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오픈, 코로나19가 기회가 될 수도?

조회수 2023. 1. 11. 11:18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빌리엔젤 문정대명사옥점 백운 대표 인터뷰
코로나 여파로 요즘 어려운 매장이 많습니다. 이런 시기에 매장을 오픈하셨다고요

네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빌리엔젤이라는 케익컴퍼니 문정대명사옥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모두들 상상하지 못한 코로나 사태를 맞이하여 고분분투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저는 오랫동안 광고 관련한 일을 해왔으며 현재도 모델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현재 하고 있는 광고 관련한 일이 언젠가는 끝이 있기에 조금씩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다음단계의 일에 대해 고민하던 중 매장을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메인Job이 모델에이전시 운영이시군요?

저는 대학졸업과 동시에 운 좋게도 두산그룹 내 오리콤 이라는 광고대행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습니다.돌이켜보면 지니고 있던 나의 능력과 노력에 비해 조금은 쉽게 합격을 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을 만큼 운이  따랐던 듯 싶어요.시간이 지나고 업무가 익숙해지면서 동기들과 선,후배를 바라 볼 여유가 생겼고, 요즘 취업 스펙이라 부르는 그들의 스펙을 알게 되면서, 성실함 하나만을 무기로 내세운 저는 스스로 자격지심이 생기게 되었습니다.하지만, 회사를 그만두고 유학 길에 오르거나, 이직을 위해 사표를 던지는 동료에게 대리만족을 느끼며 나도 그렇게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용기가 없었어요. 공부를 한다 해도 다시 취업의 문에 부딪치게 될 것이며, 그 때가 되면 이 만큼의 회사에 입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용기 없는 자신을 합리화 시키며 그렇게 10여 년 직장생활을 이어갔었죠.

광고대행사 오리콤 재직 동료들과 찍은 사진

그러다 어느 해, 마흔 전에는 꼭 나의 부족함을 메워야겠다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그것을 위해 처음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그 때의 목표는 저의 자격지심을 조금이나마 메울 수 있는 대학원 진학이었는데요.목표가 확실해 지니 학교를 다닐 수 있는 직장이 필요했고 취업이 어렵다면 스스로를 고용하는(?) 독립을 생각하여, 그 동안 해왔던 광고의 울타리 안에서 익숙하게 할 수 있는 분야인 모델 에이전시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자격지심을 없애고자 시도한 일에 처음에는 어찌나 무섭고 두렵고 외주처의 생활이 서러웠는지…  그렇게 취득한 석사학위는 회사소개서 이력에 끼어 넣으며 자기만족에서 오는 자신감과 뿌듯함으로 '밀크'라는 모델에이전시를 15년 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탤런트 고현정님과 함께, 아나운서 이지애님과 함께

갑자기, 더구나 어려운 시기에 투잡을 생각하신 계기가 있으신지요?

모든 일은 끝이 있겠지요? 초등학교를 마치면 중학교로의 시작이, 중학교를 마치면 고등학교로의 시작이... 이렇듯 어린 시절에는 끝이 있음과 동시에 다음 단계로의 새로운 시작이 정해져 있지만, 연차가 쌓여가고 나이가 들수록, 현재 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끝은 보이나 그 다음으로의 시작이 정해져 있지 않음이 답답하기만 한 중년인 것을 몸소 느낍니다.그래도 나름 업계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자리를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회사 역시 조금씩 마무리를 해야 될 때가 머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투잡의 선택은 아무래도 본인이 평소 하고 싶었거나 좋아하는 일을 한다’란 말에 동의 하시는 지 궁금합니다.

