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가스 걸러서 '잉크' 만들 수 있다고?

조회수 2019. 4. 25. 10: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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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델리 공과대학교(IIT-Delhi) 출신인 쿠샤그라 스리바스타바(24)씨는 스타트업 ‘차크르 이노베이션(Chakr Innovation)’ 최고경영자입니다. 그는 졸업반이 되자 취업준비 대신 스타트업을 세우고 돈을 끌어모아 동료들과 함께 기계 한 대를 만들었습니다. 


디젤엔진 자동차 등이 내뿜는 배기가스에서 미립자 오염물질을 걸러내 공기를 정화하고, 긁어모은 미립자 물질로는 페인트나 프린터 잉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차크르 사는 이 기계를 ‘차크르 쉴드’라고 이름붙였습니다.

‘오염(Pollution)’과 ‘잉크(Ink)’에서 글자를 딴 ‘포잉크(POink)는 디젤 발전기에서 나온 오염 입자를 모아 만든 것이다. 사진 차크르 팀 제공

설립한 지 3년 남짓 된 차크르 이노베이션은 지금까지 70여 개의 차크르 쉴드를 설치했고, 배기가스 50조 리터를 정화하는 공기정화 효과를 보았다고 합니다.


2018년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대기오염이 심각한 도시 20개 중 14개가 인도에 있으며 그 중 1위는 델리였습니다. 스리바스타바 씨와 동료들은 심각한 공기오염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고민하다 유럽 디젤 차량에 장착돼 있는 디젤 미립자 필터(DPM)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차크르 쉴드를 고안했습니다.


배기가스 파이프에 쉴드를 장착하면 배기가스에 포함된 미립자 오염물질 70~90%를 모을 수 있습니다. 체로 거르는 방식이 아니라 배기가스를 빠르게 냉각시켜 포집하기 쉽도록 만들고, 특수 용액 처리를 거쳐 잉크로 만듭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비교적 깨끗한 배기가스가 외부로 배출됩니다.


차크르 이노베이션은 이미 두 번째 투자 펀딩까지 받은 상태입니다. CEO 스리바스타바 씨는 회사가 2년 안에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력 제품군은 다양한 프린터 응용 제품과 인쇄산업 전반입니다. 무역 전문지인 잉크월드 매거진에 따르면 현재 2억 3200만 톤, 8억 3000만 달러(한화 약 9400억 원) 규모인 인도 잉크 산업은 지난 10년 동안 매년 8% 이상 성장하고 있습니다.

차크르 직원들이 ‘포잉크(POink)’를 이용해 외벽에 ‘숨쉬자(Breathe)’는 글씨를 쓰고 있다. 사진 차크르 팀 제공

“우리는 컴퓨터와 사무기기를 판매하는 유명 기업 델(DELL)사에 잉크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잉크 양은 우리가 생산할 수 있는 양의 100배가 넘습니다. 중국 사업부에서도 우리 잉크를 사용하고 싶다고 합니다.”


디젤 배기가스를 걸러 잉크로 만드는 기술은 다른 인도 기업도 갖고 있습니다. 카르나타카 주 벵갈루루 지역에 있는 기업 ‘그래비키’ 역시 디젤 미립자 필터로 가스를 걸러 잉크를 추출해냅니다.


그러나 스리바스타바 씨는 자동차가 아닌 다른 분야를 노리고 있습니다. 그는 “10년 후엔 전기차 시장이 더 커질 것이고 디젤엔진 자동차를 위한 시장은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며 공업용 굴뚝 등 전기화 되지 않을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원문 : 동아일보 <디젤 배기가스로 ‘잉크’를 만드는 인도 스타트업(제이콥 코쉬(Jacob Koshy) 인도 더 힌두(The Hindu) 기자 - 번역 최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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