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시도한 청년에게 판사가 고심 끝에 건넨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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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살 청년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휴대전화를 팔았습니다. 그래야 인터넷에서 찾아본 극단적 선택에 필요한 도구를 살 수 있었기 때문이죠.
음, 조금은 어두운 이야기인 것 같지만 영상을 끝까지 보시면 아직 세상엔 따뜻함이 남아있다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청년은 부모의 이혼과 어려운 형편 탓에 고독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떨어져 지낸 아버지는 아들에게 무관심했고 함께 살던 어머니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성인이 되어 시작한 직장 생활도 원만하지 못했습니다.
누군가의 삶을 이렇게 몇 줄로 설명하는 것은 몹시 무례하지만, 서른을 넘기지 못한 채 생을 끝내려던 그의 선택만으로도 그 안에 들어 있는 삶의 굴곡을 감히 짐작해 볼 수 있겠죠.
청년은 SNS를 통해 극단적 선택의 동반자를 수소문했습니다.
그렇게 모인 세 사람은 8월 11일 울산의 어느 여관방에 마주앉았습니다.
그들은 바로 극단적인 선택을 실행했지만 실패.
한 명은 의식을 잃은 상태로, 청년과 다른 한 명은 그보다 덜한 상태로 구조됐습니다.
2019년 8월에 있었던 일입니다.
이후 청년은 자살 방조 미수 혐의로 기소됐고 이 일의 주범 격으로구속돼 재판을 받았습니다.
구치소에 말 상대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의 가정사와 범행 경위를 들은 어느 재소자는 “나도 범죄자지만 염치없이 부탁드린다”면서 청년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냈습니다.
구속 넉 달 만인 12월 7일 울산지법에서 청년의 선고재판이 열렸습니다.
박주영 부장판사는 말했습니다.
타인의 생명을 침해할 위험이 큰 범죄여서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
다만 다시는 이런 범행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한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
청년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습니다.
이제 재판이 끝나야 하는데 재판장은 일어서지 않았습니다.
잠시 뒤 박주영 판사는 준비해 온 다른 글을 꺼냈습니다.
피고인들에게 이제까지의 죄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전 형의 선고로 모두 끝났지만, 이후의 이야기는 여러분이 각자 써 내려가야 합니다.
그 이야기가 아름답기를 기원하며, 설령 애달프다 해도 절대로 도중에 끝내서는 안 됩니다…….
비극적인 결말을 막기 위해 강제 구금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깊이 고민했습니다.
다행히 삶의 의지를 되찾았다는 징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 결정이 잘못된 판단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가 써온 글에는 이런 대목이 있었습니다.
한 사람이 생을 마감하기로 결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자신의 사연을 들어줄 사람이 없다는 고립감일 겁니다.
이제 여러분의 이야기를 우리가 들었습니다.
더 이상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평생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었을 청년에게 박주영 판사는 재판 과정 자체가 그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었음을 말하고 싶었던 겁니다.
“이제 우리가 당신의 이야기를 들었다”라는 한마디는 죄와 벌만으로 단정할 수 없는 청년의 삶에 대한 뜨거운 격려이자 위로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책 ‘마침 그 위로가 필요했어요’에 소개된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이 책엔 작은 다정함으로 주변을 위로하고 세상의 온도를 높여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세상은 점점 더 각박해지는 것 같지만 우리 주변엔 아직 따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구독하고 알람설정 해주시면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작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오늘도 영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