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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 어떤 CF에도 나오듯 우리는 잠잘 때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보냅니다. 밥을 먹을 때도, (운이 좋다면) 대중교통 안에서도, 학교나 직장에서도, TV를 보거나 영화를 볼 때도 늘 앉아있죠. 그리고 습관처럼 허리와 다리, 목, 어깨 통증을 호소합니다.
호모 에렉투스(직립원인) 이후 서서 걷고 달리는 것에 최적화된 우리의 몸이기에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있는 것이 건강에 매우 좋지 않다는 것도, 앉아있더라도 곧은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도 이제는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서 알고 있지만, 어느새 허리는 구부정하고 목은 앞으로 나와 있는 나를 발견하기 일쑤죠. 자세를 고쳐 바로 앉더라도 5분을 채 넘기지 못합니다.
잘못된 자세가 통증으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서서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스탠딩 데스크(Standing Desk)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커졌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퍼진 서서 일하기의 유행 덕에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운명을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쓰고 있는 책상을 통째로 바꿔야 하거나, 책상 위에 얹어서 사용하더라도 모니터와 모니터 받침대, 키보드, 마우스 등을 빼곡하게 올려두고 써야 하는 제품이 대부분이었고, 올리고 내리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거나, 지나치게 힘을 많이 주어야 하는 등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제품들이 많았죠. 물론, 일어서야 할 때를 꼼꼼하게 체크해 알려준다거나, 자세교정까지도 해주는 똑똑함에 마음을 뺏긴 제품도 있었지만, 그만큼 비싼 몸값은 쉽게 단념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그렇게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지 못한 채 허리 통증과 씨름하고 있던 어느 날, 운명처럼 오늘의 주인공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얼마 전 게이즈패드 프로로 좋은 인상을 남겨줬던 게이즈랩 (GAZE LAB)의 스탠딩 데스크, 게이즈데스크 워크스테이션입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혼자서만 서서 일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던 박세환 에디터를 몰래 부러워하지 않아도 되고, 지긋지긋한 허리 통증과 여러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후훗
내 책상 그대로 사용하는 스탠딩 데스크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게이즈데스크 워크스테이션은 기존에 사용하던 책상에 추가로 올려 사용하는 형태며, 데스크탑 PC를 사용하거나 외부 모니터만을 사용하는 노트북 사용자에게 적합한 스탠딩 데스크입니다. 즉, 모니터를 메인으로 사용하는 분들이 고려해 보면 좋은 제품입니다.
솔로와 듀오의 두 가지로 나뉘는 모델을 선택하는 기준도 모니터입니다. 모니터를 한 대만 사용한다면 솔로를, 모니터 두 대를 사용한다면 듀오를 선택하면 되죠.
모니터는 75mm 또는 100mm 크기의 베사(VESA) 마운트를 이용해 거치하므로, 가지고 있는 모니터 뒷면에 베사 홀이 있는지와 규격에 맞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치할 수 있는 모니터는 최대 5kg, 32인치까지인데 이를 안정적으로 거치하기 위해 제품의 무게는 무려 26kg에 달하므로 처음 조립 및 설치를 할 땐 반드시 두 명 이상이 함께할 것을 권합니다.
또, 부위별 사용되는 부품이 달라 조립이 복잡하므로 퍼즐을 맞추듯 설명서를 보며 순서대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설명서는 그림으로 자세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한국 기업의 제품 설명서에 한국어가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쉽네요.
모든 조립을 마쳤다면 마지막으로 모니터의 위치를 맞춘 후 장착해줍니다. 모니터의 높이는 앉은키에 따라 변화의 폭이 크기에 되도록 앉았을 때 기준으로 맞추는 편이 섰을 때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72cm x 48cm 크기의 작업 공간에는 키보드, 마우스, 스마트폰 충전기 등만 올려두고 사용하면 되므로 넉넉한 편인데요. 최대 20kg까지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고 하지만 그렇게 무거운 물건을 올릴 일도 많지 않네요. 자주 사용하는 필기도구나 소품은 모니터 아래 마련된 트레이에 보관해둘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스탠딩 기능은 어떨까요?