막연하게 저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먼저 '잘하는 것을 해보자' 했는데 할 줄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글을 잘 쓰는 것도, 요리를 잘 한다거나, 컴퓨터를 잘 다루는 것도 뭐 하나 잘 하는 것이 없었습니다.'좋아하는 것을 하자' 하니 게임, 영화, 음악 등 좋아하거나 즐겨 하는 것도 딱히 없으니, 그렇다면 '하고 싶은 것을 해라' 이것 역시 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단지, 지금까지의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면 이제는 머리 쓰지 않고, 과격하게 부딪치지 않으며, 조금은 단순하게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한류스타부터 아이돌, 많은 연예인과 대형기획사, 광고대행사와 광고주 사이에서 참으로 격렬하게 회사를 끌어오면서 이제는 조금 편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죠. 가진 기술도 없고, 전문적인 재능도 없고, 이제는 에너지도 떨어지고 있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더구나 화이트칼라로의 생활이 길었던 터이기에 또 한번의 변화, 창업에 대한 업종을 정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투잡 준비 과정을 좀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급할 것 없으니 천천히 여유롭게 찾아보기로 하고  우선 관심 없고 소질 없는 요식업과 주류업을 배제, 활동적이지도 못하기에 스포츠, 요가 업종 배제, 독서실, 학원 등 부담감 높은 교육업종도 배제했습니다.이렇게 저렇게 관심없고 재주없는 것을 제하고 나니  흔히들 이야기하는 ‘카페나 하나 차렸으면 좋겠다’라는 것만이 남게 되더라구요. 좀 위험한 발상 맞습니다.하지만 큰 돈은 벌지 않아도 괜찮으니 집에서 쉬기보다는 소소하게 일하고 용돈벌이 정도면 되겠다 싶은 생각이 컸습니다.  아마도 이미 퇴직을 했거나 정년을 앞둔 중,장년은 비슷한 생각 많이 하셨을 것 같습니다. 돈을 벌기보다는 할 일이 있다면 좋겠다라는….결국 저는 업종은 카페로 결정했습니다. 카페는 휴게음식업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업종을 정하고 나니 다음은 신규 오픈과 인수 사이에서 한곳으로 방향을 정해야 했습니다.신규 장소를 찾아보고자 커피 프랜차이즈를 만나보기도 하고 그곳에서 이곳 저곳 소개를 받기도 하였지만 시장이 확보되지 않은 불확실한 장소에서의 신규 오픈은 자신이 서질 않았지요.그래서 찾은 곳이 창업 컨설팅 회사였어요. 나의 예산과 선호 업종, 장소 등을 상담 후 천천히 소개 받기로 했습니다. 물론 창업 컨설팅 회사 여러 곳을 활용하여 보다 많은 정보를 받고자 했구요.

“마음의 여유를 가지니 거절이 자신 있더라”

상담 후 하나둘씩 소개가 이어졌지만 급하게 결정하지 않아도 되다 보니 딱하고 와 닿는 곳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지금 드는 생각이지만  마음의 여유가 있다 보니 서두름이 없고 그렇다 보니 나름 꼼꼼하게 계산하고 살펴보며 아니다 싶은 것에 대해 자신 있게 거절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그러다 소개 받은 곳이 빌리엔젤이라는 케익컴퍼니였습니다.  이미 케익으로 유명함을 알기에 관심이 가기도 하였지만 대명소노그룹 사옥에 자리하고 있음도 나쁘지 않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카페에 관심을 갖고 주변 탐색 및 정보 수집을 시작했으나 지인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었습니다.그때는 코로나로 인하여 사회 전반적으로 경제활동이 멈춰버린 시점이었고, 그로 인하여 여행 및 사회적 거리두기의 제재가 강화된 탓에 리조트 및 휴양시절이 주 종목인 대명소노그룹 역시 인원감축이 있을 거라는 정보도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옥의 1층에 매장이 있었으니 지인들의 반대는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르죠.오전, 오후, 퇴근 언저리에 살짝 들러 들여다 봤을 때도 매장 안은 조용하고 한적하기만 하더라구요. 인수를 한다면 운영이나 제대로 될런지 걱정도 되었습니다.그러면서도 '대박을 노리는 것도 아니며 깔끔하고 소소하게, 조금은 단순하고 편했으면 좋겠다.' 라는 처음 생각했던 목적에는 부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죠.

