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속 총각김치, 내가 뽑아줄게요" 실장과 인턴의 비밀연애 ♥

조회수 2020. 2. 24. 13: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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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나이차도 사랑으로 극뽁~!

SNS에서 화제가 됐던 결혼식 알림 영상이 있다. 드라마 도깨비를 패러디한 이 영상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묻는다.

정말 보여?
"진짜 보여요! 이거! 삭은 총각김치요! 그거, 내가 뽑아줄게요."

이 달달한 영상 속 주인공은 2017년 3월 결혼식을 올린, 이영원(남·40)-장채원(여·32) 커플의 결혼식 알림 영상이다. 사내 비밀연애 끝에 8살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까지 성공한 이 커플의 연애스토리를 들어봤다.


Q.

SNS에서 영상 재미있게 봤어요~ 어떤 계기로 영상을 직접 만들게 됐나요?


A.

저희가 결혼을 준비하면서 스드메(스튜디오촬영-드레스-메이크업의 줄임) 중 유일하게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스튜디오 촬영이었어요. 사실 저희 커플은 IT 회사 디자이너로 처음 만났거든요. 채원 씨도 (직접 영상을 만드는 것에 대해) 좋다고 얘기해서 영상을 만들게 됐어요.



영상을 만들 당시 드라마 '도깨비'가 엄청 인기 있었을 때였어요. 저는 도깨비를 다 보지 못했지만, 일부만 보고 순간적으로 그 장면을 패러디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렇게 아이디어를 짜고 아내와 아내 동생과 함께 셋이 서로 일을 마치고 늦은 저녁에 모여 영상을 만들게 됐죠.

Q.

두 분이 사내연애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고 들었어요.


A.

맞아요. IT 회사에서 제가 디자인팀 실장으로 있었고 아내가 인턴으로 들어왔죠. 디자이너라는 직업 특성상 거의 매일 야근을 했는데, 어쩌다 제가 아내를 집까지 바래다 주면서 서로 정이 들게 됐죠.

Q.

서로 사는 곳이 가까웠나봐요?

A.

그건 아니었어요. 아내는 인천, 저는 서울 강서구에 살았으니까요. 원래 야근 후 집까지 데려다 줄 생각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서로 차에서 얘기를 하면서 가다 보니까 집까지 바래다 주게 되더라고요. 서로 얘기가 잘 통해서 시간 가는 줄 몰랐거든요.

Q.

나이 차이도 있고, 실장과 인턴이라는...여러가지로 연애를 시작할 때 고민이 많았을 거 같아요.


A.

그래서 완전히 비밀연애를 했죠. 고백도 쉽지 않았어요. 실장과 인턴의 사이라 저 혼자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면, 직권남용(;;)이 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채원 씨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면서 일주일 후에 답을 달라고 했어요.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불장난(?)일 수 있으니... 당시 채원 씨가 일주일 동안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었거든요. 해외여행을 다녀온 채원 씨가 "저도 사실은 실장님을 좋아했다"고 답을 줘서 연애를 시작하게 됐어요.

Q.

비밀연애는 끝까지 결혼식 전까지 지켜졌나요?


A.

이와 관련된 일화가 하나 있어요. 회사 사람 중에 한 명이 저희를 밖에서 보고 눈치를 챘어요. 그리고 다른 동료들에게 '둘이 수상하다'고 얘기를 했나 봐요. 그런데 아무도 안 믿었다고 해요. 결과적으로 강제 비밀연애가 된 거죠.

Q.

결혼은 언제 결심하게 됐나요?

A.

다니던 직장에서 나와 배달 일을 할 때가 있었어요.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문득 내가 누군가를 대신해 죽어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당연히 저를 위해 희생하신 어머님을 위해 죽어줄 수 있다고 생각했고, 또 이상하게 채원 씨를 대신해서 죽어줄 수 있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때 결심했죠. 이 여자에게 프러포즈를 하자고.

Q.

프러포즈도 영상으로 만들어서 했나요?

A.

디자이너라서 영상을 만들면, 감동보다 '어떤 기술을 썼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그래서 영상 대신 노래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우연을 가장해 채원 씨 귀에 이어폰을 꽂고 들려줬죠.

Q.

보통 사랑꾼이 아니네요~ 부부가 같은 직업을 가지니 어떤 점이 좋고, 나쁜 거 같아요?

A.

우선 나쁜 점은 일이 많아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거?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할 때가 적지 않죠. 좋은 점은 그렇게 집으로 일을 가져오면, 서로 도와줄 수 있다는 점이에요. 참고로 저는 아내를 처음 만났던 회사에서 나와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어요.

Q.

37년 간 가슴속에 꼽혀있던 총각김치를 빼내고 살아가니 어떠세요?

A.

너무 좋아요. 채원 씨는 늘 저에게 힘이 되주고, 제가 힘들 때면 자주 안아줘요. 나이는 저보다 어려지만 채원 씨에게 많이 기대고 있어요. 삭은 총각김치를 빼니 참~ 행복해요!

썸랩 윤정선 에디터
정리 최현경 인턴에디터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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