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내 '불평등' 타파하려면? "당연하게 여겨졌던 '이것'부터 인정하라"

조회수 2021. 2. 15.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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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동아닷컴
SK그룹은 한국 기업 중 최초로 'RE100(재생에너지 100%)' 가입을 확정하는 등 ESG 경영에 힘쏟고 있다.

ESG(환경, 사회적 가치, 지배주조)는 이 시대의 경영 키워드로 꼽힌다. 특히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기업에게 '지속가능한 경영에 좀 더 노력을 기울이라'는 시민사회의 요구가 더해지면서 ESG의 필요성은 한층 더 높아졌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인권'이 이 ESG 경영의 새로운 요소로 덧붙여지는 분위기이다. '#미투운동',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등등 인종이나 성별 등에 의해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지속가능한 경영의 기본 요소로 간주되는 모습이 나타나는 것. 문제는 여전히 '자신과 지신의 조직은 차별하지 않는다'라고 막무가내식 믿음을 고집하는 리더가 많다는 점이다. 리더가 불평등의 구조를 타파하고 역동적인 조직 분위기를 만들어내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HBR 2020.11-12월호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알아보자.

첫 걸음: 귀와 마음을 연 소통

리더가 불평등을 타파하려면 먼저 본인 스스로가 그동안 혜택, 기회, 자원, 권력을 '당연하게 누려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분명하게 혹은 미묘하게 거부한다. 특권을 인정하기란, 많은 경우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성공을 거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뜻이기에 고통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해야 한다. 그리고 그 특권을 앞으로 좋은 일을 위해 쓸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해야 한다.

한 백인 남성 로펌 간부는 이렇게 설명했다. “가장 최근에 이직 결정을 내렸을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남성에게 “당신의 결정이 아내나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칩니까?” “가족 대신 일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같은 질문은 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엔 그렇지 않습니다.”

특권을 누렸다는 것을 인정한 다음 리더는 시간을 들여 충분히 읽고, 듣고, 보고, 이해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조직에서 성별, 지역, 학력 및 인종 등으로 소수에 속하는 이들에게 부당했던 경험담을 곧장 물어선 안 된다. 오히려 감정적, 인지적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먼저 당사자의 허락을 구한 후 겸손하고 배우는 자세로 접근하자. "우리가 일상에서 그만둬야 할 행동이 있다면요? ","공정하고 따뜻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동료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지 조언해 주시겠어요? " 등이 좋은 질문이다. 단, 소수집단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경험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자. 한 둘의 이야기로 일반화해선 안 된다. 많은 사람과 이야기하고, 저마다의 독특한 경험과 교차적 정체성에 귀를 기울이자.

당신은 소외집단, 특히 다방면으로 사회적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과 신뢰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들은 직장에서 당신의 행동에 대해 정확한 피드백을 줄 것이다. 사람들의 의견을 선물로 받아들이자.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하는 말이 당황스러워도 솔직함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여주자.

리더가 적극적으로 "NO"라 말할 수 있어야

이제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직장에서 차별적 언행이 있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면 단호하게 중단시키자. 소외된 사람들이 대응할 때까지 기다리면 안 된다. 가해자들은 가스라이팅으로 피해자를 무력하게 만들어서다. “그 사람이 무슨 해를 끼치려고 한 건 아닐 거야. 그 사람 스타일이 원래 그래.” “농담인데 뭘 그래요?” 등이 대표적인 가스라이팅이다.

소수집단의 동료가 그 자리에 있든 없든 개입하라. 당신은 불쾌했고, 그런 말이나 행동은 용납되거나 조직을 대변할 수 없다고 설명하라. 차별을 목격했을 때 피해자를 위로하기 위해 나중에 다가가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 당신의 지지를 보여줘라.

직급상 권한이나 지위를 갖고 있는 고위직의 경우 앞서 말한 '특권'을 좋은 일에 사용할 수도 있다. 회의, 프로젝트 등에서 소외된 동료를 끌어당기는 것이다. 소외 집단에 속한 사람들은 회의에 참석한 ‘유일한’ 소수자인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스스로를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는 사람처럼 느낄 수 있다. 연대자는 소외집단에 속한 동료들을 자리에 더 많이 불러 모아서 이 문제를 해결한다.

회의가 준비되면, 연대자는 “우리가 빠뜨린 사람이 있나요?”라고 묻는다. 누구의 기여도와 전문성이 종종 간과되거나 평가절하되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묻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그들을 중심으로 끌고와야 한다. 예컨대 소수집단 구성원에게 회의를 이끌어 달라고 요청하거나, 눈에 띄는 자리나 행사에서 자신의 역할을 대신 맡으라고 제안할 수 있다.

연대하는 리더는 동료들의 강점과 약점을 알고 도전의식을 북돋아 격려한다. 새로운 프로젝트와 도전적 업무, 승진 기회가 논의될 때마다 이들의 능력과 성과를 홍보한다. 단, 이런 과정에서 연대자를 자처하는 이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피해야 한다. 간혹 자신의 도덕적 우월성을 내세우려는 의도를 내비치는 경우가 있어서다. 연대자는 멋지게 보이거나 기분 좋으려고 되는 게 아니다.

사람 중심 조직의 시작은 리더로부터

고위급 리더라면 조직의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효과적인 편견금지, 채용, 리더십 개발 이니셔티브를 설계하고 구현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자. 차별에 맞서 싸우는 동료들과 협력하거나 조직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당신의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에서 작은 성공을 이끌어 내고 네트워킹, 멘토링, 전문역량 개발 이벤트를 통해 교류할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직 전반에 걸쳐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찾아 기반을 넓히자.

소수 집단이 경험하는 임금 격차, 높은 이직률, 커리어 개발 정체의 원인은 잘 알려져 있다. 채용 과정, 전문성 개발 과정, 승진 과정에서 벌어지는 편견과 차별이다. 연대하는 리더는 소외집단 동료들이 이 장애물을 극복하도록 도울 수 있다.

직원을 채용할 때에도 지원서 검토와 위원회 심의를 공정하게 시행하고, 위험한 발언을 잘 살펴서 막아내자. “엄마 역할 하느라 바쁘겠네요.” “승진을 시키기 전에 이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지 증명하게 합시다.” 소수 집단을 탈락시킬 때 자주 사용되는 말들이다. 이런 말에는 간단히 만약 다른 주류 집단의 구성원이었어도 이런 이야기를 했을 지를 지적하면 된다.

비영리환경단체 ‘뿌린 대로(As you sow)'의 CEO 앤드루 비하에 따르면, 리더가 자신의 목적과 목표를 명확히 밝히고 투명하게 계획과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기업은 가장 우수하고 뛰어난 직원을 채용하고 유지하며 주주들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실제 경영자 중에서 효과적인 연대자들은 스스로 모범을 보일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의 행동에 대한 기대치를 설정하고 결과를 책임과 보상에 연계시켰다.

글로벌 경영 패러다임이 ESG로 모아지는 지금이 바로 행동할 때다. 전략만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강력한 연대자가 필요하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팀이 변화하도록 지원할 기회와 책임이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결국 우리의 조직과 사회에 도움이 된다.

*미출처 이미지 표기 :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세계적 경영 저널 HBR 2020년 11-12월 호
필자 체달레 멜라쿠
정리 인터비즈 조지윤 김재형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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