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냐 신념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내겐 너무 어려운 연애'

조회수 2021. 2. 3. 15: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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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작 및 스트리밍 신작 후기

페어웰 - 웃음과 눈물의 완벽한 정비례

출처: 오드 AUD

에디터 홍선: ★★★ ‘웃프다’에 이보다 잘 어울리는 영화가 있을까? [페어웰]은 할머니의 남은 시간을 위해 온 가족이 거짓말을 펼치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낸 영화다. 착한 거짓말을 지켜야 하는 가족들의 좌충우돌이 웃음을 자아내며 신파에 함몰되지 않고 의외로 경쾌하게 흐른다. 물론 매 장면마다 웃음 뒤에 슬픔이 서려있어 할머니를 바라보는 인물들의 눈빛, 대사들이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특히 할머니에게 사실대로 말해야 한다는 주인공 빌리와 어른들의 갈등은 어느 쪽이 옳다고 쉽게 말할 수 없기에 가슴 아프며, 자신의 죽음이 다가오는 것도 모른 채 되려 손녀 빌리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할머니의 모습은 애잔한 감정을 더한다. 극이 전개될수록 착한 거짓말을 지키려는 인물들의 모습이 작위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영화는 자신과 가족들의 추억을 돌아보게 하며 소중한 이 순간을 놓치지 말라고 따뜻하게 일깨운다. 어쩌면 영화가 끝나고 다들 가족들에게 안부전화를 걸지도 모르겠다.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 - 영화관에서 즐기는 소극장 코미디 연극

출처: (주)스톰픽쳐스코리아

에디터 원희: ★★☆ 영화 내내 독특한 인디 감성이 가득하다.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는 외계인의 침공을 피해 벙커로 피신한 외계인 연구회 동호회 멤버들이 자신들 사이에 외계인이 숨어있다고 의심하는 이야기를 그린 SF 코미디 영화다. 지하 벙커로 새로운 인물들이 하나둘씩 모이면서 극이 진행되며, 한정된 공간 안에서 모든 일이 벌어진다. 작은 방안을 배경으로 카메라 앵글의 이동이 거의 없이 등장인물들을 보여주기 때문에 마치 소극장에서 연극 한 편을 보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79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안에서 다양한 사건들이 급작스럽게 벌어지는데, 어설프고 우스꽝스럽게 과장된 장면들이 얼기설기 얽혀 든다. 허술하고 급조한 듯 보이지만 영화를 단 3일 만에 촬영했다고 하니, 짧은 시간 안에 이만큼의 서사적 완성도를 보여줬다는 점이 놀랍다.

내겐 너무 어려운 연애 - 사랑이냐 신념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출처: 디오시네마

에디터 영준: ★★★ 이민 2세의 연애 고민을 재치 있게 그려낸 로맨틱 코미디. [내겐 너무 어려운 연애]는 매력적이고 자유로운 이탈리아 여성 아지아와 사랑에 빠졌지만, 지켜야 할 ‘선’ 때문에 딜레마에 빠진 파임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슬람교를 따르는 파임은 원칙적으로 자신과 같은 벵골인과 결혼해야 하며, 혼전 성관계는 물론이고 가벼운 스킨십조차 허용되지 않기 때문. 애써 외면하지만 아지아를 향한 마음은 점점 커져만 가는데, 설상가상 파임의 가족은 영국으로 떠나기로 결정한다. 영화는 사랑 이야기인 동시에, 인간의 욕망과 이를 가로막는 종교·문화 사이의 갈등에 집중한다. 실제 이탈리아 이민 2세 출신인 파임 부이얀 감독은 다소 무겁게 느껴질 법 하지만 오늘날 많은 이들이 고민하고 있을 주제를 유쾌하고 재치 있게 풀어낸다. 인종과 종교, 문화, 사랑의 밸런스를 찾는 데 있어 명확한 해답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진심은 언제나 통하는 법’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펭귄 블룸 - 까치가 물어다 준 용기

출처: 넷플릭스

에디터 혜란: ★★★☆ 실화를 바탕으로, 추락 사고 후 하반신이 마비된 주인공 샘이 절망을 극복하고 새 삶을 살 용기를 얻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린 드라마다. 그는 어느 날 아들이 구조한 어린 야생 까치 ‘펭귄’을 돌보며 장애가 있어도 자신과 남을 돌보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조금씩 얻어간다. 영화는 인간 승리 스토리를 드라마틱하게 그리기보단 내면의 분노와 우울함을 다스리고, 변해야 하는 ‘나’를 제대로 보는 것에 집중한다. 또한 샘과 가족의 일상을 책임져야 하는 남편 캠이 느끼는 압박과 자신 때문에 사고가 일어났다고 자책하는 첫째 노아의 트라우마도 주목한다. 나오미 왓츠, 앤드류 링컨 등 배우들의 연기는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영화에 섬세함을 더한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아름다운 해변이 있는 호주 해안마을의 풍경도 눈을 즐겁게 한다. 하지만 최고의 신스틸러는 펭귄이다. 인형을 물어뜯고, 꿀단지에 빠지는 가상의 사고뭉치 아기새를 귀여워하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더 디그 - 역사의 뒤편에서 아름답게 빛나는 사람들

출처: 넷플릭스

에디터 현정: ★★★ 서튼 후 유물 발굴 실화에 바탕한 존 프레스턴의 소설을 영상화한 작품이다. 고고학적 발견보다는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유구한 시간의 흐름 속에 삶과 죽음, 만남이 엇갈리는 개인의 삶을 들여다본다. 전쟁이 임박한 시기,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이디스는 죽은 남편과의 바람이 담긴 사유지의 발굴 작업을 위해 아마추어 고고학자 배질을 고용하고 중요한 문화유산을 발견한다. 영화는 감격의 순간에 들뜨지 않고 계속해서 차분한 시선으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을 쫓는다. 발굴 과정에서 백인 남성 지식인들의 위선적인 행태를 꼬집고 로맨스가 전개되기도 하지만, 캐리 멀리건과 랄프 파인즈의 흡인력 있는 연기로 완성된 두 인물이 감정적인 울림을 선사하며 마음을 잡아끈다. 영국만의 아름답고 목가적인 풍경을 수수하게 담아낸 영상미도 빼어나다. 6세기경 앵글로색슨족이 남긴 유물이 발견되면서 문화적 오해를 해소했듯이 당장의 현실적인 문제에 매달리기보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작업에 몰두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숭고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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