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비싼 고양이 그림은?

조회수 2018. 12. 18. 13: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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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 당신을 야옹 갤러리로 초대합니다.”

한없이 포근하고, 만지고 싶을 만큼 보드라운 순간을 담아낸  아름다운 그림을 모두 모았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고양이 그림은?

2015년,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장에서 고양이 그림 한 점이 어마어마한 가격에 거래되었다. ‘내 아내의 연인들’이란 제목을  단 작품의 낙찰가는 무려 82만6000달러(한화 약 9억4000만 원). 낙찰자는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한 개인 수집가로 알려졌다. 그림을 그린 주인공은 오스트리아 태생의 카를 칼러로, 잘 알려진 작가는 아니었는데 놀라운 낙찰가로 인해 하루아침에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고양이 그림을 그린 화가’라는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샌프란시스코의 백만장자 버즈올 존슨 씨는 1891년 자신이 키우는 350마리의 고양이 초상화를 칼러에게 의뢰했다. 가로 1.8m, 세로 2.6m에 캔버스 무게만 103kg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대가로 화가가 받은 돈은 약 5000달러. 그때까지만 해도 경마 그림을 주로 그렸고, 고양이를 그려본 적이 없는 칼러는 3 년 동안 고양이의 습성을 면밀히 관찰하며 많은 습작을 남겼다. 그 결과 42마리의 고양이 모두가 제각기 다른 포즈를 취하고 있는 매혹적인 그림이 완성되었으니 높은 낙찰가의 비결은 바로 거기에 있는 듯.

고양이를 안고 있어서 행복해!

“그림이란 즐겁고 유쾌하며 예쁜 것이어야 한다. 세상에는 이미 불유쾌한 것이 너무  많은데 또 다른 불유쾌한 것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는가!” 인상주의의 거장 르누아르. 확고한 예술 철학답게 그는 평생 일상의 행복을 만끽하는 여성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고, 그녀들이 사랑하는 고양이 또한 화가의 모델이 되어왔다. 그의 작품 중 많은 사랑을 받는 ‘줄리 마네’ 또한 고양이를 안고 있는 소녀의 나른한 한때를 그렸다. 줄리 마네는 또 다른 인상주의의 거장 에두아르 마네의 동생인 외젠의 딸로, 어릴 때부터 화가들 사이에서 자란 덕분에 수많은 그림 속 뮤즈로 등장하곤 한다. 줄리의 큰아버지인 마네와 유난히 각별했던 르누아르는 줄리를 총 세 차례 그렸는데, 이 그림은 그녀가 아홉 살에 완성한 것.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은 채 시선을 아래쪽으로 향한 아이의 표정은 나이답지 않게 성숙해 보이는 반면, 인간이야 그림을 그리든 말든 빠져나가겠다는 의지로 몸부림치는 고양이의 모습이 유쾌하다. 정적인 구도의 그림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주인공은 바로 어린 냥이인 셈.

요염한 검은 고양이의 매력

유연한 몸놀림으로 하늘을 날 듯 점프하는 고양이들. 이들은 태생부터  발레에 탁월한 재능을 지닌 듯하다. 그래서일까, 풍성한 튀튀 스커트 위에 앉은 고양이가 마치 발레리나의 분신인 양 잘 어우러진다. 흔히 발레 무용수를 그린 화가라면 에드가르 드가를 떠올리지만, 피에르 카리에벨뢰즈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화가이자 조각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발레리나의 자태에 매료되었고, 이후 파스텔화를 통해 가볍고 풋풋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고양이는 모두 검은 고양이라는 것! 그림의 주인공은 분명 발레리나인데도 요염한 그 녀석의 존재감에 자꾸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오직 여성만이 그릴 수 있는 그림

황금 태비 컬러 새끼 고양이를 안고 있는 금발 머리의 아이.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풍경 은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미국 출신 여류 화가 메리 캐새트의 작품이다. 어머니와 아이가 함께 있는 따뜻한 가정을 묘사해 모성애의 대명사가 된 메리의 그림들. 하지만 정작 그녀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 1844년 펜실 베이니아주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녀는 화가를 꿈꿨지만, 여성에게는 남성 누드화가 허용되지 않는 등 차별에 좌절해 파리로 떠났다. 하지만 유럽 또한 중산층 여성은 동반자 없이 공공장소에 드나들기 어려웠고, 여성 화가에게 허락된 공간은 가정집이나 오페라 공연장이 전부였다. 결국 메리는 가정을 그림의 주제로 선택해 오직 여성만이 그릴 수 있는 섬세한 감성으로 사랑스러운 명화를 탄생시켰다.

말썽꾸러기지만 사랑스러워!

“당장 내려와! 요 녀석들!” 주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어느새 고양이 가족이 피아노를 점령하고 레슨을 시작한다. 곧 집사의 호령이 들려올 것  같지만 건반 위를 걷는 학생 냥이와 선생님인 듯한 엄마 냥이의 표정은 사뭇 진지하다. ‘피아노 레슨’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그림은 네덜란드의 여류 화가 헨리터 로너르 크닙의 작품. 동물화의 대가로 알려져 벨기에 국왕 반려동물 초상화를 의뢰받기도 한 그녀는 유독 고양이를 즐겨 그린 소문난 냥덕이었다고. 보석함을 헤집어놓고, 소파를 기어오르고, 서랍에 기어이 몸을 구겨 넣는 등 마치 살아 있는 듯 생생한 냥이의 모습…. 그림만 봐도 그녀가 고양이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침 식사를 차지하는 건 누구?

어린이와 동물은 영원히 실패할 수 없는 주제다. 거기에 유쾌한 유머까지 곁들인다면 금상첨화. 영국 출신의 화가 찰스 버턴 바 버는 인간과 동물 사이의 친밀함을 표현한 작품으로 당대 높은 인기와 명성을 누렸다. 그 결과 빅토리아 여왕의 후원 아래 왕실 아이들과 반려동물이 어울려 노는 모습을 여러 점의 기록화로 남기기도 했다. 그가 남긴 많은 그림 중에서도 이 작품은 유난히 사랑스럽다. 아침 식사 전, 소녀는 엄마 아빠에게 배운 대로 감사 기도를 드린다. 하지만 소녀의 옆자리를 차지한 동물들의 관심은 오로지 고소한 냄새가 풍기는 접시뿐.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냥!” 기도가 끝나는 순간만 기다리는 고양이와 강아지, 그리고 음식을 뺏길세라 눈을  동그랗게 뜬 소녀의 눈치 게임. ‘긴장감’이라는 제목은 일촉즉발의 그 순간을 잘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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