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서 페이스북, 그 다음은 당근마켓?..커뮤니티의 비즈니스 활용 공식

조회수 2021. 2. 21.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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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의 기원은 1990년대 하이텔, 나우누리 등 PC 통신에 기반한 소모임(동호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대 초반으로 넘어가면서 포털을 중심으로 정보 공유 성격이 짙은 카페가 성황을 이룬다. 일평균 수십 만 명의 이용자가 방문하던 디시인사이드, 웃긴대학 등은 각종 유행어와 트렌드를 양산하는 집합소였다. 이후 미니홈피 열풍을 주도한 싸이월드까지 커뮤니티 기능 자체에 집중하는 다양한 온라인 채널이 전성기를 맞이했다.

'모바일 혁명'이 모든 비즈니스를 집어삼킨 2010년대. 애플리케이션(앱) 기반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앱 기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2세대 커뮤니티)가 대세가 되고나서부터 기류는 서서히 달라진다. 사용자를 겨냥한 '맞춤형 광고'가 가능하고, 브랜드 마케팅의 주요 창구로 SNS가 부각되면서 과거 회원들만 이용하던 커뮤니티로서가 아닌 아닌 업자와 회원이 비등 비등한 수로 공존하는 소위 '플랫폼(생산자와 소비자가 공존하는)'으로 진화한 것이다. 인플루언서 마켓(또는 세포마켓)도 이런 플랫폼을 기반으로 회원이 업자로 전향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렇게 커뮤니티는 그간 소모임으로 첫발을 뗀 뒤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커뮤니티는 비즈니스, 특히 광고와 마케팅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한 몸이 됐다. 최근에는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 부동산 앱 호갱노노 등 애초 커뮤니티 기반으로 시작하지 않았던 서비스가 체급을 키우기위해 자사 사이트나 앱에 자체적인 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기존 광고나 마케팅의 수단으로서가 아닌 그 안에서 생선되는 순수한 정보 교환이 네트워크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3세대 진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플랫폼+커뮤니티=성공 방정식?

출처: 인스타그램

SNS를 기반으로 한 2세대 커뮤니티는 커뮤니티를 넘어 소셜 플랫폼으로 확장했다. 나의 일상을 게시하고 지인의 소식을 받는 등 SNS 본연의 기능 못지 않게 사용자는 그 안에서 게임, 쇼핑 등 다양한 비즈니스 서비스를 동시에 소비한다. 사용자는 또한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광고 타깃이 된다. 이곳에서 팔로워 수가 높던 '1인 미디어(혹은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또 다른 시장(세포마켓 등)이 형성될 수 있었던 것도 'SNS의 플랫폼화'와 맞물려 있다.

(좌) 당근마켓 (우) 호갱노노

'1일 1당근'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지금까지의 진화 공식(커뮤니티 → 플랫폼)과는 다른 결의 변화상이 감지된다. 애초 상업적인 목적으로 시작한 서비스 업체가 1세대 커뮤니티의 속성이라 볼 수 있는 본연의 소통 기능을 강조하는 채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

이는 1세대 커뮤니티의 부활이자, '제3지대 외부 영입'으로 새 진로를 개척하는 현상이라고 풀이된다. '우리동네질문' 등의 기능을 탑재한 이후 지역 커뮤니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당근마켓이 대표적이다.

"고등학생인데 짝사랑에 가슴앓이하고 있습니다."

"고등학생인 우리 아이 수학 학원 좀 추천해주세요."

당근마켓의 '동네생활' 코너에는 세대 불문, 동네주민의 생생하고 애틋한 사연이 쏟아진다. 당근마켓에 따르면 이용자들의 월 평균 방문 횟수는 24회(@월 기준)로 하루 한 번 이상 사용하는 수준으로 잦아졌다.

부동산 서비스 플랫폼 호갱노노도 '이야기' 기능을 통해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처음엔 단순히 동네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던 것에서 시작했다. 하루에 달리는 댓글만 수백 만 개가 넘어가고 한 아파트에 대한 이야기만도 수천 개씩 쌓이니 이젠 그것 자체로도 어마 어마한 소통 채널이자 데이터 베이스가 된 것이다.

이밖에 국내 대형게임사인 엔씨소프트도 모바일 플랫폼인 퍼플을 통해 커뮤니티 기능을 선보이고,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코인마켓캡(CMC)도 지난해 6월 사용자들 간 채팅 기능을 도입하는 등 업계와 업체 크기에 상관없이 커뮤니티를 향한 러브콜이 열기를 더하는 분위기이다.

❏ 러브콜 이유는 네트워크 효과?

-커뮤니티 성공하려면


'닫으면 죽고, 열면 흥한다'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진리다. 여러 업체들이 앞다퉈 커뮤니티 기능을 더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용자들끼리 커뮤니티 내에서 대화를 주고 받으면 자연스레 플랫폼 체류 시간이 길어진다. 처음엔 정보를 얻기 위해 모인 이용자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덧붙이고 수정하며 상호작용한다. 이런 과정에서 이용자가 이용자를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네트워크 효과가 일어난다. 즉, 더 많은 사람들이 활용할수록 해당 정보 교환이 일어나는 서비스의 정보자산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여러 플랫폼 사업자가 커뮤니티 조성에 방점을 찍고 "이용자들의 놀이터로 만들고 싶다"고 공언하는 것도 이런 맥락과 연관됐다.

"어떻게 활성화 할 수 있을까."

수 많은 사업자의 갈망 대상으로 떠오른 커뮤니티. 마지막으로 마셜 벤 엘스타인 미국 보스턴대 교수와의 인터뷰를 실은 DBR 기사를 참조해 아래 세 가지 고려사항을 소개한다.


출처: 페이스북

먼저, 체험을 통해 커뮤니티 몰입을 이끌어내야 한다. 2014년 2월 페이스북은 10주년 기념으로 페이스북 가입일부터 사용자가 게시한 사진 등을 편집해서 지난 경험을 회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페이스북 사용자들로부터 많은 호평을 이끌어냈다. 사용자 개개인의 체험을 공유할 수 있는 체험으로 제공하고, 이를 통해 커뮤니티에 대한 감정적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만 이용자의 커뮤니티 몰입이 높아질 수 있다.

커뮤니티 가치 창출도 필요하다. 물론 이 가치는 긍정적이면서도 생산적인 결과물이어야 한다. 인스타그램은 '내가 얼마나 잘 사는지', 카카오스토리 '내 자식이 얼마나 예쁜지' 보여주기 위해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동,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 등이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일 경우 커뮤니티가 창출해 내는 가치가 미흡할 수밖에 없고 커뮤니티 내에서 구성원이 지각하게 되는 가치 또한 빈약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상호작용의 양과 질을 모두 강화해야 한다. 디자인 전문 쇼핑몰 텐바이텐은 다이어리 꾸미기에 관심있는 이용자들이 서로 노하우와 사용 제품을 공유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베스트 다꾸러 도전' 등 코너를 만들어 이용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유인을 끌어냈다. 이용자들의 높은 만족도와 참여도를 끌어내려면 플랫폼 자체적으로 힘써야 한다. 즉각적 피드백, 유연한 시나리오, 고객과의 자연스런 대화 등 상호작용 마케팅의 핵심 요소는 커뮤니티 활성화에도 여전히 유의미하다.

※ 참고

플랫폼이 제품을 항상 이긴다, 커뮤니티 키워 네트워크 효과 노려라

SNS가 소중한 '광속의 커뮤니티 3.0' 광속피드백? 광속민족... 새 시장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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