터치 버튼을 이용해 간편하게 조절할 수 있는 작업 공간은 최대 50cm까지 높일 수 있는데요. 비록 이전에 사용했던 높이를 기억한다거나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은 없으며, 적당한 위치에 이르기까지 지속해서 버튼에 손을 대고 있어야 하고,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로 천천히 움직이지만, 덕분에 작업 공간 위에 무엇을 올려놓아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입니다. 움직임이 상당히 부드럽고 조용해 어느 곳에서든지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죠.
올바른 자세는 많은 것을 달라지게 합니다.
사실 앉아서 일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굳이 뉴스나 수많은 논문을 통하지 않아도 그동안의 몸의 변화로 쉽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업무 시간 대부분을 책상 앞에서 보내는 직장인이 된 처음 3개월 동안은 점심 식사 후 제대로 소화가 되지 않아 항상 속이 더부룩하고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3개월이 지나 점심 먹고 바로 책상 앞에 앉는 것이 익숙해지자 이번에는 허리에 살이 붙고 배가 나오기 시작했으며, 조금만 앉아있어도 쉽게 다리가 부었죠. 그러나 그런 생활에도 꿋꿋하게 적응하며 버텨온 지금 제게 남은 건 믿을 수 없는 몸무게와 동고동락하는 허리 및 어깨 통증 정도네요. 하지만 이제 이런 지긋지긋한 것들과 작별할 시간입니다.
게이즈데스크 워크스테이션을 쓴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가장 큰 변화가 느껴졌던 건 점심을 먹고 난 직후 서서 일할 때였는데요. 바로 앉지 않으니 소화도 훨씬 잘 되고 몸이 가벼웠죠. 스탠딩 데스크를 사용하지 않던 때엔 오후 2~3시가 되면 온몸이 나른해지며 집중력이 흐려지곤 하던 것도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졌습니다. 오래 앉아있지 않으니 다리가 붓고 저리는 증상도 호전됐고요.
스탠딩 데스크를 사용하며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앉아서 일하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라 어떤 자세든 같은 자세로 오래 유지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계속 일어서서 일하는 것 역시 다리에 부종을 만들고, 오히려 하지정맥류나 연골연화증 등의 질병을 불러올 수 있으니 한 시간 정도 일어서서 업무를 보다가 다시 한 시간은 앉아서 일하는 등 지속해서 번갈아 가며 자세를 바꿔주는 것이 중요하죠. 그리고 한쪽 다리나 골반에만 무리가 가지 않도록 똑바로 서 있거나 앉아있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서는 것을 깜빡하고 앉아서만 일을 하거나, 2시간 가까이 서 있다가 부랴부랴 앉는 등 익숙하지 않았지만 적응의 동물답게 약 일주일 정도 지나니 몸이 알아서 반응하더군요. 자세를 바꾸지 않으면 오히려 몸이 근질근질해지는 느낌까지 들었죠. 지금은 스탠딩 데스크를 쓰지 않았을 때가 기억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알지만, 금액적인 부담 때문에 망설이게 되기도 하는 스탠딩 데스크. 하지만 하루하루 온몸으로 느껴지는 가벼움과 즐거움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본다면, 가심비만큼은 가장 훌륭한 아이템이 아닐까 싶네요. 지금도 어디선가 책상 앞에 앉아 공부에 열중하고 있을 학생들, 자신이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 수많은 직장인이 부디 서서 일하는 즐거움을 함께 누려봤으면…
장점
– 기존 책상을 바꿀 필요 없이 올려놓기만 하면 스탠딩 데스크가 완성된다.
– 모니터 거치대가 따로 있어 깔끔하다.
– 전동식이라 버튼으로 손쉽게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으며 흔들림이 없고 조용하다.
– 점심을 먹고 나서도 더부룩한 느낌이 덜하고 소화가 잘된다.
– 일의 능률이 높아진다.
단점
– 너무 무거워 조립이 어렵다.
– 책상 위에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다.
– 자세 변경 시 움직임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 노트북 사용자에겐 불편할 수 있다.
제작 - 얼리어답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