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백종원표 '저가' 육수에 패배한 '비싼' 육수..자영업자들이 배워야 할 '이것'

조회수 2019. 11. 14. 17:3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DBR/동아비즈니스리뷰] 멸치국수를 파는 작은 가게에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죽어가는 골목을 살리고, 이를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과정을 담는 방송)>에 도움을 요청했다. 비싼 멸치를 아끼지 않고 듬뿍 끓여 육수를 우려내다 보니 높은 원가로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자신의 레시피에 대한 자부심으로 싼 멸치를 쓰거나 멸치의 양을 줄일 수는 없다고도 했다.

출처: SBS 골목식당
SBS 골목식당 국숫집 블라인드 육수 대결 결과. 기존의 레시피에서 원가를 줄이고 단점을 보안한 백종원 대표의 육수가 승리했다.

이에 백종원 대표는 멸치의 양을 줄이고 채소류를 넣어 더 오랜 시간 육수를 우려낸, 즉 원가를 줄인 육수로 손님들의 평가를 받아보자고 제안했다. 국숫집 사장님의 ‘비싼 육수’ VS 백종원 대표의 ‘원가절감 육수’의 승부. 고객의 입맛은 백종원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이게 웬걸. 국숫집 사장님은 패배를 인정할 수 없다고 버텼다. 육수 레시피는 그냥 자기 스타일대로 할 테니 대신 새로운 메뉴를 하나 개발해달라 고집을 부리기도.

출처: 유튜브 SBS Catch
SBS 골목식당

세상은 일 분 일 초마다 변한다. 과거의 지식과 경험으로 미래를 설명할 수 없기에 기업은 세상의 변화에 눈과 귀를 열어야 한다. 변해야 산다. 모든 기업이 혁신, 혁신, 노래를 부르는 이유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통해 혁신의 키워드를 알아보자.

자기부정(自己否定)

혁신의 출발점은 ‘자기부정(自己否定)’에서 부터다. 변화를 위한 고통스러운 자기부정이 혁신의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다. 쉽지 만은 않다. 지금껏 기업을 지탱해왔던 신념과 자부심을 버릴 수 없기 때문. 여기 국숫집 사장님도 그랬다. 오랜 기간 고수해왔던 나의 레시피를 한순간에 바꿀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비우고 내려놓아야 변화를 껴안을 수 있다. 자기부정 없이는 변화와 혁신도 없다 .

출처: pxhere.com

'자기부정'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는 ‘필름의 명가’ 코닥이 있다. 1975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하고서도 필름에 연연했다. 디지털 전환 시기에 과거의 성공 방식을 고수했다가 몰락한, 대표적인 혁신 실패 사례다. ‘코닥 모멘트(Kodak Moment)’라 하여 ‘멋진 순간’을 의미하던 ‘코닥’이란 단어가 지금은 ‘비 코닥트(Be Kodaked)’라 하여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쇠락하다’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자기중심(自己中心)

이번에는 라오스 전통 국숫집의 사례를 살펴보자. 라오스 여행을 갔다가 현지 국수의 매력에 빠진 사장님이 레시피를 배워와서 차린 국수가게다. 하지만 매출이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출처: SBS 골목식당
정통 라오스식 쌀국수를 추구한다는 가게지만 메뉴판에는 국적 불명의 메뉴들이 가득하다

메뉴부터가 문제였다. 라오스 전통 국수를 파는 집인데 메뉴를 보니 각종 롤과 버팔로윙 등 국적 불명의 아이템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매출을 위한 구색용 아이템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게 늘어날수록 ‘콘셉트(concept)’의 날은 무뎌질 수밖에 없다. 손님이 없는 식당일수록 카레라이스에서부터 동태찌개까지 안 하는 게 없다. 그러나 잘 되는 집은 메뉴가 단출하다.


골목식당 두 번째 키워드는 ‘자기중심(自己中心)’이다. 명확한 나만의 차별적 콘셉트가 관건이다. ‘라오스’가 사라진 라오스 국숫집의 국수는 더 이상 라오스 국수가 아니다. 자기 자신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다. 고객의 머릿속에 ‘강렬한 한 단어’를 남기는 게 마케팅이다. 줄이고, 좁혀야 한다. 모두를 만족시키려 하다가는 어느 누구도 만족시킬 수 없다. 

자기인식(自己認識)

라오스 국숫집의 또 다른 문제는 국수의 맛이었다. 특징 없는 심심한 국수에 손님들의 반응이 시큰둥했다. 정작 더 큰 문제는 국숫집 사장님의 태도였다. 손님이 느끼는 맛과 상관없이 라오스 현지에서 직접 배워온 자신의 요리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하지만 기준은 ‘내’가 아니라 ‘손님’이어야 한다.

출처: SBS 골목식당
라오스인들의 시식 평가. 혹평이 이어졌다.

자신의 레시피를 자만하는 사장님의 태도를 개선하기 위해 제작진은 진짜 라오스 사람들을 섭외해 국수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이건 (라오스가 아닌) 베트남식 쌀국수 맛이다”, “국물과 고기가 따로 논다” 등 국수를 먹은 라오스인들의 혹평이 이어졌다. 사장님은 적잖이 당황했다. 하지만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 하지 않던가. 그만큼 꼭 필요한 얘기들이다.


마지막 키워드는 ‘자기인식(自己認識)’이다. 나에 대한 객관적인,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평가의 주체는 내가 아니라 고객이다. 내가 아닌 고객이 맛있어야 한다. 숫자 6을 써놓고 아무리 6이라 우겨봐야 손님이 9라 하면 게임은 끝인 것이다. 고통스럽더라도 민낯 그대로의 나를 마주해야 한다. 출발은 거기서부터다. 고객이 답이니 말이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48호
필자 안병민 열린비즈랩 대표

인터비즈 홍예화 정리

inter-biz@naver.com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