 된다. 사실상 이 작품의 성공이 있었기 때문에 이후 섬란 카구라 시리즈는 본편만 5편. 그리고 외전까지 합치면 모두 10여 작품이 넘게 발매된 거대 프랜차이즈로 성장한다.

▶ 본래 닌텐도 3DS용으로 발매된 시리즈 1편과 그 정통 후속작인 2편은 3D 액션 게임이 아니라, 벨트 스크롤 방식의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었다

그리고 지난 5월 17일 발매된 시리즈 최신작인 <섬란 카구라 BURST Re:Newal>은 시리즈에서 가장 많은 화제와 인기를 끌었던 바로 이 ‘섬란 카구라: BURST: 홍련의 소녀들’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정확하게는 게임의 스토리나 주요 요소들은 원작을 따르되, ‘액션’ 부분은 최신 3D 액션 게임으로 한층 파워업한 작품이라고 봐도 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지금까지 시리즈를 해보고 싶었지만 여러 이유로 못 해본 게이머가 전작 플레이 여부와 상관없이 “입문”하기에 적합한 작품이며. 또한 초기작을 비한글화 때문에 즐기지 못한 시리즈 마니아들 또한 시리즈를 한 번 정리한다는 느낌으로 즐겨보면 나쁘지 않은 타이틀이라고 할 수도 있다.

▶ 1편의 리메이크지만, 그래도 이후 작품들에서 추가된 신캐릭터들 또한 BURST Re:Newal에서 추가 DLC 캐릭터로 등장한다.

확실한 것은 ‘섬란 카구라’ 시리즈는 분명 노골적인 광고 콘셉트만큼이나 정말 온갖 방법으로 여성 캐릭터들을 벗기고, 신체 특정 부위를 강조하면서 남성 유저들을 자극하는 게임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그런 콘텐츠만 즐기는. 그냥 허접한 ‘뽕빨’ 게임은 아닌 것 역시 사실이다. 지금까지 겉으로 보여지는 이 시리즈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게임을 하기가 꺼려졌다면, 그리고 상쾌한 액션 게임이나, 닌자 활극 같은 요소들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은 관심을 가져도 좋을 만한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개발사 또한 <섬란 카구라 BURST Re:Newal>을 통해 지금까지 달려온 프랜차이즈를 한 번 정리하고, 추후 새로운 방식으로 IP를 전개한다고 밝힌 만큼. 이후 이 시리즈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지 향후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게이머로서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 사실 국내 유저들은 한글화가 안되었기 때문에 대부분 3DS용 1편이 아닌, 2편이나 PS4용 EV 등으로 이 시리즈를 접했을 것이다. 그런 만큼 이 시리즈를 좋아한다면 BURST Re:Newal 또한 한 번쯤 즐겨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