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히 예의없어 보인다는 소주잔 잡는 법

조회수 2020. 12. 3. 16:56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비대면 시대에도 '술자리'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단순히 '만나야 비즈니스가 된다'는 이유여서가 아니다. 모니터 너머 상대와도 술잔은 맞댈 수 있다. 핵심은 ‘주도(酒道)’를 알고 있느냐다. 술자리에서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른 예절이다. 가장 대중적인 술인 소주를 마실 때도 나름대로의 예절이 있지만, 술자리에서 구전될 뿐 그 방법이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주도는 격식 있는 자리서만 필요한 게 아니다. 편한 사이에도 주도를 지키면 서로를 배려하며 마실 수 있어 과음을 줄일 수 있다. 올바른 음주문화를 위해 '알랑말랑한' 소주 마시기 방법을 탐구해 본다. -필자 주-


소주를 마실 때는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마신다. 이러한 음주 방법을 수작(酬酌)이라 한다. 이 말의 기원이 술잔을 돌리며 통성명을 하던 데에서 유래했다고 하니 술을 함께 마시는 행위는 성인들의 소통방법인 것이다. 그래서 술을 마실 때는 항상 주도가 존재한다. 자리에 앉기에서부터 소주 따르기 위한 술병 잡기, 병뚜껑 열기, 따르기, 받기, 마시기, 잔 놓기 그리고 다시 술잔에 따르기까지 다양한 단계에 걸쳐서 아주 세세한 방법들이 있다. 대충 마실 수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주도를 익혀 제대로 소주를 마시는 게 좋을 것 같다.

6단계 소주잔 잡기

소주잔을 엄지, 검지, 장지, 약지의 네 개 손가락을 이용해 가볍게 쥔다. 새끼 손가락은 자연스럽게 둔다.
검지가 소주잔의 윗부분과 높이를 같이 하면 가장 적당하다. 너무 아래 잡거나 너무 위를 잡으면 불안정하다.
술잔과 테이블의 바닥은 3~5cm가 떨어지는 것이 적당하다. 다만 술을 따라주는 자의 술병이 높이 있으면 잔을 그에 맞춰 높이 들어주는 것이 좋다.
소주를 받기 전의 시선은 상대방의 눈을 보지만, 소주를 따르는 순간부터는 소주잔을 향한다. 상대방이 술 따르는 양을 조절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느낌이다.
소주잔의 아랫부분을 잡으면 새끼 손가락부분에는 잡을 공간이 없어 새끼 손가락을 뻗을 수 있다.
새끼 손가락을 뻗어 소주잔을 잡으면 귀엽게 보일 수 있어 연인 사이에 유용한 잡기법이다.

※ 잡을 때 주의사항 ※

두 손가락 잡기 : 엄지와 검지, 두 손가락으로 잔을 잡는 방식은 한국 전통주인 막걸리를 마시는 방법이다.
아래 잡기 : 소주잔 아래 부분을 잡으면 터프해 보일 수 있지만 예의는 없어 보인다.
위 아래 잡기 : 엄지와 새끼 손가락만으로 소주잔을 잡는 방식은 겉멋을 부리는 것으로 대단히 예의 없어 보인다.

7단계 소주 받기

윗사람이 술잔을 주면 두 손으로 공손히 받고, 잔을 받으면 바로 내려놓지 말고 술을 따라줄 때까지 손에 쥐고 있는다. 조선시대에 어른에게 술을 따르거나 술을 받을 때에 커다란 소매의 아랫부분(도포의 도련)에 음식물이 묻을 수 있어 왼손으로 옷을 쥐고 오른손으로 따르는 데에서 이같은 풍속이 생겼다고 전해진다. 양복으로 바뀐 뒤에는 넥타이가 음식에 닿을 수 있어 왼손으로 넥타이를 누르기도 한다.

오른손은 소주잔을 쥐고 왼손은 펴서 오른손날과 손목의 아래부분과 소주잔의 아래 부분에 가볍게 댄다.
상대방이 소주를 따를 때에 잔에 술이 얼마만큼 따라졌는지 보일 수 있도록 해 소주가 넘치지 않게 한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술을 따라주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며 인사한다.

적당량을 받았음을 표현하는 법

상대방이 자신의 소주잔에 소주를 따라줄 때 잔을 아주 살짝 위로 올린다. 술잔에 받을 소주의 양이 ‘이 정도면 충분하다’라는 의사표현이다. 단 친구이거나 격의가 없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거리별 소주 받는 자세

술을 따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잔을 쥔 오른손은 내밀고, 상대방과의 거리가 멀수록 왼손바닥을 오른손의 손목, 팔뚝, 팔꿈치, 겨드랑이, 오른쪽 가슴으로 옮겨가며 대고 받는다.

50cm 이내의 거리에 있을 때는 잔을 쥔 오른손을 내밀고, 왼손 끝은 오른손날 아래를 받친다. 100cm 이내에 있을 때는 잔을 쥔 오른손을 내밀고 왼손 끝을 팔뚝이나 팔꿈치에 살짝 받친다. 100cm 이상 거리에 있을 때는 잔을 쥔 오른손은 내밀고 왼손바닥을 오른쪽 가슴에 댄다. 이때 상체를 앞으로 기울인다. 술을 따라주는 사람과 거리가 서로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곳에 있을 때는 자리를 이동해서 50cm 이내 거리와 같은 자세로 소주를 받는다.

필자 퍼니준(소주아티스트) / 일러스트 퍼니준
​인터비즈 조현우 정리
inter-biz@naver.com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