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어나니, 벌레가 되었다?

조회수 2021. 2. 25. 14: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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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수많은 소설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도입부로 독자들을 충격에 빠트린 카프카 『변신』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인 1915년 발표된 카프카의 『변신』. 이 소설은 20세기 이후 전 세계 수많은 소설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도입부로 독자들을 충격에 빠트린다.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다.

그러고는 자신이 이부자리 속에서
한 마리 흉측한 해충으로 변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카프카 「변신」의 도입부

사람이 벌레로 변하다니!

산업혁명을 지나 과학기술이 발달한 당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자 하는 ‘리얼리즘’ 경향이 정점에 도달한 직후였기에 이 초현실적인 도입부는 더욱 충격적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가장 극단적인 방식의 전개로 독자들을 더 큰 충격 속으로 몰아간다.

벌레로 변해 노동력을 상실한 주인공 ‘잠자’를 찾아와
낮은 실적을 질책하고 출근을 강요하는 지배인…

더 이상 가족을 부양하지 못하는 잠자를 적대하고
결국 죽음으로 내모는 가족들…

카프카는 이 기괴한 이야기를 통해
도대체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일까?

카프카의 작품은 보는 관점에 따라 애초에 해석이 불가능해 보일 수도 있다.



“카프카의 작품은 입구도 여러 개이고,
출구도 여러 개인 미로와 같다.”

-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홍진호 교수

그러나 이 기괴하고 특별한 소설이 해석 자체를 허락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정답에 해당하는 단 하나의 해석을 허락하지 않을 뿐, 수없이 많은 해석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카프카는 벌레로의 변신이라는 초현실적 상징을 사용함으로써 현실세계의 모순을 보다 강조하여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초자연적 사건을 활용하여 독자를 우선 현실세계 맥락에서 멀리 떼어놓았다가, 알게 모르게 다시 접근하여 현실세계의 모순을 눈앞에 덜컥 던져놓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어쩌면 그동안 너무나 익숙한 것으로, 어쩌면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을 현실 문제를 다시 한 번 충격적인 방식으로 인지하도록 만들어준다. 


카프카의 자유분방하고 기괴한 상상력이 난해하고 어렵게 느껴진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어쩌면 당연하기 때문이다. 카프카의 작품을 해석하는 것은 작품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수단이라기보다는 작품을 즐기는 수단일 것이다.


‘카프카에스크(kafkaesk)’

‘카프카에스크(kafkaesk)’ 독일어로 ‘카프카 같은’이라는 뜻을 가진 이 단어는, 굳이 의미를 설명하면 ‘기괴하고, 뜻을 파악하기 어려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기존 단어로는 설명할 길 없는 독특한 분위기 때문에 새로운 단어가 생겨날 만큼 카프카의 세계는 특별하다!


이토록 카프카는 우리에게 새로운 읽기의 방식을 요구한다. 카프카를 있는 그대로, 기이하고 이해가 불가능한 방식 그대로 읽고 즐겨보자. 새로운 독서의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이토록 특별한 카프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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