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매개 치료 현장을 가다, 이웅종동물매개치료센터
Part.3
동물 매개 치료 현장을 가다,
이웅종동물매개치료센터
취재에 함께한 강아지는 총 3마리로 보더콜리 캐리, 퍼그 결이, 포메라니안 보배가 그 주인공. 결이와 보배는 현재 동물매개 치료 도우미견으로 취업을 위한 교육을 받는 중이며, 캐리는 이웅종동물매개치료센터의 마스코트라고 한다.
동물 매개 치료 도우미견으로 활동하기 위해 적합한 강아지가 따로 있나요?
그렇진 않습니다. 다만 활동견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예절 교육이 가능해야 합니다. 또한 사람과 교감할 수 있어야 하죠. 무엇보다 사회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강아지들과도 잘 지내야 하지요.
실제로 동물 매개 치료 활동에서 도우미견이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해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결이와 함께 해볼게요. 이렇게 결이를 안고 있는 것도 치료 과정의 하나예요.
그냥 안고 있는 것만으로요?
네, 이렇게 안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안정되거든요. 예쁘잖아요. 귀엽고, 또 따뜻하죠. 또는 어린아이 같은 경우는 도우미견을 통해 배우기도 하죠. 결이 눈, 결이 코, 결이 귀 등을 알려주면서 본인의 눈, 코, 입을 가리키게 해요. 강아지와 함께 하면 집중력도 올라가고 교육 효과도 더 뛰어나죠.
안고 있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다니, 대단하네요. 그렇다면 혹시 실제로 기억에 남는 동물 매개 치료 사례가 있을까요?
작년 5월에 장애인을 대상으로 위기 청소년이 자원봉사하는 동물 매개 치료 활동을 한 적이 있어요. 위기 청소년이란 소년원에서 퇴소한 후에 소년보호위원회의 보호관찰을 받는 청소년을 말하는데요, 당시 위기 청소년 담당 선생님들의 걱정이 꽤 컸죠. 타인을 배려하거나 봉사하는 활동에 익숙하지 않은 친구들이고, 혹여나 버릇없는 행동 등을 할까 봐요.
음, 걱정하는 선생님들의 마음도 이해가 가네요.
하지만 저는 긍정적 환경에서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을 때 얼마나 대단한 효과가 나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거든요. 결과는 예상한 대로였어요. 처음에 어색해하던 장애인분들과 청소년들은 강아지 짝꿍을 만나면서 금세 마음의 문을 한 겹 열었죠. 50대의 발달 장애인 아저씨가 위기 청소년의 손을 꼭 잡고 “선생님” 하고 부르며 도움을 청하자, 아이들은 어느새 좋은 선생님으로 변해 있었어요. 위기 청소년들은 강아지와 장애인 모두의 책임자가 되는 환경에서 책임감과 리더십, 그리고 타인과 동물을 배려하는 마음을 알게 되는 거죠. 정말 뿌듯했어요.
정말 뿌듯할 것 같아요. 그런데 한편에서는 도우미견으로 활동하는 강아지들을 ‘학대받는다’라고 보는 시선도 종종 있어요. 어떻게 생각하나요?
저도 그런 이야길 종종 듣곤 하죠. 불특정한 다수의 사람을 만나야 하고, 그들의 감정을 받아주는 게 개로서는 고통스럽지 않겠냐는 말이죠. 하지만 제가 수십 년간 직접 경험해본 결과로 말씀드리자면 도우미견은 일반 사역견처럼 훈련을 통해 정확하게 양성된다기보다 적당한 기질 테스트와 약간의 훈련을 통해 개본연이 가지고 있는 성격의 특성을 찾아내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걸 동물 매개 치료에 활용하는 거고요. 말이 좀 어렵나요?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사람과 놀고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활동량이 많은 개들은 보통 선천적으로 사람을 잘 따라요. 그런 친구들은 내담자와 함께 뛰고 달리면서 동물 매개 치료의 도우미견 역할을 하는 거죠. 그런 개들은 주로 바깥에서 훈련하고요. 반대로 활동량이 적고 조용한 친구들은 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 곁에 있으면서 본인의 역할을 하죠. 외부 훈련 역시 최소한으로 하고, 내부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것 위주로 훈련해요.
도우미견 입장에서는 단순히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군요.
동물 매개 치료에서 활동에 참여하는 동물들 자체가 치료 도구가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전문가가 접근하는 방식을 유연하게 유도하는, 말 그대로 매개체죠. 아마 동물 매개 치료 과정 중인 활동견의 밝은 모습을 직접 본다면 그런 편견도 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동물은 사람과 달라서 귀찮고 싫은 일을 할 때 절대로 거짓으로 행복한 모습을 보이지 않거든요. 게다가 실제로 사람과 교감을 한 동물에게서 옥시토신이 더 많이 분비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