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정리된 집을 보고 연예인들이 눈물 흘리는 이유

조회수 2020. 8. 19. 17:55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정리만 해도 마음이 치유될까?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정주리와 윤은혜 등 많은 연예인이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들이 눈물을 흘린 이유는

바로 '깨끗하게 정리된 집'이었는데요.


특히 다둥이 엄마인 정주리 씨는

바쁜 육아로 몸과 마음이 지쳐

미처 집안을 정리할 여유가 없었죠.

출처: ⓒ tvN 예능 <신박한 정리>

그녀는

"치워도 치워도 매일 똑같다.

내가 애들 집에 얹혀사는 것 같다"

라며 곤혹스러운 심경을 털어놓았습니다.


하지만 전문가의 도움으로

깨끗하게 정리된 집을 보자

그녀는 감격의 눈물을 보였는데요. 

출처: ⓒ tvN 예능 <신박한 정리>

그녀가 우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 또한 함께 눈물 흘리며

뜨거운 공감과 응원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정리만 했을 뿐인데 왜

눈물까지 흘리는지 모르겠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셨을 텐데요.

출처: ⓒ tvN 예능 <신박한 정리>

하지만 알고 계시나요? 

쌓인 물건은 풀지 못한 '마음'

이라는 것을 말이죠.


때문에 집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대화를 통해 집주인에 대해

깊게 알고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번 좋은생각 9월 호에서는

"정리는 마음을 풀어내는 과정"이라 말하는,

정리 컨설턴트 '정희숙'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정리는 마음을 풀어내는 과정이다."
_정리 컨설턴트 '정희숙'님

빵 끈, 보자기, 쇼핑백, 빈 잼병, 죽 포장 용기. 정리 컨설턴트 정희숙 님 (49세)이 집 이천오백여 채를 정리하고 꼽은, 어느 집에나 있는 물건이다.


“이걸 버리지 않고 모아 두는 건 부자도 연예인도 마찬가지였어요.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나중에 쓸 일이 있을 것 같다는 거죠. 다 똑같은 방식으로 하니까 희한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쉽게 못 버려요.”


무조건 버리기만 하는 정리는 우리 정서에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정리가 버리기라는 것도 선입견이에요. 제가 더 알뜰해요. 쓰레기를 버리지 쓸 만한 건 안 치워요.”


물론 공간을 얻으려면 필요 없는 건 버려야 한다. “저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게끔 제안만 해요. 사람마다 자기 기준이 있거든요. 필요한 물건만 갖고 살 순 없어요. 안 써도 보기만 해도 좋은 게 있고, 갖고 있는 것만으로 만족스러운 게 있죠. 못 버리겠다면 두면 돼요. 그렇게 맞춰 가요.”


[정리의 첫 걸음은 '대화']


그녀는 의뢰인을 처음 만나면 대화를 몇 시간씩 나눈다. “사연을 듣고 그 사람에 대해서 알려고 해요. 그래야 이해하고 진심으로 할 수 있어요.”


주로 ‘더는 안 되겠다’ 싶을 때 그녀를 찾기에 극단적인 사례가 많다. 보다 못한 가족이나 친구가 대신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 처음 집을 보면 이해가 안 간다.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물건으로 가득하고, 십 년 동안 한 번도 청소하지 않은 집도 있었다. 그러나 얘기하다 보면 가정사를 깊이 알게 되고, 공감이 간다. 남편이 외도했는데 이혼할 용기가 없어서, 스트레스 풀 방법을 찾다 쇼핑 중독에 빠진다. 어릴 때 부유하게 살았던 사람이 형편이 어려워지자 물건에 집착한다. 저장 강박증, 우울증에 걸린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 눈물이 나요. 자기 나름대로 찾은 살길인 거예요. 우울증, 무기력증이 오면 먼지가 안 보여요.”

[정리는 뭉친 마음을 풀어내는 과정이다]


그녀는 저서 《최고의 인테리어는 정리입니다》에 이렇게 썼다.


