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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언택트(Untact), 공연 영상에서 새로운 무대를 열다

조회수 2020. 8. 7. 14: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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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객원에디터 김자현/구성 멜론티켓 문화사람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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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사람을 대면하지 않고 제공되는 서비스를 말하는 언택트(untact)는 주로 IT업계에서 사용하던 말이었다. AI가 사람을 대체하며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마주하는 일이 없어지는 사회, AR/VR 등이 발전하며 현실에서 제공되던 서비스나 콘텐츠를 편한 방 안에서 누릴 수 있게 될 미래의 모습을 우리는 언택트라고 불렀다. 하지만 언택트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COVID-19가 전 세계를 팬데믹으로 몰아넣으면서 우리는 물리적으로 마주할 수 없게 됐다.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된 현실에서 사람들은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았고, 넷플릭스와 모바일 게임이 안방을 장악해나가기 시작했다.

출처: Broadway On Demand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고민에 빠진 곳은 현실 무대를 바탕으로 생동감 있는 공연을 콘텐츠로 제공하던 공연예술계였다. 좌석 간 거리를 띄우고, 공연장의 방역을 강화하며 팬데믹에 대응하던 그들은 '언택트 공연'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내며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이번 칼럼에서는 국내외 공연예술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언택트 공연의 모습을 통해 공연의 새로운 미래에 대해 알아보자.

국내 언택트 공연을 선도한 국공립 예술단체


국내 공연시장의 언택트를 주도한 것은 국공립 예술단체였다. 그들은 대중들에게 예술을 알린다는 공공의 미션에 걸맞게 내부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다양한 공연 영상들을 상영하기 시작했다.

국립극장 국립창극단은 지난 3월 '가장 가까운 국립극장!'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국립극장 우수 레퍼토리 온라인 상영을 통해 창극 〈패왕별희〉의 2019년 11월 9일 공연 실황을 상영했고, 예술의전당은 내부적으로 진행하던 공연 영상화 사업인 'SAC on Screen'의 고화질 영상들을 '제한적 상영회'라는 이름으로 유튜브를 통해 스트리밍했다. 특히 3월 31일 화요일 본래 공연이 시작하는 시간인 저녁 8시에 맞춰 상영한 뮤지컬 〈웃는 남자〉의 60분 하이라이트 영상에는 실시간 채팅에 2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참여하여 언택트 공연의 성공적인 상영을 알렸다.


출처: 국립극장에서 진행한 온라인 상영(좌)과 예술의전당의 제한적 상영회(우)

브로드웨이의 언택트 공연

그렇다면 해외는 어떤 언택트 공연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을까?

공연의 성지 브로드웨이에서는 최근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적극적인 언택트 공연 시장이 열리고 있다. 미국의 공연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Broadway On Demand)'가 그 선두에 있다. 전 세계 공연계를 이끌어가는 브로드웨이인만큼 셀 수 없이 많은 공연들이 그동안 무대에 올랐고, 이전에도 '브로드웨이 월드와이드', '브로드웨이 HD'와 같은 공연 영상 서비스들이 존재했다.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는 지난 5월부터 프로젝트를 시작하여 9월 정식 론칭을 목표로 다양한 공연제작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최신 콘텐츠를 반영하며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뮤지컬 제작사인 EMK뮤지컬컴퍼니와의 제휴를 통해 지난 6월 말부터 한국 창작 뮤지컬 〈엑스칼리버〉의 실황을 서비스하고 있는데, 이는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가 서비스하는 첫 번째 글로벌 콘텐츠이기도 하다.

현재는 미국, 영국, 유럽 지역에 한해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곧 남미, 중동을 이어 아시아에도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한국의 초기 언택트 공연 시장이 국공립 예술단체에서 주도하는 '상영' 중심의 시장이었다면, 공연이 본고장에서는 실제 공연 영상을 유료로 서비스하며 또 다른 시장을 만들어낸 것이다.


한국 언택트 공연의 약진

국내 공연계 또한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뮤지컬 제작사에서도 공연 실황과 프레스콜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한시적으로 서비스하며 마케팅 효과를 톡톡이 거두고 있다. 지난 7월 13일에는 쇼노트가 카카오의 ‘멜론티켓 공연실황’ 채널을 통해 뮤지컬 〈제이미〉의 프레스콜을 녹화 중계했다.


7월 13일 7시 반, 뮤지컬 제이미 프레스콜 kakao 녹화중계 예고

에디터 역시 지난번 뮤지컬 〈제이미〉의 프리뷰 칼럼을 작업하며 공연에 대한 부푼 마음을 안고 있었던 터라 녹화중계를 볼 생각에 들떠 있었는데, 갑자기 일정이 생겨 중계 시간인 7시 30분까지 집에 가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렸다. 공연을 보지 못하나 생각하며 아쉬워하던 찰나, '어차피 온라인 영상 중계잖아?'라는 생각이 들어 휴대폰을 가로로 켜 놓고 조용히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웨스트엔드 실황 영상으로만 봤던 무대가 한국 라이센스버전으로 내 손 안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그야말로 나만의 언택트 공연이었다. 공연 영상을 보니 흥미가 반감되기보다 오히려 실제 무대가 보고 싶어서 마음이 두근거렸다. 타이틀롤 <제이미>를 맡은 다양한 배우들이 펼치는 프레스콜 영상을 보며 다음 티켓팅 일정을 조용히 캘린더에 넣었다.

언택트, 새로운 흐름을 만들다

어쩌면 언택트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일지도 모른다. 실제 무대와 온라인이 함께 호흡하며 공연 시장의 파이를 키우며 기존의 틀을 깨고 또 다른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기회 말이다.

[멜론티켓] 컴백스테이지_COME BACK STAGE

최근 뮤지컬 제작사와 예매처 등 12개 단체들은 COVID-19 극복을 위해 '컴백 스테이지' 캠페인을 진행하며 서로 연대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오프라인에서의 노력과 온라인의 새로운 흐름이 만나 공연의 다음 세대를 열 수 있기를 팬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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