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수산시장 가보니.. 외국인까지 가세 '북적북적'
수산시장 풍경이 사뭇 달라졌습니다.
'바가지요금'의 대명사로 불리던 노량진수산시장이
최근 '핫플레이스'로 거듭나고 있는 겁니다.
지난 12~13일 이틀간 찾은
현대화 노량진수산시장은
해산물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노량진수산시장은 지난 1991년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에 따라
서울시가 개설한 '농수산물 중앙도매시장'입니다.
지금의 현대화 노량진수산시장은
수협이 2007년 현대화사업에 착수해
2015년 10월 완공됐습니다.
노량진수산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구매한 해산물을 횟집처럼
바로 맛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2층에 별도로 마련된 식당에서 상차림비용만 지불하면
방금 잡은 싱싱한 생선을
일반 횟집에서 먹는 것처럼 편하게 즐길 수 있죠.
실제 기자가 노량진수산시장을 이용해본 결과
1층과 2층에 마련된 수산물 상점에는
다양한 횟감을 정찰제 또는 적절한 가격대에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일반 음식점처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점은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큰 장점으로 느껴졌습니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는 횟감을 주문하면
앞에서 회뜨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이는 주문한 회가 바꿔치기 당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사라지게 만듭니다.
이후 2층에 있는 상차림 전문식당에 자리잡고 있으면
직원이 직접 가져다 줍니다.
상차림 식당에서는 매운탕을 비롯해
각종 음식을 따로 주문할 수도 있습니다.
나아가 최근의 노량진수산시장은
소비자가 불만이 많았던 '바가지 가격'을 없애기 위해
점차 '정찰제'로 바꾸는 추세입니다.
과거 일부 상인들은 매일 달라지는 수산물가격을 핑계로
소비자를 속이는 경우가 허다했지만
지금은 이 같은 행태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수산시장은 번잡하고 생선 비린내가 진동하는 곳인 줄 알았는데 (현대화 노량진수산시장은) 냄새가 심하지도 않고 깔끔해서 놀랐어요.
앞으로도 노량진수산시장을 자주 방문하려고요.
-친구들과 함께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은 신모씨(23·여)
과거 노량진수산시장은 단골집이 없으면 눈뜨고 코 베이는 곳으로 유명했는데요.
지금은 소비자들도 수산물 관련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상인들이 소비자를 속이기는 힘들어요.
-노량진수산시장에서 20년째 해산물을 구매해왔다는 이모씨(53·남)
노량진수산시장의 일부 상인들은
수산물시장 정보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을 통해
해산물 판매를 정찰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인어교주해적단 플랫폼이
상인과 소비자에게 서로 '득'이 된다고 말합니다.
(인어교주해적단이)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나쁜 영업 행태가 사라지는 데 도움을 준다.
수산시장 내 정찰제 문화를 비롯해 상인과 소비자 간 소통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인어교주해적단과 제휴를 맺은 한 상인
인어교주해적단이 앞장서서 수산시장을 알리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상인들은 20~30대의 젊은 소비자를 끌어모아서 좋고 소비자도 바가지 없이 정찰제로 횟감을 구매할 수 있어 윈윈이다.
-또 다른 상인
수산물 정보서비스 '인어교주해적단'을 운영하는 더파이러츠는
2013년 노량진수산시장의 어패류 시세정보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로 제공하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인어교주해적단 서비스를 이용하면
전국에 있는 수산시장의 시세를 비롯해
해당 상점의 서비스 후기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국에 있는 156개의 수산시장 내에서 599개 업체와 제휴를 맺었습니다.
노량진수산시장의 경우 31개 상점과 제휴를 맺고 정찰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박송이 인어교주해적단의 마케팅 팀장
노량진수산시장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인들은 어색한 영어와 중국어, 나아가 번역앱을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해산물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인 사이에서 서울에 놀러가면 꼭 들러야 하는 곳으로 노량진수산시장이 꼽힌다.
중국 내 수산시장과 다르게 깔끔하고 주문하면 즉석에서 회를 먹을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든다.
-가족과 함께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쉬웨량씨(42·남)
이처럼 노량진수산시장이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할 과제가 있습니다.
바로 구시장과의 관계인데요.
최근 구 노량진수산시장 단전·단수 조치 후
첫 강제집행이 취소되면서
상인들과 수협 간 갈등의 골은
걷잡을 수 없이 깊어졌습니다.
수협은 지난 13일 구 노량진수산시장에 대한
강제집행을 예고했으나 법원에 의해 취소됐습니다.
수협은 2007년부터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했으며
구시장에 대해 지난달 5일 단전·단수에 들어가기까지
4차례 명도집행을 시도했지만
상인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습니다.
한편 지난 14일 기준 구시장 잔류 상인 136명 중 9명은
시장 자체에서 자진 퇴거해
현재 상인 127명이 잔류 중입니다.
구시장 상인들은 신시장 건물 통로가 좁고 임대료가 비싸
실질적으로 이득이 되지 않는다며
이전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