코로나19 시기에 매장 오픈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도 당시 조금은 매장인수에 무게를 두면서도 급하지 않으리라 마음 먹었습니다. 컨설팅 업체에서는 기존 조건에서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조정 가능함을 알려왔고 그러면서 인수진행을 하면 어떨지도 제안했었습니다. 나쁘지는 않으나 코로나19라는 사회적 이슈와 지인들의 부정적 의견이 걱정이 되기도 하고, 한가로와 보였던 매장도 신경이 쓰이기도 하고, 정해놓은 예산에 이 정도 규모라면 괜찮은 듯도하고 갈팡질팡 참으로 많은 고민을 했어요.그러다, 현재 나는 급하지 않으며,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있으니, 조금은 더 내게 유리한 쪽으로 조건을 제시해보고 이 조건이 받아들여진다면 저도 고민 없이 인수하자 마음 먹었습니다.전 사업주는 이미 코로나로 인하여 처음 금액보다도 더 낮추어 내놓았던 것인데, 거기에서 더 낮게 그리고 추가적인 보완 요청까지 받게 된 상황임에도 이미 마음을 비우셨던지 계약은 성사가 되었습니다.그렇게 제가 이 매장을 운영을 하게 된 지 막 두어 달이 지났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금전적으로는 좋은 조건으로 인수할 수 있었겠지만 결국 장사가 되야 하는게 더 중요할 텐데요.

네, 맞습니다. 빌리엔젤이라는 브랜드의 신규매장 창업을 생각했다면 쉽게 결정하지 못 했을 수도 있었으며, 인수를 한다 해도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예산 안에 들어오지 못할 금액이었는지도 모릅니다.누구라도 마음이 급하지 않다면, 당장 결정을 하고 빨리 새롭게 시작을 해야겠다고 서두르지 않는다면 지금 시기는 어느 때 보다도 매장을 오픈하기에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코로나19로 수혜 아닌 수혜를 입고 인수하게 된 빌리엔젤. 딱히 잘 하는 것도, 전문성을 지닌 것도 없는 입장에서 케익과 커피라는 심플하고 깔끔한 품목에 대한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얼마 되지 않았지만, 객단가라고 하는 금액이 일반 커피전문점 보다 다소 높다고도 보여지며 이는 4천원 커피 기준 열 분의 손님이 케익 손님 한 분에 준하는 것으로, 한가해 보였던 매장이 나름 운영되고 있었음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안 해본 일을 처음 하게 되면 무척 힘들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저도 그렇게 난생 처음 상업에 종사하게 되었습니다.제가 시간을 조정하면 편하고, 쉽고, 단순하게 지내리라 생각했는데, 처음 해보는 일에 대해 배워야 할 것도, 준비해야 할 것도 많음으로 그 옛날 신입사원시절보다도 더 바쁘고 정신 없이 보내고 있어요.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아마도 지금까지의 생활 중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날들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직은 서투름이 많은 지금, 가장 긴장하는 순간은 발주를 해야 하는 요일인데요. 이 매장이 케익으로 유명한 만큼 예약자 분들의 케익이 제 때 올 수 있도록 발주가 이루어져야 하고 매장 내 판매물량의 계산을 잘 해야 하지만 덧셈, 뺄셈이 새삼 어렵습니다.그린티에 필요한 파우더를 발주함에 녹차라는 단어만 보고 신청하였는데 그 재료는 그린티가 아닌 빙수에 들어가는 파우더로 원래 하고자 했던 재료의 10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출한 적도 있었어요.손님의 결제카드를 포스에 꽂아 두고 건네지 않기가 수 차례이며 뒤늦게 발견한 어느 카드는 이미 분실신고를 하셨는지 찾아가지도 않으신 적도 있습니다.

점장님처럼 매장을 운영하고자 하시는 분들께 한 말씀 해주세요

개인적으로는 저희 매장이 사옥에 자리하기에 회의 차 내려오시는 분들과 외부인 미팅을 하고자 이용하시는 분들을 보며 한 때 미생으로 지냈던 직장생활을 떠올려 보기도 해요.해보지 않았던 일이기에 지금은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지만 그 동안의 격렬함에서 벗어나고자 함을 생각한다면 지금의 이 빌리엔젤은, 마음 편하고 손님 대하는 일에도 재미를 느끼기도 합니다.아까 말씀드렸지만 어려운 시기이지만 누구라도 마음이 급하지 않다면, 당장 결정을 하고 빨리 새롭게 시작을 해야 겠다고 서두르지 않는다면 지금 시기는 어느 때 보다도 매장을 오픈하기에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들 파이팅하고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