“물건은 우리 마음과 비슷한 데가 있다. 쓰이지 못하고 집 안 여기저기에 박힌 물건들은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뭉쳐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는 것과 같다. 그렇기에 정리는 마음을 풀어내는 과정이다. 지저분한 침실이 안락한 꿈을 꿀 수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 바뀐다면? 설거지거리가 넘치던 주방이 당장 요리하고 싶어지는 공간으로 바뀐다면? 우리 마음도 달라질 것이다.”


정리를 시작하면 물건을 남김없이 빼낸다. “별게 다 나와요. 서랍장 밑에 있던 볼펜도 의뢰인 물건이니까 꺼내요. 잘 안 드는 핸드백 안에 녹은 젤리, 립스틱이 들었어요. 결혼 예물을 찾아 준 적도 있어요. 의뢰인이 경계심을 갖기도 해요.

 

창피해하고, 자존심 상해하고, 우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도 성의 있게, 꼼꼼하게 하고, 깨끗해지는 게 보이면 안심해요. 끝나고 고맙다면서 문밖까지 배웅해 줄 땐 뿌듯하죠.”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걸 몰라요. 있는지도 모르는 건 내 것이 아니에요. 필요할 때 못 찾으니까요. 살면서 한 번은 내가 사 놓은 모든 물건을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생의 재고 조사를 하는 거죠. 보면서 ‘왜 샀지?’ 하고 돌이키는 거예요.”


[정리의 중심은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다]


정리의 중심은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다. “어떤 집은 애들 위한다고 장난감을 사 놨는데 정작 애들이 들어갈 공간이 없었어요. 안타깝죠. 이 방에서 누가 뭘 하는지가 중요해요. 서재라면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어야 해요. ‘의자 뺄 때 불편하진 않을까?’ 같은 식으로 사용자 중심으로 정리하는 거죠. 먼저 방의 목적을 정해야 해요. 침실이면 침대 위주, 서재면 책상 위주. 그걸 따지지 않고 무조건 넣으면 방을 봤을 때 서재인지 옷방인지 구분이 안 가죠. 누가 봐도 침실, 서재, 옷방인 걸 알게만 해도 잘한 거예요.” 목적에 맞게 공간을 꾸미면 의욕이 생긴다.


“서재가 잘 조성되면 책을 읽고 싶기 마련이에요.” 그녀는 가족 모두에게 각자의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했다. “누군가가 공간을 독점한 집이 있어요. 온통 애들 물건이고 아빠를 위한 의자 하나 없는 곳도 봤고요.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해요. 방을 다 내주라는 게아니에요. 주방 한편, 책상 하나예요. 저도 제가 아끼는 책을 싱크대 한쪽에 놓고 제 공간으로 썼어요. 또 부부 공간, 가족 공간도 있겠죠. 거기에는 개인 물건을 두지 않고요. 그러면 가족 관계가 좋아져요.”


[정리를 통해 현재를 살 수 있다]


정리를 통해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를 살 수 있다. “재난이나 전쟁이 날까 봐 비상식량으로 생수 수백 개, 쌀 수십 포대를 쌓아 놓기도 하고, 방독면까지 준비한 곳도 있었어요. 약이 굉장히 많기도 해요. 불안한 거죠. 과하게 걱정해요. 과거가 더 많은 사람도 있어요. 자기가 전에는 옷 사이즈가 55였는데 지금은 88이래요. 그런데 옷장엔 작은 옷밖에 없어요. 다이어트할 거라고 다짐하면서요. 그 물건이 공간을 차지하면 거기 있을 게 다른 데로 밀려나거든요. 그만큼 좁아지죠. 정리는 선택이에요. 저는 현재를 기준으로 선택하길 권해요.”


정리를 마치고 나면 의뢰인들이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그녀는 잘 모아둔다.


“다 적으면서 중복된 말을 찾아봤어요. 행복, 변화, 전환점. 활력이 생기고, 집에 빨리 오고 싶고, 뭔가를 새로 시작할 의욕이 생겼다고 해요. 저도 이렇게 큰 힘이 있는 일인지 몰랐어요. 이 말들이 제게는 보물이에요.”

글 _ 이호성 기자

사진 _ 최연창 153 포토 스튜디오 실장


※ 본 포스팅은 《좋은생각》 9월 호에 실린

인터뷰를 일부 발췌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전문은 9월 호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