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아닌 '직업인'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시대, 필요한 것은?

조회수 2021. 2. 9.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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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브랜딩의 시대입니다.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으로 살아남는 게 더 중요해지며 프리랜서는 물론이고 직장인, 자영업자, 취업준비생 등 모두에게 셀프 브랜딩이 필요해졌습니다. 그런데, 과연 셀프 브랜딩이 무엇일까요? 셀프 브랜딩에 전략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LG전자와 두산, 현대자동차에서 임원을 역임한 '대기업 임원 3관왕' 최명화 블러썸미 대표는 "셀프 브랜딩은 기업이 브랜드 전략을 짜는 것처럼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어떻게 해야 '나'라는 브랜드를 잘 키울 수 있을지, 셀프 브랜딩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최명화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대표님은 LG전자와 두산, 현대자동차에서 임원으로 근무하신 마케팅 전문가다. 그런데 오늘은 셀프 브랜딩 노하우를 전수해 주시기 위해 나오셨다.

A.

경영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에서 7~8년간 컨설팅 일을 했다. LG전자로 자리를 옮겨 상품개발과 인사이트 마케팅을 담당했고, 두산에서는 그룹 브랜드를 관리했다. 이후 현대자동차로 옮겨 자동차 마케팅을 했다.

마케팅을 오래 하다 보니 개인도 하나의 브랜드라는 생각이 들더라. 어떻게 보면 '나'라는 브랜드를 잘 키우는 과정은 기업 브랜드를 키우는 과정과 원칙과 접근 부분에서 유사한 점이 많지 않나 싶다. 기업이 브랜드 전략을 짜듯이 '나'라는 브랜드를 들여다보면 어떤 전략을 세울 수 있을지 이런 얘기를 해보려 한다.


Q.

대표님이 생각하는 셀프 브랜딩이란?

A.

요즘 '개인 브랜딩'이라는 말이 나오면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에 치우쳐진 경우가 있다. 인스타그램에 나를 알리는 방법이나 이런 부분만 우리가 브랜딩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제가 생각하는 셀프 브랜딩은 "내 이름을 인스타그램에 알리겠다"와 같은 실천 쪽이 아니다. 기업에서 브랜드 전략을 짜듯 개인도 자기 브랜드 전략을 짜야 한다는 생각이다.

셀프 브랜딩은 유명하거나 본인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만 중요한 게 아니다. 대학생, 취업준비생, 직장인 누구나 '나'라는 사람을 하나의 브랜드로 생각해야 한다. 전략을 확고히 수립하고 그다음에 커뮤니케이션하는 법, SNS에 포스팅 올리는 법 등을 기술적 실행으로 익혀야 한다. 두 가지가 같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


Q.

보통 자기 사업을 하거나 프리랜서인 분들에게 브랜딩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직장인에게도 셀프 브랜딩이 필요하다니 신선하다. 

A.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회사 생활은 긴 게임이다. 이 게임은 잘하기 굉장히 어렵지만 해볼 만한, 그리고 굉장히 흥미로운 게임일 수 있다. 이 게임에는 물론 지식이나 기술도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먼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라는 궁극적인 정체성이 있어야 하고, 그걸 붙잡아줄 멘탈이 지원돼야 한다.

회사라는 곳만큼 내 멘탈을 붙들어야 하는 환경도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왜 회사에 다니는지 생각해 보자. 궁극적으로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닌가. 회사에서 월급만 받으면 땡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고 있다. 그 생활을 통해서 내가 행복해야 하고 더 성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어쩌면 프리랜서보다도 더 브랜드를 고민하고 지켜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그렇다면 직장인에게 셀프 브랜딩이 필요한 이유는 결국 이직을 잘 하기 위해서일까?

A.

이직을 하고 안 하고가 중요한 건 아니다. 나를 담고 있는 그릇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혹은 한 직장에 30년 정도 다닐 수도 있다. 저는 오히려 회사를 오래 다닐수록 브랜드를 붙잡고 있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지속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셀프 브랜딩의 목적 하나만 대라고 한다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통한 행복 추구'라고 할 수 있다.

