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nside] 2021 KIA, 충분히 강하다!

조회수 2021. 4. 16.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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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그랬다. ‘벌써’로 시작해 ‘벌써’로 끝났다.

애타게 새봄을 기다리다가 ‘벌써!’라며 그라운드를 내려다보곤 했다. 때로는 강렬하게 때로는 지루하게 144개의 기록지를 채워가다 “벌써!”라는 아쉬움으로 그라운드와의 작별을 고하곤 했다.

2021시즌도 ‘벌써’ 찾아왔다.

시즌 개막과 함께 사람들의 질문도 시작됐다. “올해 KIA 몇 위할 것 같아요?”

확률 10%의 답. 목표는 높을수록 좋다. 야구공은 둥글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답을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다.

냉정하게 보면 하위권 후보는 맞다.

KIA의 이닝을 책임지던 양현종이 ‘빅리그의 꿈’을 안고 떠났고, 마무리 전상현도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하는데 ‘차포(車包)’가 동시에 빠졌다.

 화력 강화를 위해 ‘1루수 터커’라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이 전략이 성공했을 때의 파괴력은 순위 상승의 힘이 될 것이다. 실패한다면 공·수에서 모두 전력 하락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야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꼴찌가 1위를 상대로 스윕승을 만들어낼 수 있는 스포츠, 단순한 숫자·기록으로 표현할 수 없는 극적인 순간이 있는 스포츠가 아닌가.

무엇보다 공 하나하나에 그라운드 위 모든 이들이 동시에 톱니바퀴처럼 움직인다는 점이 야구의 매력이다. 잘 맞물려 돌아간다면 톱니바퀴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시즌을 준비하면서 KIA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이는 ‘막내’ 이의리였다. 왼손 투수에 대한 갈증, V11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밖에 배출하지 못한 신인왕에 대한 갈증. 목마른 KIA팬들에게 이의리는 단비였다.

물론 프로의 벽은 높을 것이고, 마음처럼 시즌이 흘러가지는 않겠지만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과 스타성을 동시에 보여줬다. 덕분에 팬들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낯선 설렘을 안고 새 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 패기의 장민기 스피드의 이승재도 위기의 마운드에서 기회를 만들었다.

‘막내’들의 도전에 선배들은 한 발 더 뛸 수밖에 없다. 김현수의 1차 승리로 끝난 ‘선발진’도 경쟁의 힘을 더하면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어느새 선배가 된 정해영은 혼돈의 불펜에서 2021시즌 첫승 주인공이 되며, “야구 몰라요”를 보여주기도 했다.

멀리 결승선을 보면서 그린 2021시즌 청사진도 시즌이 진행될수록 확실하게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선수들 애가 탈 정도로 천천히, 철저히 시즌을 구상하고 준비했던 윌리엄스 감독. 선수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예년보다 부족한 기술훈련과 실전에 감은 떨어졌지만, 몸은 달랐다. 마음 한쪽은 불안한데 몸은 괜찮다고 이야기를 했다.

시즌 마지막까지 같은 페이스로 달려 ‘가을잔치’ 결승선을 통과하겠다는 전략은 일단 성공적이다.

매년 캠프에서 전력누수가 발생했지만, 이번에는 큰 부상 없이 시즌이 시작됐다. 그 결과 김선빈과 류지혁이 내야에 버티고 있다.

‘건강한 김선빈’은 이 자리에 넣어도, 저 자리에 넣어도 어색하지 않은 공격카드. 류지혁은 3루 고민을 날려줄 수 있는 딱 맞는 자원이다.

그리고 지난 시즌 신예 선수들은 자의 반 타의 반 ‘경험’이라는 중요한 자산도 쌓았다.

또 하나 올 시즌에는 시작부터 ‘10번 타자’가 함께 뛰고 있다.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았던 2020시즌. 텅 빈 관중석을 보면서 선수들은 팬들의 힘을 느꼈다.

위기가 만든 기회, 기회가 부른 경쟁과 간절함. 그 경쟁과 간절함은 KIA를 더 강하게 만들 것이다.

‘Success happens when preparation meets opportunity.’ 캠프가 진행된 챔피언스필드 외야에 걸려있던 현수막 문구다. 윌리엄스 감독이 선수들에게 던진 화두이기도 하다.

‘기회의 시즌’ KIA는 충분히 강하다.


<글. 광주일보 김여울 기자/사진.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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