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합격이네" 눈엔 눈물이..인기취준생 토끼의 '배후

조회수 2020. 9. 24. 01: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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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팔로워 6만8000명 인기 토끼의 정체
인기 취업준비생 토끼니
인스타 팔로워 6만8000명 토끼의 정체

‘성격 소개(장단점)및 성장 과정 [400자 이내]

저는 엄하신 아버지와 다정하신 어머니 밑에서 바르게 자랐습니다…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취업준비생의 현실을 반영하는 사진과 짧은 한 문장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SNS 스타가 있다. 노란 몸통과 후드 티셔츠가 트레이드 마크인 주인공은 바로 토끼니다. 업로드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인스타에서 그를 팔로우하는 사람이 벌써 6만8000명을 넘었다.


특별한 건 없다. 토끼니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취준생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합격자 발표를 보며 ‘또 불합격이네~ 이젠 아무렇지도 않다’ 라고 외치는 토끼니의 눈엔 눈물이 고여 있다. “내가 들어갈 네모 칸은 도대체 어디”라고 물으며 높은 건물을 쳐다보기도 한다. 공감과 인기를 얻고 있는 토끼니. 토끼니 제작자를 jobsN이 만났다. 

출처: jobsN
날이 추워져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 후드티 위에 자켓을 입었다.

”취준생 현실을 담고 싶었다”


“안녕하세요, 취준생 토끼니와 함께 동거 중인 '회사원A' 입니다. 토끼니처럼 디자인을 전공했고, 지금 회사에서 디자인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만나기 전엔 토끼니를 만든 사람은 취업준비생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터뷰 자리에 나온 사람이 대기업 로고가 찍힌 명함을 내밀었다. 직장인이었다. 이름과 성별은 밝히지 않겠다는 조건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자신을 회사원A로 소개해달라고 했다. 

출처: 직장내일 포스트 캡처, 토끼니 인스타그램 캡처
직장 내일에서 만든 직장인 커밋 콘텐츠(좌) 취업준비생 토끼니(우)

직장인의 현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콘텐츠는 많다. 회사원A는 취준생의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 커밋(개구리 인형)으로 직장인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처럼 만들자는 생각이 들었다. 전공을 살려 토끼니를 디자인하고 직접 인형으로 제작했다.


사람들에게 친근한 동물 콘텐츠에서 토끼가 빠지지 않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카카오 프렌즈 ‘무지’, 라인 프렌즈 ‘코니’가 있다. “그래서 토끼를 택했습니다. 또, 사진 콘텐츠를 기획했기 때문에 눈에 잘 띄는 노란색으로 만들었어요. 나중에 취업을 한다면 칼퇴근하라는 바람을 담아 이름을 토끼니로 지었어요. 저의 바람이기도 합니다.”


토끼니는 곧 나 자신


토끼니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콘텐츠 출처는 모두 자기 자신이라고 한다. “지금 저는 취업을 했지만 토끼니는 아직 입니다. 제가 취업준비생 때 모습인 셈이죠. 빽빽하게 들어선 건물을 보며 ‘저 많은 자리 중에 왜 내 자리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불합격 통보에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눈에선 눈물이 흐를 때도 있었습니다. 모두 제 이야기이기도 하고 요즘 취준생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콘텐츠 중 소위 말하는 ‘자소설’을 쓰는 토끼니를 찾아볼 수 있다. 거짓말하면 코가 늘어나는 피노키오처럼 사진 속 토끼니의 코도 길게 늘어나 있다. A씨 역시 취준생이었을 때, 자기소개서 쓰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열심히 쓴 자기소개서가 1차에서 계속 떨어질 때, 정말 힘들었습니다. 떨어진 자소서를 계속 쓸 수 없으니 다시 또다시 작성했습니다. 힘들기도 했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그럴 땐 토끼니처럼 이미 취업한 친구에게 술 한잔 얻어 마시며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취준생뿐 아니라 모두가 공감하는 토끼니


처음엔 개인 돈을 들여 토끼니를 기획하고 만들었다. 그러나 토끼니가 생각보다 큰 인기를 끌자 그가 다니고 있는 회사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회사 공식 캐릭터로 만들 생각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요즘은 토끼니 콘텐츠를 만들 때 수당 형식으로 지원을 해주기도 한다.


그는 예상을 넘는 토끼니의 인기에 살짝 당황한 상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취업준비생 모습에 공감하고 있더군요. 놀라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댓글 뿐 아니라 개인 매신저로 힘내라는 응원을 많이 보내주십니다. 정체를 숨기고 있었기에 죄송하기도하고 감사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보내주는 관심과 사랑에 작은 이벤트도 준비했다. 자기 돈을 들여 토끼니 메모지와 핸드폰 케이스를 소량 제작해 팔로워들에게 선착순으로 나눠줬다. 앞으로도 캘린더, 열쇠고리 등 굿즈를 만들어 나눠줄 계획이라고 한다.

출처: 토끼니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토끼니의 다양한 콘텐츠

“많은 분들이 저를 취업준비생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속일 생각은 없었지만 죄송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저와 토끼니는 따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토끼니는 취업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는 취준생입니다. 그 자체로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취업 준비하면서 수없이 받는 불합격 통보로 좌절할 일이 많을 겁니다. 그때 주변에서 ‘이제 눈을 낮춰보는 게 어때?’라는 조언을 받을 수도 있어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으면 좋겠습니다. 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 보면 분명히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취업준비든, 공부든 토끼니와 함께 잘 이겨내면 좋겠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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