저는 브랜드 하우스를 그려보는 걸 꼭 권하고 싶다. 브랜드 하우스란 모든 기업이 자기 브랜드에 갖고 있는 한 장짜리 전략이다. 브랜드 하우스는 크게 세 가지로 구성할 수 있다. 1)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궁극적인 지향점, 아이덴티티 2) 나를 빛나게 만드는 구체적인 차별성 3) 공부를 하는 등 나를 발전시키기 위한 인프라다.

예를 들면 저는 나에게 오면 어려운 일도 풀 수 있게 만드는 문제 해결자라는 브랜드를 가져갈 수 있다. 어려움이 많은 사람들이 내게 와서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고민을 들어주는 사람과 같은 포지션을 가져갈 수도 있다. 동네 형과 같이 친근한 정체성일 수도 있다. 그게 바로 내가 궁극적으로 가져가는 나의 아이덴티티다. 예를 들어 볼보는 그 많은 정체성 중 '안전'과 딱 붙어 있지 않나.

그다음으로 나를 빛나게 만드는 구체적인 차별성을 우리는 '가치제언'이라고 한다. 가치제언을 찾아내야 하고, 지금은 갖춰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나의 삶을 위해 공부도 해야 하고 때로는 다른 것도 해야 한다. 그런 걸 인프라라고 부른다. 개개인마다 브랜드는 모두 다 다르고, 달라야만 브랜드로써 의미가 있다. 




출처: 블러썸미
최명화 블러썸미 대표

Q.

취업준비생들 입장에서는 셀프 브랜딩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요즘 취업의 방향을 잘 잡지 못해 힘들어하는 취업준비생이 많다. 전공이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A.

저도 대학에서 불어불문을 전공하고 유학시절 마케팅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물론 한때 전공에 대한 열등감을 갖고 있기도 했지만, 돌아보니 그게 제 차별점이었다. 지금은 강점이 됐다. 경영학을 계속 공부한 사람에 비해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라든지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었다.

맥킨지에는 예체능을 전공한 컨설턴트도 많았다. 그 친구들이 회사에서 굉장히 잘했다. 그래서 회사에서도 음악을 전공한 분들처럼 경영학이 아닌 다른 전공 직원들을 꽤 뽑았다. 전공이 나의 특질이나 관심 가는 분야와 연결만 된다면 오히려 더 차별점인 강점이 될 수 있다. 너무 전공에 얽매이지 말고 기죽을 필요도 없다는 조언을 드리고 싶다. 오히려 그건 스스로가 만든 족쇄일지도 모른다. 


Q.

셀프 브랜딩은 참 어려운 것 같다. 스스로를 잘 믿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A.

지금 우리는 제정신 붙잡고 살기 어려운 시대를 통과하고 있다. SNS는 끊임없이 사람들을 비교하고 평가하게 만든다. 그 안에서 우리가 중심을 잡는 게 정말 어렵다. "이 정도면 됐어"라고 만족하려고 하다가도 SNS만 열면 더 잘하는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니 말이다. 자기 객관화를 너무 잘 시키게 되는 게 한 편으로는 불행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부분을 강조하고 싶다. 여러분은 모두 보물섬이다.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생각을 해야 한다. 내가 잘하는 것, 차별화되는 지점은 분명히 있다. "에이 이거는 좀" 싶은 것들,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들 모두 여러분의 강점이 될 수 있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대중적인 것, 별것에만 신경을 썼다. 요즘에는 "이거는 별로 좋아하는 사람도 없을 거고 특징도 아닐 거야" 하는 것들도 굉장히 많은 분들이 호응한다. 찾아보면 차별화되는 지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저는 셀프 브랜딩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존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하루 종일 남 생각을 하고 살지 않는가. 상사나 부하직원, 동료, 아이나 남편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 그런데 행복하기 위해서는 그 시각을 남이 아닌 스스로에게로 돌릴 필요가 있다. 자신을 조금 더 들여다보고 '남이 나를 사랑해 줄까'를 생각하기 전에 '내가 정말 나를 사랑하나'가 고민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터비즈 서정윤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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