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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드라마의 탈을 쓴 초자연 스릴러

조회수 2021. 2. 24. 18: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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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작 및 스트리밍 신작 후기

고백 - 비극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서

출처: 리틀빅픽처스

에디터 혜란: ★★★ 아이를 유괴했다고 주장하는 자가 7일간 국민들이 천 원씩 내서 1억 원을 만들라고 요구한다. 사라진 아이는 아버지의 상습 폭력에 시달리고 있고, 아이를 지키려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람은 분노한 사회복지사뿐이며, 유괴범의 요구에 아이의 안부를 걱정하는 사람은 젊은 여성 경찰뿐이다. [고백]은 사건 전후의 시간 동안 아이 보라, 사회복지사 오순, 경찰 지원의 삶을 따라간다. 가족이라는 미명 아래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현실을 보여주며, 폭력과 학대가 시행되는 걸 알면서도 '법에서 규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손 내밀 수 없는, 아니 손 내밀지 않는 어른들의 무력함과 수동적 태도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영화는 타임라인 전환이 명확하지 않지만 이해에 큰 무리는 없고, 박하선, 하윤경 등 배우들의 연기와 진중한 연출 덕분에 집중해서 보게 된다. 또한 마지막에 던지는 물음은 어느 메시지보다 묵직하게 다가온다. 오순의 대사 중 “보라 같은 아이가 미래다.”라는 말이 있다. 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어제의 피해자가 오늘의 가해자가 되는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워 위드 그랜파 - 순한맛으로 돌아온 ‘그랜파’ 로버트 드니로

출처: 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에디터 홍선: ★★☆ [오 마이 그랜파]의 로버트 드니로가 다시 한번 ‘할아버지’로 돌아와 웃음을 책임진다. [워 위드 그랜파]는 고집불통 할아버지와 장난꾸러기 손자가 자신의 방을 차지하기 위한 한 판 전쟁을 그린 이야기로, 다행히 이 전투는 누군가 다치는 비극이 아닌 오히려 많은 이들의 웃음꽃을 피게 한다. [나 홀로 집에]처럼 집안에 갖가지 부비트랩을 설치해 상대를 골탕 먹이는 쾌감 속에 개성 넘치는 가족들의 좌충우돌은 훈훈한 재미를 자아낸다. 또한 로버트 드니로뿐 아니라 크리스토퍼 월퀜, 치치 마린 등 할리우드 올드보이들이 손자에 맞서는 할아버지 군단으로 깜짝 등장해 성인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하기도 한다. 다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공방전의 레퍼토리가 식상해지며, 뻔히 예상 가능한 결말은 가족영화의 전형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해 아쉬움으로 느껴진다. 몇 가지 부족한 점이 눈에 보이지만 90년대 가족영화 특유의 유쾌함과 따뜻한 터치가 그리운 관객들에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듯하다.

카오스 워킹 - 세계관은 독특한데, 이야기는 밋밋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에디터 현정: ★★ 패트릭 네스의 동명 소설을 영상화한 작품이다. (남자들의) 모든 생각이 실시간으로 노출되는 뉴 월드에 살아가는 토드가 그곳에 불시착한 바이올라를 만나, 그를 돕기 위해 탈출을 감행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설정은 흥미롭고, 더그 라이만 감독과 톰 홀랜드, 데이지 리들리, 매즈 미켈슨 배우진은 기대감을 더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원작의 방대한 세계관을 2시간이 채 안 되는 블록버스터로 옮기면서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는 사라지고 특색 없는 모험담이 돼버렸다. 톰 홀랜드와 데이지 리들리가 영화 내내 뛰고 구르며 분투하지만, 이를 받쳐주는 서사가 굉장히 부족해서 SF 모험극의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뉴 월드란 디스토피아 세계는 단순히 두 주인공이 맹렬한 추격을 받는 모험의 공간으로만 그치고, 배경이나 캐릭터 정보 또한 서사의 진행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만 얕게 제공된다. 몇몇 장면에서는 좋은 배우들이 낭비되고 있다는 인상도 지울 수 없다. 때때로 소소하게 즐거운 순간이 있지만, 내용 및 연출면에서 아쉬움이 너무 크다. 

비하인드 허 아이즈 - 불륜 드라마의 탈을 쓴 초자연 스릴러

출처: 넷플릭스

에디터 원희: ★★★☆ 천천히 얽혀 들면서 점차 믿기지 않는 진실이 드러난다.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인 [비하인드 허 아이즈]는 싱글맘 루이즈가 상사인 정신과 의사 데이비드와 우연히 만나 가까워지고, 데이비드의 아내 아델과 친구가 되면서 점차 서로 기묘하게 얽혀 드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초반에는 세 사람의 관계가 천천히 엮이면서 흔히 볼 수 있는 불륜 치정물 같은 인상을 준다. 그러나 세 사람의 관계는 점점 기묘하게 흘러가면서 분위기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변모한다. 아델은 이따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데이비드는 아델에 대한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숨긴 것처럼 보인다. 드라마는 두 사람과 관계를 이어가는 로이즈의 시점으로 진행되면서 점점 커지는 의문으로 몰입감을 더한다. 중반부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마지막에 다다라서 뒤틀린 반전을 선사하며 충격을 안긴다. 엔딩이 주는 여운을 충분히 즐기고 싶다면 정보를 되도록 찾아보지 말고 시청하기를 추천한다.

트라이브 오브 유로파 - 유럽 연합(EU) 붕괴, ‘절망’편

에디터 영준: ★★★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트라이브 오브 유로파]는 2074년, 세계적인 대재앙으로 유럽 대륙이 여러 부족 국가로 나뉜 미래를 배경으로, 우연히 막대한 힘을 가진 ‘큐브’를 발견한 삼 남매의 이야기를 그린다. 작품 초반부는 여느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 장르가 그렇듯, 세계관 설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워낙 흔한 설정이기에 자칫 지루해질 법도 한데, 적절한 설명과 1회부터 빠른 전개 덕에 어렵지 않게 몰입이 가능하다. 6부작이라는 짧은 분량도 쉬운 몰입에 한몫한다. 뿐만 아니라 각 부족마다 확연히 다른 성향을 잘 묘사한 것과 작품의 수위가 제법 높다는 것도 상당히 매력적인 부분이다. 다만 키아노 역의 에밀리오 사크라야를 제외한 두 주연의 연기는 조금 아쉽다. 올리브 마수치나 아나 룰라루와 같은 노련한 배우들과 함께 있을 땐 덜 부각됐지만, 홀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상황에선 어색함이 보인다. 차기 시즌을 강하게 암시하며 끝났는데, 설마 제작하지 않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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