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해충 접근하면 서로 잡아먹게 해?

조회수 2017. 8. 16. 21: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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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울퉁불퉁 멋진 몸매에 빨간 옷을 입고 새콤달콤 향내 풍기는 멋쟁이 토마토! (토마토!) 


소리내어 따라 부르신 분 계신가요? 이렇게 우리에게 친근한 토마토.. 녀석의 놀라운 능력을 최근 위스콘신 대학교 연구진이 발견했습니다.

출처: giphy.com
건드리면 망한다??
출처: giphy.com
출처: pixabay
누구든 토마토를 건들면 망하는 거예요

토마토는 자신을 위협하는 해충을 절대 가만히 두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팀워크를 발휘해 해충끼리 서로 잡아먹도록 한다는데요. 이런 현상을 동족포식(cannibalism)이라고 합니다. 사람으로 말하자면 식인입니다.


위스콘신 대학교 존 오록(John Orrock ) 박사에 따르면 곤충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이 힘들어지면 서로를 먹는다고 하는데요. 오록 박사의 연구진이 이 과정을 밝혀내 <Induced defences in plants reduce herbivory by increasing cannibalism>이라는 제목으로 Nature Ecology & Evolution에 7월 10일 발표했습니다. 가만히 매달려 있는 토마토가 움직이는 해충을 무찌르는 내용인데요.



우선, 토마토(Solanum lycopersicum)를 재배하며 MeJA라는 물질에 노출시켰습니다. 이 물질은 해충의 위협이 있을 때 토마토들이 서로 알려주기 위해 공기 중으로 방출하는 일종의 '경고' 화학 물질입니다. 토마토는 MeJA가 느껴지면 스스로 독소를 생성해 자신의 영양가를 낮췄습니다.

출처: NPL
토마토를 괴롭히는 파밤나방의 유충! 용서하지 않겠다.
출처: giphy.com
거북이도 피한다..?

MeJA를 투여한 토마토와 투여하지 않은 일반 토마토에 각각 파밤나방(Spodoptera exigua)의 유충을 넣었습니다. 이 유충은 식물에게 피해를 주는 해충인데요. 실험 결과 해충은 경고 물질(MeJA)에 노출되지 않은 토마토를 더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 경고를 받고 대비한 토마토가 자기 방어에 성공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출처: giphy.com
토마토, 해충이 해충을 먹게 한다

이 방어 기제가 어떻게 실제 동족포식으로 이어질까요? 연구진은 살아있는 파밤나방유충에게 MeJA를 투여한 토마토의 잎과 파밤나방 유충의 시체를 함께 줬습니다. 비교를 위해 다른 나방유충에게는 MeJA를 투여하지 않은 토마토의 잎과 유충의 시체를 주었죠. 먹이와 동족의 시체를 함께 준 겁니다.


이때 사용한 유충의 시체는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신선하게 냉동했다 해동한 걸 사용했습니다. 살아있는 유충이 먹을 수 있는 잠재적 식사 기능도 하면서 동시에 실험에 쓰이는 토마토 잎을 먹으면 안 되기 때문에 이렇게 실험을 통제했습니다.

출처: Pixabay
좐이난~토마토라~ 나를 요콰지는뫄~

그러자 이틀 후, MeJA를 투여한 토마토 잎을 준 나방유충들은 MeJA를 투여하지 않은 토마토 잎을 받은 나방유충들보다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시체를 먼저 먹기 시작했습니다. 종국엔 토마토 잎보다는 시체를 더 많이 먹어 없앤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토마토들이 서로 보낸 경고의 화학물질이 결국엔 해충이 서로를 잡아먹게 만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오록 박사는 "식물이 해충을 더 빨리 서로 먹게 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식물들이 피해를 받지 않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충을 막아봐도 결국엔 


나는야 주스 될거야! 나는야 케첩될거야! 


인간의 손을 피하지 못하고 주스와 케첩이 됐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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