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가장 큰 동물들의 대화

조회수 2021. 2. 15. 16: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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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극지연구소는 남극 바다에서 기록된 수십만 시간 길이의 소리에서 대왕고래와 긴수염고래의 소리만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는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습니다. 

출처: pixabay
고래는 저주파 소리로 서로 대화한다.
지구에서 가장 큰 동물들의 대화

대왕고래(흰긴수염고래, blue whale)와 긴수염고래 (fin whale)는 지구에 현존하는 가장 큰 동물들입니다. 물 속에서 멀리까지 전파되는 저주파(약 20Hz)의 소리를 발생해 서로 대화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소리는 개체 수나 활동 반경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출처: 극지연구소
남극해 장기 수중음향관측망 (빨간색 원, 7개 관측망)과 선박을 활용한 고래 신호 관측 위치도 (검정색 테두리 동그라미).

하지만, 이전에는 전문가들이 수작업으로 관측 자료를 분석해 시간과 비용 소모가 많았고, 분석결과의 통일성도 떨어졌습니다. 남극바다에서 오랜 시간 체계적인 관측이 힘든 것도 고래 연구의 어려운 점으로 꼽혔습니다.

극지연구소와 호주 남극연구소, 미국 해양대기청, 프랑스 브리타니 대학, 남아공 프레토리아 대학 등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남극의 소리를 안정적으로 담을 수 있는 무인자율 수중음향 관측 장비를 도입해 지난 20여 년간 30만 시간의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출처: 극지연구소
대왕고래 주파수 특유의 ‘Z’ 형태 모습이 20 Hz 부근에서 잘 관찰됨. 저주파 신호는 수중에서 매우 먼 지역까지 잘 전달됨.

연구팀은 저주파 소리의 특징을 활용해 음향관측 자료에서 이들 고래의 소리를 자동으로 찾아내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2014년 대왕고래 신호의 경우 세종기지 근처에게 가장 많이, 장보고기지 근처에서 가장 적게 나타났습니다.


이번 연구로 식별된 10만 건 이상의 고래 신호 자료는 일반에 공개됐습니다. AI기술과 만나 고래의 시공간적인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됩니다. 대왕고래는 출산을 위해 열대바다로 이동했다가 새끼와 함께 5천km를 헤엄쳐 먹이가 풍부한 남극해로 돌아오는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거대 고래들은 배설물이 광합성을 하는 식물 플랑크톤의 먹이가 되거나 죽은 후 다량의 탄소를 품고 바다로 가라앉아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대왕고래와 긴수염고래는 20세기 들어 각각 수십만 마리가 포획돼 멸종위기 종으로 지정됐습니다. 관측 자료 부족으로 정확한 개체 수 파악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출처: 극지연구소
극지연구소와 미국 해양대기청 공동으로 남극해에서 운영하는 무인자율 수중음향관측 장비. 해양 계류형으로 1년 이상 장기 관측이 가능하며, 수중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음원 포착과 식별에 용이함. 생태계 연구 외에도 바다와 맞닿은 빙하의 움직임 등을 관측하는 데 활용됨

이원상 극지연구소 빙하환경연구본부장은 "남극바다에 설치한 관측망을 활용해 멸종 위기종 및 다른 해양동물들의 서식 연구와 더불어 기후변화가 남극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으로 연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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