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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발견(犬)] 베란다에 갇혀 자매견 죽음 지켜본 '미달이'

조회수 2019. 5. 26. 14: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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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에 갇혀 자매견 죽음 지켜본 '미달이'
먹는 것을 좋아하는 '미달이'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지난 4월24일 강남구 역삼동에서 개들이 방치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제보자가 보낸 동영상에는 베란다를 기운 없이 돌아다니는 개 한 마리와 한쪽 구석에 웅크려 움직임이 없는 개 한 마리, 총 두 마리의 개가 찍혀 있었다.


제보자는 다름 아닌 그 건물의 임대인이었다. 임차인인 견주와 연락이 닿지 않아 월세가 6개월째 밀린 상황에서 개들이 방치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제보자는 "한 마리가 언제부턴가 구석에 웅크려 움직임이 없다"며 동물자유연대로 도움을 요청했다.


제보를 받은 활동가는 동물보호법에 따라 우선 강남구 관내 동물보호를 담당하는 강남구청 동물보호 담당 주무관(이하 담당관)에게 연락해 상황을 알리고 개들을 살펴 달라고 요청했다. 담당관은 이미 민원을 통해 이 일을 알고 있는 듯 했다.


활동가는 "직접 들어가지 않아도 옥상에서 개들이 보이고, 동물보호법에 따라 담당관에게는 동물이 있는 곳을 출입해 검사할 수 있는 권한과 동물의 안위를 살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견주가 임대인에게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줘 출입을 허가한 상황이니 현장에 나가 개들을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다.


안타깝게도 사진 속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개는 이미 오래전 세상을 떠난 듯 척추 뼈가 드러나 보일 정도로 부패돼 있었다. 영상에서 움직이던 또 다른 한 마리는 심각하게 말라 있었다. 동물병원에 검진을 받을 때 수의사가 허리가 잡아보고는 '더 이상 마를 수 없을 정도로 말랐다'고 진단할 정도였다.

베란다에 갇혀 살던 개 두 마리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이후 알게 된 사실은 견주가 개들과 함께 살기 위해 베란다가 넓은 집으로 이사했지만, 갑자기 구치소에 수감되는 등 개인적 사정이 생겨 돌볼 수 없게 됐다는 것이었다. 또 두 마리는 14살 자매로 죽은 개는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점, 며칠에 한 번씩은 견주가 밥을 주러 왔었고 임대인도 비슷하게 말하는 점들을 고려해 고의적으로 방치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견주를 고발하지는 않기로 했다. 그리고 살아남은 개 '미달'이의 소유권을 양도받아 반려동물복지센터의 새 식구로 맞이하게 됐다.


미달이는 건강 검사 결과 영양결핍 증상이 있긴 했지만 다른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는 모두 정상 수치로 돌아왔다. 하지만 고령으로 인해 백내장이 진행되면서 시력을 잃어가고 있다. 생활하는데는 지장이 없을 정도라고.

조은희 동물자유연대 간사는 "밥을 제때 못 먹은 탓인지 식탐이 많아 가끔씩 간식을 찾아 돌아다니기도 한다"며 "이제 눈도 잘 안보이기 시작한 고령의 미달이가 가정에서 각별한 보살핌과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노후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을 함께 지냈던 가족과 이별하고, 빈집에 방치된 채 자매였던 개가 죽는 모습을 모두 지켜보며 불안해 했을 것"이라며 "안타까운 미달이를 따뜻하게 보듬어 줄 좋은 가족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달이는 활발하고 밝은 성격이다. 사람을 무척 좋아하고 잘 따르며 애교도 많다. 다른 개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보단 사람 곁에만 있고 싶어 하는 미달이의 새 가족을 기다린다.

점점 한 쪽 눈 시력을 잃어가고 있는 미달이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Δ이름: 미달이

Δ성별: 암컷(중성화 완료)

Δ나이: 14살 추정

Δ체중: 7.5㎏

Δ품종: 코카 스파니엘

Δ문의: 동물자유연대 입양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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