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들 자매와 숙녀네집 들들 자매와의 첫 만남​

조회수 2019. 4. 23. 2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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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매 고 양 이 산 들 이 와 해 들 이



들들 자매와 숙녀네집 들들 자매와의 첫 만남​

새로운 만남… 묘연


문득 스쳐 지나가듯 보게 된 SNS 글. 이미 한번은 올라왔다가 다시 쓰인 입양홍보 사연인 듯 했다. 난 왜 그 글을 자세히 읽게 되었을까? 너무 사랑했던 첫 고양이를 병으로 보내고 나서 다시는 고양이를 반려하지 않겠다고 수백 번도 더 다짐했었다.


그런 내가 왜 절대 보지 않고 외면하던 입양 글을 끝까지 읽게 되었을까? 그 글엔 다음과 같은 사연이 담겨 있었다.


생후 10일도 안 된 4마리의 아기 고양이가 박스에 담겨 쓰레 기장에 버려졌고, 그 울음소리에 이끌려 할머니가 구조해주셨 다고 한다. 4마리의 아기 고양이는 도움의 손길을 받아 인공수 유를 거쳐 수많은 기도와 노력 속에 살아남았다고 한다. 그중에 두 아이는 이미 입양을 갔고 남겨진 두 아이가 남아있다는 글이었다. 다른 아이보다 약하고 작아서 붙여진 닉네임 엄지공 주의 너무 여린 삼색 아기 고양이. 순간 보들이가 스쳐지나갔 다. ‘아니야 이 아이는 보들이가 아니야.’​


그로부터 며칠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연락을 드렸다.


“올리신 글에 있는 작은 삼색이를 제가 입양할 수 있을까요?


저에 대해 궁금하시면 활동하시는 네이버 까페에서 보들이 아빠로 검색해봐 주세요.”


다음날 아침 보들이의 이야기 밤새 읽으셨다며, 흔쾌히 내게 보내 주시겠다고 허락하셨다. 한달음에 작은 삼색 고양이를 만났다. 산뜻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한 그 날. 보들이가 보내 준것만 같은 약하고 작은 아이. 어깨 위에 그리고 가슴 위에 살짝 불어오는 산들바람 같았다.


“그래서 이제부터 너의 이름은 보들이 동생 산들이야.”


이 녀석 처음 본 아빠 품에 안겨 새근새근 곤히 잠들고 숙녀 언니랑도 첫인사한 지 몇 시간 만에 성큼성큼 그 작은 발을 내디뎌 다가간다.​


그리고 또 다시 묘연


손주 같이 더 살뜰하게 아끼셨던 그 마음 충분히 알기에 산들이를 데려오고 나서도 할머님께 수시로 연락을 드렸다. 화장실은잘 갔는지. 사료는 잘 먹는지. 기력은 어떤지. 우리 강아지 숙녀랑 친해진 사연, 사진, 동영상을 보내드리면, 할머님께서는 휴대폰 너머로 산들이 자매이자 마지막으로 입양을 못가고 남겨진 까만 얼룩 고양이의 소식을 전하신다. 아이가 홀로 남겨져서 우울해하는 것 같다며 빨리 입양처를 찾아야 하는데 걱정이시 라고 한다.


‘과연 내 사정에 내 상황에서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울 수 있을까?


두 마리가 된다면 이제 8살이 되어가는 우리 강아지 숙녀가 힘들어하지 않을까?’


그렇게 여러 생각들로 또다시 뒤척인 3일 밤낮.


할머니의 말씀 한마디가 저릿저릿하게 가슴에서부터 날 움직이게 했다.


“너무 사랑하는 아이지만 난 이제 이 고양이들보다 오래 살 자신이 없어요.” 나에게는 무엇인가를 결정할 때 기준이 되는 아주 못된 좌우명이 하나 있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하고 나서 후회하는 게 낫다!’ “제게 마지막 남은 수달이를 보내 주시겠습니까? 제가 자매인 둘을 같이 반려하겠습니다.”


“어서 데려가세요. 빨리 데려 가세요.”


바로 그날 한달음에 갔다. 자매가 둘이 헤어진 지 3일 서로 냄새는 아직 안 까먹었겠지? 할머님에겐 죄송하지만, 작별인사도 오래 하지 못했다.


꼭 놀러 오셔야 합니다. 아이들이 기다릴 거예요. 오시면 제가꼭 따뜻한 차 한 잔 대접해드리겠습니다.” 


그렇게 4남매 중 마지막 남은 까만 바탕에 예쁜 갈색이 섞이고 하얀 양말을 신은 듯한 예쁜 발을 가진 수달이는 내게 와서 해들이가 되었다.


“우리 이제 가족이 되었어요. 이제 우리의 이야기가 시작됩니 다. 보들이로부터 이어져 새로이 시작되는 산들이 해들이 들들이 자매냥과 세상에서 가장 착한 천사견 숙녀의 이야기를 계속 같이 들어주실 거죠?”​


 

CREDIT​​​

글·사진 보들이아빠 

에디터 윤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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